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테리아] ‘영양교육’… 이젠 선택 아닌 ‘필수’
[카페테리아] ‘영양교육’… 이젠 선택 아닌 ‘필수’
  • 안영순 평촌초등학교 영양교사
  • 승인 2020.01.2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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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순 평촌초등학교 영양교사
안영순 평촌초등학교 영양교사

“세상은 지금 과학기술 창조력과 인문학적 상상력을 겸비한 창의융합 인재를 필요로 하고, 여러 교과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융합되는 교육과 학생이 중심이 되는 행복한 교육을 원하고 있습니다.” 어떤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과연 어떤 것이 ‘창의융합형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일까 고민하던 중 우리 소중한 아이들을 보면서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우리 영양교사들이 가장 잘할 수 있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영양교육’이 꼭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이처럼 영양교육을 대하는 아이들의 노력과 열정이 얼마나 크고 깊은지를 보여준 아이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대견하고, 고마운 마음을 꼭 전하고 싶다.

우리 학교는 지난해 11월 ‘음식의 소중함’과 ‘영양상 중요한 부분’을 주제로 영양교육을 실시했다. 그리고 아이들을 ‘모둠’으로 나누어 ‘건강한 밥상 차려보는 그림그리기’ 실습도 진행했다.

어떤 아이들은 밥상의 색까지 완벽하게 칠해 그 위에 몸에 좋은 것들과 안 좋은 것들로 분리해 그림을 그렸다. 어떤 모둠은 서로 다투었는지 진행이 되지 않고 있어 “그림을 그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함께 의논하고 서로 도와 협력하면서 그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해요”라고 말해주니 또다시 바로 화해하고 함께 그림을 그렸다.

이런 가운데 아이들의 그림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것이 보여 2학년 담임선생님들과 상의해 ‘시화’를 진행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진행한 아이들의 결과물은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그냥 ‘시화’가 아닌 작품으로써 뿐만 아니라 2학년에서 어떻게 이런 작품이 나올 수가 있는지 너무나 깜짝 놀랐다. 수업을 참관한 담임선생님과 함께 한 작품 한 작품을 보며 다시 한번 감동은 더해졌다.

특히 어느 남학생은 시작한 지 3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패스트푸드를 너무 많이 먹으면 10년 빨리 죽는다’는 내용으로 그림을 그렸고, 이를 본 모두는 또 한 번 감탄했다. 감탄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시화 내지는 포스터가 나와 너무나 놀라웠다.

이런 아이들의 노력과 열정을 보며 필자는 영양교사로서 “영양수업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게 아니라 반드시 꼭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신체의 건강을 위한 영양수업에서 시가 탄생하는 언어영역이 연계되고, 그림까지 더해져 영양 관련 시화가 탄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어른들에게 일깨워준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이 학생들...

수업 수준을 뒤로 하고, 아이들의 생각은 이미 수업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실제 영양교육 후 아이들의 생각이 이렇게 크게 확장하는 것을 보고 “이것이야말로 창의융합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시화 시간을 마치며 지난해 열렸던 경기도교육청의 공감교육급식정책토론회에서 들었던 한 영양교사의 발표문이 생각났다.

“예전에 영양공급이 목적이었던 구호급식과 현재의 교육급식은 큰 차이가 있다. 교육급식은 한끼 급식을 먹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교육급식 활동들을 통해서 학생들이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교육급식이다. 나아가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잘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결국 교육급식의 최종 목적이기도 하다.”

너무나도 공감이 가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 영양교육이 필요한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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