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이야기] 아귀찜
[한식이야기] 아귀찜
  • 한식진흥원, 한국외식정보(주)
  • 승인 2020.02.1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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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상궂고 못생긴 생선의 맛있는 변신
아귀찜
아귀찜

아귀찜은 뜨겁고 매운 음식으로 먹을 때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겨울철에 먹으면 몸이 더워진다. 아귀찜은 아귀에 갖은 양념과 채소를 넣어서 쪄낸 음식이다. 쫄깃쫄깃한 아귀살을 씹는 맛도 좋지만 매콤한 미나리와 콩나물을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귀찜이 처음 탄생한 경상남도 마산에서는 특별히 꼬들꼬들하게 말린 아귀를 사용한다.

■ 1960년대 중반에 시작된 아귀찜의 역사

아귀는 험상궂고 못생겨 붙은 이름이다. 불교에서 아귀란 ‘아귀도’, 즉 목마름과 배고픔 등 고통으로 가득찬 세상에 사는 중생을 말한다. 탐욕이 많은 자가 사후에 떨어지는 생존상태로, 불교에서 육도(六道:지옥·아귀·축생·수라·인간·천) 중 하나인 아귀도에 있는 자를 가리킨다. 외양으로 인해 이 아귀도에서 아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얘기다.

그러다보니 그물에 걸리면 버리거나 기껏해야 거름으로나 쓸 정도였다. 그러나 워낙 보릿고개에다 전쟁통에 먹을 게 귀했던 시절, 아귀는 서민들의 식탁에 오르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아귀탕’ 또는 ‘물텀벙이탕’이다. 아귀가 맛있는 찜으로 거듭난 데는 마산 오동동 진짜 초가집의 창업주가 우연히 개발한 것이 시초다. 초가집은 여름에는 장어국을, 겨울에는 아귀국을 끓여 팔았는데 어느날 팔다 남은 아귀를 빨래줄에 걸어 놓았다고 한다. 며칠 후 생선국을 먹으러 온 손님이 ‘해장술 한 잔하고 싶으니 안주 좀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 마침 찬 거리로 사다놓은 콩나물에 꾸득꾸득하게 말린 아귀를 넣고 고춧가루와 파, 마늘로 버무려 된장으로 간을 해 쪄냈는데 그것이 바로 50여 년이 지난 지금, 전국적으로 유명한 별미 음식이 되었다.

마산에서는 생아귀를 사용하는 다른 지역과 달리 말린 아귀를 사용한다. 투박하게까지 느껴지는 경상남도 사람들의 성격대로 식당은 대부분 꾸밈이 없고 소박해 허름한 곳에서 쫓기듯이 먹지만 그래도 기다리지 않아 좋다.

■ 지방이 적고 콜라겐이 듬뿍 든 미용식품, 아귀

못생겨도 맛은 좋은게 호박만은 아니다. 자꾸 먹다 보니 아귀의 영양성분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피부를 탱탱하게 해준다는 콜라겐이 많이 들어 있다고 알려진 이후로는 여자들이 더 즐겨 찾는 음식이 되었다. 잡히면 재수없다고 버려졌던 천덕꾸러기 아귀는 이제 마산의 명물로 통하는 귀하신 몸이 되었고, 오동동에는 아예 아귀거리까지 생겨났다.

■ 푸아그라보다 맛있는 아귀 간

마산 아귀찜 골목에서는 아귀 수육을 맛볼 수 있다. 쫀득쫀득한 아귀 살을 담백하게 삶아낸 것인데, 사람들은 살보다는 고소한 아귀 간이 더 맛있다며 입을 모은다. 실제로 아귀 간은 푸아그라와 비슷한 맛이 있어 미식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쪹푸아그라(foie gras):프랑스어로 ‘살찐 간(fat liver)’이라는 뜻을 가진 푸아그라는 거위나 오리의 간 또는 그것을 재료로 만든 프랑스 요리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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