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없는데… 교직원 급식 강요하는 ‘교육 당국’
학생은 없는데… 교직원 급식 강요하는 ‘교육 당국’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4.09 2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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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 급식’ 명분 위해 슬쩍 밀어 넣은 ‘긴급돌봄교실’
현장 의견 ‘패싱’한 교육청… “학교급식법 위반 우려된다”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무려 세 차례나 연기된 전국 학교의 개학. 결국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으로 귀결됐으나 학교급식 현장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교육청이 학교급식 관계자들 의견은 ‘묵살’한 채 온라인 개학에 따른 일방적인 ‘교직원 급식’ 운영 지침을 내려 비판이 거세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지침이 학교급식법을 위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하고 있다.

앞선 세 차례의 개학 연기 기간은 정식 개학이 아닌 관계로 교직원 역시 정식 출근이 아니었다. 하지만 9일 정식 개학이 이뤄지면서 교직원들 또한 정식으로 출근하게 됐다.

문제는 이번 온라인 개학으로 학생들의 등교는 없지만, 교직원들의 출근이 시작되면서 이들을 위한 급식 재개 요구에서 시작됐다.

일단 현행법상 ‘교직원만을 위한 급식’은 법 위반이라는 주장이 대세다. 학교급식법 제4조(학교급식 대상)에 따르면, “학교급식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학교 또는 학급에 재학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광주 상일여고에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광주교육청)
광주 상일여고에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광주교육청)

또한 학교급식 관련 규정에 따라 세금으로 구축·운영하는 조리시설은 목적 외에 사용할 수 없고, 조리 종사자 또한 학생 대상 급식 외에는 투입이 불가능하다.

즉 학교급식은 학생들이 등교해야만 재개될 수 있는데 이런 와중에 개학 연기 기간에 이뤄졌던 ‘긴급돌봄교실’ 학생들이 교직원 급식 운영을 위한 하나의 명분이 됐다.

여기에 자연재해에 가까운 코로나19 확산, 이미 40일 이상 미뤄진 개학, 친환경 농가와 급식업체들의 어려움, 업무 없이 출근하고 있는 급식실 종사자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교육 당국은 급식 재개 여부에 대한 공을 일선 교육청으로 넘겼고, 이는 극과 극으로 갈렸다.

일단 강원·전북교육청은 전면적인 급식 중단을 결정했다. 학교급식법을 준수하겠다는 입장.

반면 서울·세종·전남교육청은 급식 운영 재개를 결정했다. 심지어 제주교육청은 이미 지난달부터 급식을 시작하기도 했다.

그 외의 교육청은 9일(현재)까지 방침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급식을 재개한 교육청들은 이에 대한 명분으로 개학 연기와 함께 긴급돌봄교실 학생들을 급식 대상에 포함시켰다.

긴급돌봄교실은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부모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교육부의 방침 중 하나로, 신청학교와 신청자에 한해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운영된다.

이 같은 긴급돌봄교실을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용 학생이 대략 10명에서 20명 선으로, 인원이 적어 대부분 도시락 등 급식 이외 방법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을 볼 때 현재 학교는 긴급돌봄교실 이용 학생보다 교직원이 훨씬 많은, 사실상 ‘교직원들을 위한 급식’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급식실 종사자들의 중론이다.

급식비 사용과 부담 주체 또한 논란을 낳고 있다. 학교급식비는 무상급식 확대로 세금이 투입된다. 따라서 용도 역시 법령을 따르는데 교직원과 긴급돌봄교실은 모두 학교급식법의 대상이 아니다.

몇몇 지역 학교에서는 개학이 연기되면서 교직원들이 급식비를 부담하고 급식을 시작했지만, 이 또한 급식시설과 조리 종사자를 ‘불법으로 활용’한 것이나 다름없다.

일선 현장에서는 이번 교직원 급식 운영 지침에 대해 “교육 당국이 얼마나 학교급식 가치를 무시해왔는지 이번 사태에서 명확히 드러났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도 A학교 영양교사는 “교육 당국이 급식의 원칙을 스스로 깨는 행정을 하고 있다”며 “교직원을 위한 급식 재개가 문제가 있음을 끊임없이 제기했음에도 교육 당국은 급식 현장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서울 B학교 영양교사는 “모든 걸 떠나 정부 등 대부분 공공기관들이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에 있는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구내식당도 자제하며 인근 식당을 이용하는데 교육 당국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영양교육위원회 정명옥 위원장은 “지극히 사적으로 볼 수 있는 교직원 중식 요구는 같은 학교 구성원으로서 서로 역할과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것을 넘어 학교급식의 원칙까지 넘어선 무리한 요구”라며 “이번 교직원 중식 요구는 교직 사회가 교육 주체로서 급식 노동자나 영양(교)사를 얼마나 소외시켰는지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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