올해도 ‘비용 절감’이 핵심
올해도 ‘비용 절감’이 핵심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1.27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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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단체급식업체 6개사가 전망한 2020년 단체급식
조리과정 단축엔 ‘부심’… 밀레니엄 세대엔 ‘관심’
급식소의 자율주행로봇, ‘대세’가 되어간다단체급식소의 비용 절감 흐름은 ‘첨단화’·‘자동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대형위탁급식업체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로봇 도입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CJ프레시웨이에서 개발한 자율주행로봇이 급식소 이용자들에게 음식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CJ프레시웨이에서 개발한 자율주행로봇이 급식소 이용자들에게 음식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새롭게 떠오른 2020년이 어느새 한 달여 시간이 지났다. 지난 한 달간 국내 대형 위탁급식업체들은 단체급식의 주요 트렌드를 예측하고, 주요 운영방침을 세우면서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단체급식산업은 여타 산업군보다 역동적 부분은 다소 적을지 몰라도 식품산업을 구성하는 중요한 주체다. 대형 단체급식업체들이 보는 올해 단체급식 주요 키워드와 트렌드를 분석해보고, 올해 계획에 대해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대한급식신문=정지미, 김기연 기자]

올해의 키워드, ‘비용 절감’

가장 먼저 급식업체들은 올해의 주요 단체급식 키워드로 ‘비용 절감’을 꼽았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적용 확대가 여전히 주요 이슈였다.

CJ프레시웨이(대표 문종석)가 먼저 올해의 키워드로 꼽은 것은 효율화와 자동화 그리고 고객 차별화다. 이 같은 효율화와 자동화 모두 큰 목적은 비용 절감이라고 볼 수 있다. 풀무원 푸드앤컬처(대표 이우봉, 이하 풀무원) 역시 비용 절감, 주 52시간 시행과 더불어 외식과 HMR(가정간편식)의 강세를 언급했다.

주요 식재료 업체들도 비슷했다. 오뚜기(대표 이강훈)는 인건비와 식재료비 관리를 목적으로 한 비용 절감과 함께 고교까지 확대된 무상급식이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상 청정원(대표 임정배·정홍언)은 비용 절감 중에서도 인건비 절감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편의성 제품 확대를 통한 조리과정 단축으로 인건비 절감을 추진한다.

반면 삼성웰스토리(대표 정금용)는 ‘밀레니얼’을 꼽았다. 200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이들이 단체급식의 주요 고객이 될 것으로 보고, 이들이 원하는 트렌디한 메뉴 개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현대그린푸드(대표 정지선·박홍진)는 전문성과 ‘맞춤형 고객사 니즈에 맞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전처리·반조리 식품’ 각광 여전

급격하게 높아진 고정비용 절감을 위해 각 급식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주로 선택한 방법은 조리과정 단축 등 조리 종사자 인원을 줄이려는 노력이었다.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은 유지될 뿐만 아니라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웰스토리는 음식의 전처리와 조리 공정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면서도 음식의 맛과 모양을 수제로 만든 음식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시켜 주는 간편 조리식 개념의 상품을 이미 적극 도입하고 있다. 여기에 전자동 식기세척기, 밥 정량 배식기, 야식 셀프 배식대 등과 같은 혁신 주방 인프라도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비용 절감을 위해 점포 운영 ‘효율화’를 선언했다. 사내 커뮤니티를 통해 단체급식 운영점 간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등 각 단체급식 점포 단위의 정보 공유는 물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풀무원도 높은 조리 스킬이 없어도 누구나 손쉽게 요리할 수 있으며, 식재 손질이 크게 필요 없는 반조리 식재료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그린푸드도 올해부터 가동하는 ‘스마트 푸드센터’에서 생산한 프리미엄 HMR 제품 및 식재료 등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흐름은 식품 제조업체도 마찬가지. 간편식 제조의 선두주자 중 하나인 오뚜기는 제조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비자 맞춤형 제품을 만들 계획이며, 대상 청정원도 비용 절감을 위해 단체급식 맞춤형 제품을 연구해 출시할 예정이다.

단체급식 핵심, 역시 ‘위생·안전’

