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CCP은 지정보다 유지가 더욱 중요”
“HACCP은 지정보다 유지가 더욱 중요”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0.09.27 1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환자식 HACCP 인증 획득

병원급식의 경우 질환에 따라 환자식 종류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지정을 받기가 매우 까다롭다. 그래서 국내를 비롯한 해외에서도 병원급식 HACCP 지정 사례가 매우 드물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신촌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두 곳 뿐이다. 최근 2년여에 걸친 준비끝에 식약청으로부터 환자식 HACCP지정을 받은 강남세브란스병원을 찾아가 인증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 트레이를 일반, 식기소독, 금식검사상으로 구분해 환자별 맞춤치료식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2008년 강남세브란스병원 환자식당 오픈 당시부터 HACCP지정을 목표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무엇보다 환자들에게 최고로 안전한 식사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를 위해 철저한 위해분석을 통해 도출된 CCP(중요관리점)들을 중점 관리하는 것은 물론 조리공정상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해요소를 사전에 제어·관리할 수 있는 운영체제를 완성하게 되었다.


◆ 급식소 내 명확한 구획·구분부터
HACCP 지정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급식소 내 명확한 구획·구분이 중요하다. 식재료가 입고되는 창고부터 검수실, 전처리실 등 조리과정에 입각한 공간구분과 작업동선표시가 기본적으로 잘 세팅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각 구역별 교차오염 예방을 위한 위생설비도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환자식 메뉴와 조리공정별 위해분석도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에 강남세브란스 병원에서는 환자식으로 제공되는 약 800개에 달하는 메뉴를 46개의 메뉴유형으로 구분하고, 공통적인 조리특성을 갖는 공정끼리 묶어 5가지 공정으로 체계화했다.
원료별, 메뉴유형별, 조리공정별 위해분석을 통해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사전에 제어할 수 있도록 매뉴얼화 한 것이다. 조순영 현대그린푸드 강남세브란스병원 점장은 “조리부터 배식·보관에 이르기까지 CCP(중요관리점)를 정해놓고 항상 체크하고 있다”며 “최초 조리완료 메뉴시간 확인부터 배식 및 식사완료 시간 점검, 배선카트의 온도까지 꼼꼼하게 확인절차를 거친다”고 전했다.


◆ 종사자들의 의식개선 및 현장교육은 필수
시설 및 설비 등 하드웨어 측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과제는 급식 종사자들의 의식개선과 함께 현장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조선경 현대그린푸드 식품안전팀장은 “매주 1회 이상 HACCP 전반에 대한 정기소집교육 및 평가를 실시했다”며 “현장에서 발생하는 미흡한 점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고 개선방안을 찾는 시간을 통해 전 근무자들이 HACCP에 대해 이해하고 자연스레 현장에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관계기관의 컨설팅 역시 매우 중요하다.
강남세브란스 병원의 경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HACCP지원단의 현장기술지도 및 컨설팅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조선경 현대그린푸드 식품안전팀장은 “국내외 병원급식에 대한 HACCP시스템 적용 사례가 많지 않아 진행 중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HACCP지원단 남은정 박사님을 비롯한 관련 기관의 도움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번 지정에 큰 힘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그린푸드는 이번 강남세브란스병원점의 HACCP 지정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병원급식점의 HACCP 지정을 확대하고, 전 영업점에 적극 적용하여 보다 안전하고 차별화 된 식사를 제공할 계획이다.

인터뷰
조순영 현대그린푸드 강남세브란스병원 점장

 

“HACCP은 지정받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매우 어렵죠. 그만큼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인 위해분석과 모니터링, 검증작업 등을 통해 보다 완성도 높은 HACCP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조순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점장은 HACCP은 일시적인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매년 사후심사가 더욱 철저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병원급식의 경우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다른 어느 곳보다 철저한 위생관리가 요구되죠. 그래서 이번 HACCP지정이 더욱 의미 있는 일 같아요. HACCP지정이 어렵지만 환자들을 위해서는 현존하는 최고의 식품안전관리 시스템인 HACCP인증은 꼭 필요한 것 같아요.” 또한 조 점장은 이번 HACCP지정이 본원 영양팀의 협조와 현대그린푸드 위생안전팀의 역할이 아주 컸다고 전했다.

“주 2~3회에 걸쳐 본원 영양팀과 메뉴 및 위생, CS에 관한 회의를 열어요.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이처럼 좋은 성과들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임상영양관리를 동반한 환자식서비스가 되어야 병원 환자식이 치료적 의미를 지닐 수 있는데 이런 부분들을 영양팀에서 세심하게 관리해주고 있어요.”
한편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양팀은 1997년부터 중환자실 영양집중지원서비스가 국내 최초로 시행되었고 최근에는 타병원에서 찾아볼 수 없는 암환자 대상‘메디칼 쿠킹클래스’가 지난 4월부터 진행되고 있다. 또 임상과와 함께 임상영양관련 연구가 매년 1편 이상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