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기대에 다가선 유치원급식, 넘어야 할 산도…
국민 기대에 다가선 유치원급식, 넘어야 할 산도…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2.16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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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대적 변화 앞둔 유치원급식, 과제와 전망(1)
“사립유치원 위한 예산 지원, 어디까지 해야 하나” 논쟁 예고
소규모·다품종 식재료 필요한 유치원, 급식 기준부터 만들어야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유치원은 유아교육의 목적과 필요성, 방법과 시설 등 ‘유아교육법’에 근거한 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이다. 하지만 ‘유치원급식’ 만큼은 교육기관이 아니었다.

1980년대 ‘학교급식법’ 제정 당시 유치원이 제외된 이유는 지금도 명확하지 않다. 다만 급식 관계자들은 막연히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추정만 할 뿐이다.

유치원급식의 중요성에 많은 사회적 공감이 이뤄진 가운데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올바른 급식은 반드시 필요하다. 몇몇 영양(교)사들은 법령 개정이 오히려 무척 늦은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았다. 그런데 시대가 변한만큼 급식 분야도 변화했고, 더 이상 한 두 문장의 법령 개정만으로 유치원급식을 바로 세울 수는 없게 됐다. 본지는 이제 ‘학교급식’ 범위에 들어올 유치원급식이 맞이할 과제들을 분야별로 살펴본다.
- 편집자주 -

 

국민 공분에 이어진 유치원 3법 발의

지난 11일 기준 전국 유치원 수는 9338개다. 유치원은 설립 형태에 따라 크게 국·공립과 사립으로 나뉘는데 국·공립유치원은 다시 국립과 단설, 병설로 구분한다. 그리고 사립유치원은 법인과 사립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교육부가 제공하는 ‘유치원알리미’에 따르면, 국립유치원은 단 3개뿐이며, 공립단설유치원이 415개이고, 병설유치원이 4555개다. 여기에 사립유치원은 법인이 624개, 사립은 3741개다. 지난 2018년 말에 비해 국·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은 현재 각각 270여 개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다. 이러한 유치원은 국·공립뿐만 아니라 사립도 정부가 설립 인가한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교사 인건비부터 교육과정에 필요한 지원금 등을 정부로부터 지원 받는다.

또한 교육기관이기에 받는 세제 혜택도 적지 않으며, 몇 년 전부터는 ‘누리과정’ 제도에 따른 통합지원도 받는다.

2018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사립유치원 대규모 비리는 이 누리과정 예산에 기인한 바가 크다. 국가 예산을 지원받고 있음에도 이를 임의로 사용하고, 이에 대한 관리·감독은 거부하겠다는 사립유치원의 입장은 국민들의 공분을 사는데 충분했다. 결국 이로 인해 유치원 3법 발의까지 이어졌다.

시설·인력·예산, 어디까지 지원돼야 하나

유치원급식 지원 형태는 조금씩 다르다. 현재 유치원급식에 관한 경비 지원은 시·도별 재정여건에 따라 ①무상급식 실시 ②누리과정비 활용 ③공립과 사립을 구분한 교육청의 급식비 지원 등 세 가지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유치원이 학교급식법의 적용을 받게 되면 급식 예산을 어떤 식으로, 어느 유치원까지 적용할지가 첫 번째 관건이다. 이미 유치원을 무상급식에 포함해 지원하는 교육청이 있는 반면 고교까지 무상급식이 확대되지 않은 지역도 있어 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인력과 시설에 대한 기준은 더욱 막막하다. 공립학교는 급식시설 개선비용부터 인력까지 정부가 부담한다. 현재 국·공립유치원 4973개는 당장 적용되는 부분이다.

물론 원아 100인 이상 국·공립유치원은 법령에 따라 별도 영양사 고용과 조리실과 설비 등을 갖춘 경우가 많으나 그동안 명확한 기준 없이 운영되던 탓에 향후 제시될 유치원급식 기준에 따라 추가 부담이 있을 가능성도 매우 크다.

