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 풍성한 식탁에서 벗어나야 예방할 수 있다
성조숙증, 풍성한 식탁에서 벗어나야 예방할 수 있다
  • 김나운 기자
  • 승인 2020.02.1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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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

[대한급식신문=김나운 기자] 가정내 식량사정이 어려웠던 ‘보릿고개’는 1970년대로 들어서기 전까지 엄연히 존재했던 시기다. 하지만 가파른 경제 발전을 이룩한 우리나라에서 보릿고개는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용어가 됐다. 오히려 먹을 것이 부족해서가 아닌 풍족해서 문제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특히 최근 혼술이나 혼밥 등의 문화가 확산되며 각 가정의 식탁이 더욱 화려하고 풍성하게 마련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먹거리들이 현대인들에게 각종 질환을 안겨주고 있다. 이는 성인에게 국한되지 않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소박한 밥상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성장클리닉과 성조숙증을 진료하는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은 “예전 어머니가 챙겨 주시던 소박한 밥상은 요즘 우리가 유행어처럼 입에 달고 사는 진정 ‘웰빙 식품’이라며 입맛을 자극하는 요즘 음식에 비해 그 맛은 조금 떨어질지 모르지만 영양만큼은 현대의 어느 음식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의 식탁에 오를 가축들은 빨리 자라고 비닐하우스에서는 철에 맞지 않는 과일과 야채들이 계속 생산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단순히 우리에게 주어진 ‘축복’으로 여겨도 되는 것일까?
 
제철이 아닌 과일이나 야채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인공적인 빛, 온도, 습도, 영양 등이 제공된다. 생육조건들을 모두 억지로 맞춰 재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농산물은 제철에 알맞은 환경에서 자란 식품들보다 각종 영양소들의 함량이 현저히 적다.
 
뿐만 아니라 제철 식품에 비해 농약이 과도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유기농 식품 코너를 제외한 일반 시중 코너에서 팔리는 채소와 과일들은 대부분 농약을 대량 살포해 재배한다. 제초제, 살충제, 살균제, 성장촉진제, 낙과 방지제 등 그 종류도 수없이 많다.
 
얼마 전 캘리포니아 대학의 헤이스 박사는 제초제 아트라진이 개구리에 기형을 일으킨다는 보고를 한 바 있으며, 동물의 빠른 성장을 위해 놓는 성장 촉진제는 육류에 남아 성조숙증을 야기시킨다는 의문도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이외에도 야채, 과일류의 잔류 성장촉진제에 의한 영향에 대한 뚜렷한 연구 결과가 아직은 나오지 않았지만 적어도 아이들이 먹는 야채나 과일은 제철에 바람과 햇빛 등의 자연적인 영양을 담뿍 먹은 것들이 좋다는 것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라면은 성장호르몬 감소를 유도할 수 있는 식품인 만큼 지양할 필요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어린이 식생활 환경 인지·실천조사'에 따르면, 일주일에 1회 이상 라면과 컵라면을 먹는다고 대답한 응답자의 비율은 68.4%였다. 또 10명중 1명(11.5%)은 일주일에 3~5회 이상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3분의 2 이상이 라면을 일주일에 1번 이상 먹는다는 의미다.
 
아이들의 식사대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라면은 조리 시간이 빨라 간편하며 아이들 또한 좋아하기 때문에 섭취빈도가 늘어나고 있는데 성장하는 아이들에게는 자제시켜야 한다. 일반적으로 염분이 많고 열량이 높아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한다는 점 외에도 건강에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라면은 고열 처리된 탄수화물 입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분자 구조를 쪼개 놓아 빨리 익을 수 있도록 변성시킨 재료로 면을 만든 것이다. 이 때문에 일반 국수처럼 오래 삶지 않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분자가 작다보니 흡수, 소화되는 속도가 빨라 혈당을 급격하게 높이게 된다는 문제점도 함께 가지고 있다.
 
혈당이 일정수준 이상으로 높아지게 되면, 혈당 조절을 위해 우리 몸에서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정상수준으로 혈당을 다시 끌어내리려는 변화가 일어난다. 하지만, 혈당 변화 정도가 극심해 혈당이 치솟는 속도를 인슐린 혼자 감당하기 힘들게 되면 주위 여러 호르몬들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해진다.

 
이때 사용되는 호르몬이 성장호르몬의 활성 물질인 IGF-1이다. 주된 역할은 아이들의 키를 자라게 하는 것이지만 인슐린이 도움을 요청하게 되면 인슐린 대신 인슐린 수용체에 결합을 하여 혈당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키 성장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호르몬이 혈당을 떨어뜨리는 일을 하고 있으니 성장에 방해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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