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급식신문=김나운 기자] 음식 섭취를 절제하지 못하는 행동 장애에 약물 중독과 비슷한 매커니즘이 관여한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이는 음식에도 중독성이 있다는 걸 시사한다.
이런 행동 장애는 대뇌 전두엽 피질의 특정 영역이 음식 섭취의 통제력을 상실하는 것과 관련이 있고, 약물 중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D2 도파민 수용체가 먹는 걸 참지 못하는 행동 장애에 관여한다는 것도 확인됐다.
이 연구를 수행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립대(UDF)의 라파엘 말도나도 약물학 교수팀은 지난 7일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이 연구에는 독일 마인츠 대, 바르셀로나 자치 대학 등의 연구진도 참여했다.
연구팀은 먹이에 대한 강한 동기와 충동, 강박적인 먹이 찾기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는 생쥐 실험을 통해 중독성 행동의 발달을 유도하는 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찾아냈다.
이 메커니즘의 핵심은 대뇌 전두엽 피질에서 측좌핵(nucleus accumbens), 즉 변연계로 이어지는 신경 회로다.
실험 결과 중독증이 있는 생쥐는 이 신경 회로의 활성도가 낮았고, 반대로 중독에 내성이 강한 생쥐는 이 회로의 활성도가 높았다. 이 신경 회로의 활성도가 낮은 생쥐는 먹는 걸 참는 능력을 상실해 중독성 행동으로 이행할 위험이 커졌다. D2 도파민 수용체가 대뇌 피질에서 음식 중독에 관여한다는 걸 발견한 것도 이번 연구의 주요 성과로 꼽힌다.
실험 책임자인 말도나도 교수는 “뇌 구조에서 행동 제어의 최상위층에 위치한 대뇌 피질은 (이상 행동의) 치료와 관련해 큰 관심을 받는 영역”이라면서 “이번에 발견한 신경회로를 자극해 활성화하는 게 음식 중독에 대한 치료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