서울지역의 한 영양사는 “법 개정에 따라 향후 유치원에 어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지는 가늠조차 안 된다”며 “유치원급식의 실태조차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라 부담이 매우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립유치원에 대한 인력과 시설 지원 논의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사립학교에 대한 시설 혹은 인건비 지원이 적합한지에 대한 논쟁부터 기존 지원 사례 등도 적지 않아 논란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경남의 한 학교급식 관계자는 “교육청의 1년 급식실 현대화사업 예산이 서울과 경기지역을 제외하면 많아야 100억 원 정도인데 유치원급식이 조리시설을 갖추는데 얼마나 많은 예산이 소요될지 가늠이 안 된다”며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국민들과 유치원을 설득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적은 식재료인 반면 안전성은 높여야

현재 유치원급식에 대한 우려와 논란은 그동안 세부기준 없이 운영되어온 것에 기인한다. 그간 유치원급식의 법적 근거는 유아교육법 제17조(건강검진 및 급식) 제2항 “원장은 유아들에게 적합한 급식을 할 수 있다”는 단 한 문장에 불과했다.

여기에 급식시설·설비기준 등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제시한 집단급식소 위생안전기준 중 일부 정도로, 이마저도 2010년 개정된 후 변함이 없었다.

이런 가운데 이미 학계와 보건복지부 등에서는 유치원생의 연령대가 만 3세부터 초등학교 취학 전까지의 어린이들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기준에 적합한 영양량과 필수 영양소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선 영양(교)사들은 영양량보다는 식재료의 질과 안전성 확보가 더 중요한 과제라고 입은 모은다. 즉 안전성 확보가 되지 않은 식재료는 유아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으로 초등학생에 비해 먹는 양도 적어 안전성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초등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식재료는 곧 시설 및 설비기준에도 적용돼야 하며, 이는 직접 조리하는 기구와 인력 구성에도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절대다수의 급식설비 전문업체들은 규모가 있으며, ‘조달’이 가능한 학교급식 등이 대상인 탓에 소규모 급식설비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업체는 부족한 실정이다.

한 급식업체 관계자는 “소규모 도구를 제작하고 싶어도 판매가 불투명하다 보니 대량 생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학교 측의 발주가 있으면 거기에 맞춰 납품하겠지만 아무래도 단가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아 1인당 영양량과 조리원 배치기준 등이 확정되면 그때 기준에 맞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병설유치원 급식, 이번에는 해결되나

유치원알리미에 따르면, 현재 전국 4376개 병설유치원의 평균 원아 수는 28명을 넘지 않는다. 또 대도시보다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의 원아 수는 더 적다.

이처럼 원생이 적음에 따라 ‘효율성’을 이유로 초등학교와 급식을 같이 운영하는 병설유치원이 전체 의 97%(4246개)에 달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소화기관과 저작기능 등이 약한 유아들에게 초등생들과 동일한 급식을 제공하는 병설유치원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또한 같은 학교 공간 내에 있다는 이유로 법적 근거도 없이 해당 영양(교)사가 병설유치원 급식을 ‘떠맡고’ 있다는 지적도 빗발쳤다.

실제 초등학교 급식만으로도 벅찬 영양(교)사와 조리사(원)들 입장에서는 별도로 병설유치원 급식을 준비할 여력이 없는 게 현실이다.

이 같은 지적은 학교 내부뿐만이 아니었다. 병설유치원은 원비가 저렴하고, 초등학교 시설과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학부모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대단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런 급식 실태를 접한 학부모들은 교육당국에 강하게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조만간 제시될 학교급식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에 병설유치원이 별도의 급식소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미 학교 내에 있는 병설유치원이 별도의 조리시설과 급식 인력을 갖추기에는 너무 많은 예산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선 영양(교)사들은 이번 기회에 병설유치원의 급식도 ‘법적 기준’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경기도의 한 영양교사는 “효율성을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초등학교 영양(교)사와 조리사(원)들이 맡아야 된다면 그에 필요한 추가 예산과 인력 지원, 보상도 당연히 뒤따라야 한다”며 “유아들에게 적합한 식단과 급식 지원, 식생활교육까지 반영하는 유치원급식의 기준 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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