단체급식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위생·안전’을 위해 업체들은 다양한 시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상 청정원이 언급한 첫 번째 목표는 ‘식품안전 통합관리’다. 이를 위해 기존 시스템에 더해 올해에도 주요 전문가들을 충원하고, 신규 설비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 확충할 간편식과 반조리·완조리 제품 등에 따라 신규 메뉴들에 적합한 위생관리방안을 실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영환경이 변화하면 틈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에 대한 대응을 강조한 것으로, 변화하는 단체급식 환경에 부합하는 다양한 위생·안전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몇 해 전 대규모 위생사고를 겪은 풀무원은 위생관리 역량 강화를 중점으로 내세웠다. 풀무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조류인플루엔자 등 국가적 재난에 해당하는 바이러스 발생 즉시 관련 식재료의 사업장 입고를 제한하고, 대체 식재료를 도입하는 대응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에 더해 위생관리 교육 콘텐츠 개발과 이에 대한 실행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웰스토리의 올해 위생관리 슬로건은 ‘기본 지키기’로 손 씻기, 온도 관리, 이물질 선별 등 위생·안전의 기본 활동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휴대용 ‘전자동 식중독균 신속검출기’를 보급해 대형 급식사업장을 중심으로 식중독 예방 활동에 활용한다. 여기에 X레이 검출기와 금속 검출기로도 걸러지지 않는 이물질 발생을 근절하기 위해 새롭게 ‘형광영상 이물선별기’도 개발해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위생 분야에 있어서 아무래도 선두는 현대그린푸드다. 1985년 정부의 인증을 받은 현대그린푸드 식품위생연구소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 이 연구소는 국제공인시험기관(1998년) 인정과 국가공인검사기관(2002년) 인정, 축산물 위생검사기관(2001년) 등 일찍부터 급식 분야의 대표 연구소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현대그린푸드는 올해에도 연구소의 전문인력 확충과 연구역량 투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도 해외 진출 힘쓴다

이미 ‘레드오션’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평가받는 단체급식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몇 년 전부터 대형 급식업체들은 해외 진출을 선언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 같은 기조는 올해에도 계속된다.

아워홈은 중국, 베트남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푸드서비스(급식)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으로, 주요 거점은 베트남이다. 베트남 북부 주요 공단지역과 호치민 지사를 중심으로 남부지역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점포 확대와 함께 매출 증대를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오는 3월 베트남 하이퐁에 오픈 예정인 HTM호텔(가칭) 운영이 정상궤도에 오르면 다양한 사업 기회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도 국내 단체급식업체 중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다. 지난 2011년 중동에서 해외 단체급식을 시작한 이후 2012년에는 중국, 2016년에는 멕시코까지 확대했다.

특히 해외 정부에서 발주하는 대형 프로젝트 공사의 위탁급식 수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2012년 베트남에 진출한 이후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베트남 호치민 인근에 식품분석실을 갖춘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올해에도 현지 기업과 글로벌 기업 등을 대상으로 사업을 지속
해서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웰스토리는 2012년 중국, 2015년 베트남에 진출한 이래 2016년 중국 식자재유통 사업에 진출하는 등 현재 총 3개의 해외 법인을 운영 중에 있다. 또한 2018년 기준 해외사업 매출이 2025억 원에 달하는 가운데 해외 사업장 110여 개소에서 하루 평균 45만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현지 1위 단체급식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역시 수주 영업 역량 강화가 주요 목표다.

키즈·아침간편식에도 ‘눈독’

새로운 시장을 찾는 노력은 해외에만 그치지는 않는다. 대기업들이 진출하기 쉽지 않은 국내 새로운 급식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업체도 있다.

오뚜기는 정부 정책의 시행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아침간편식 시장과 돌봄교실 등에 공급되는 급식용 식재료에 큰 관심을 표하고 있다. 기존부터 힘을 주었던 키즈시장과 시니어 식재료에 대해 준비하는 동시에 신규 시장에 적합한 반조리·전처리 식재료·제품 개발에도 골몰하고 있다.

대상 청정원도 마찬가지. 대상 청정원 관계자는 “청정원과 종가집 등의 식품과 식재료 수출을 통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미국, 유럽, 중국 등 전세계 40여 개국에 진출해왔다”며 “해외 시장 진출과 더불어 국내 어린이용·노인용 식재료 시장에도 역량을 더욱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용 절감, 직영보다 위탁이?

일각에서는 지속적인 고정비용 증가로 인해 기존 직영 급식소들이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는 위탁급식으로 다수 전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최저임금 인상 및 각종 정책 변화가 단체급식 시장에 위험 요소이기도 하지만, 위탁 업계에서는 기존 직영급식을 위탁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기회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다만 직영급식에서 위탁으로 전환을 검토하는 주요 목적이 비용 절감이기 때문에 위탁 운영사들이 적정 수익을 확보하면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안은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CJ프레시웨이는 직영에서 위탁으로 전환할 수 있는 타겟 시장을 선정하고, 경로별 맞춤 제안 등이 가능하도록 내부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풀무원은 “단체급식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단순히 비용 절감 측면이 아니라 무엇보다 위생·안전관리능력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직영급식의 위생 실행능력이 뒷받침된다면 관계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전문기업이 운영하는 위탁급식으로 전환하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급식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지 실제 직영으로 운영하다가 위탁으로 전환하는 사례는 굉장히 많다”며 “아무래도 대형 위탁급식업체들의 메뉴 개발, 코너 운영, 식당 공간 설계 등의 역량이 보다 나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형 위탁급식업체들이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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