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업체 유착 의혹, ‘일파만파’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업체 유착 의혹, ‘일파만파’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4.26 20: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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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제기 업체들, 업체 유착 정황과 녹취록 담은 고발장 검찰 제출
경기진흥원, “업체와 유착 사실 아니며, 재공모 공정하게 진행” 해명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무자격 전처리업체 선정 논란에 휩싸였던 (재)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원장 강위원, 이하 경기진흥원)이 평가 방법상 오류를 인정하고 다시 진행한 재공모에서도 기존 선정됐던 전처리업체 8곳이 모두 재선정됐다. 1차 선정에서 탈락하며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던 업체들이 이번에는 경기진흥원의 업체 유착과 함께 의도적 업체 배제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기관에 고발장을 제출해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관련 기사 본지 285호(2020년 4월 13일자) 참조>
 
무자격 업체로 시작된 논란, 검찰로

경기진흥원은 지난 14일 2020년 경기도 친환경 학교급식 농산물 전처리업체 재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A부문(감자·고구마·당근)에는 ▲감자나라 영농조합법인 ▲우농영농조합법인 ▲양평지방공사가, B부문(양파·무·생강)에는 ▲농업회사법인 (주)풍년 ▲농업회사법인 웰팜넷(주) ▲농업회사법인 (주)남면이엔지가 선정됐다.

유일하게 중복 선정이 가능한 C부문(마늘)에는 ▲농업회사법인 웰팜넷(주) ▲농업회사법인 (주)남면이엔지가, D부문(나물)에는 ▲농업회사법인 하늘농가(주) ▲농업회사법인 (주)하늘촌이 선정됐다. 이들 업체는 모두 기존 1차 공모에서 선정된 업체들로 선정부문도 동일하다.

경기진흥원의 전처리업체 선정을 둘러싼 파장과 의혹이 커지면서 급기야 검찰조사까지 받게 됐다. 사진은 지난해 8월 경기진흥원을 방문한 아제르바이잔 식품조달공사 임직원들 모습.
경기진흥원의 전처리업체 선정을 둘러싼 파장과 의혹이 커지면서 급기야 검찰조사까지 받게 됐다. 사진은 지난해 8월 경기진흥원을 방문한 아제르바이잔 식품조달공사 임직원들 모습.

앞서 경기진흥원은 1월 9일 전처리업체 선정 공고를 내고, 심사와 평가를 거쳐 2월 21일 16개 업체 중 최종 8개 업체를 선정한 바 있다. 당시 공모에서 탈락한 업체들은 무자격 업체 2곳이 선정됐다며 강력 반발했고, 이에 경기진흥원은 해명자료를 통해 사실 왜곡이라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진흥원이 업체 선정과정에서 ‘상대평가’를 실시하지 않은 평가 방법상 오류가 발견되면서 결국 재공모로 이어졌다.

문제는 1차 선정에서 불거진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채 이뤄진 재공모에서도 ‘경기진흥원의 업체 유착과 특정 업체 배제’라는 의혹이 일면서 논란은 검찰 고발로 재점화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1차 공모에서 탈락하며 무자격 전처리업체가 선정됐다고 강력 반발한 업체들은 결국 재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다. 경기진흥원이 이들 업체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기 때문에 어차피 재공모에 응해도 선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이들 업체는 공모 과정에서 경기진흥원이 일부 업체와 유착한 정황과 의도적으로 특정 업체를 배제하고 업체를 선정한 의혹이 있다며 구체적인 자료를 근거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고발장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쓴소리한 기존 업체, ‘의도적 배제’

농업회사법인 A업체 등 3개 업체는 이달 중순 공동으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하고, 경기진흥원이 부당한 행정처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업체의 주장은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기도 학교급식 공급대행업체였던 ‘신선미세상’ 비리에 따른 경기도의회의 행정사무조사와 친환경 마늘 전처리 파문이 있을 당시 자신들이 경기진흥원을 상대로 강한 비판을 한 것 때문에 이번 전처리업체 선정에서 의도적으로 배제시켰다는 것이다.

업체들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공모에서 탈락한 B업체는 ‘2018년 친환경 마늘 공급구조 개선 TF’에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전처리 수율과 높은 가격, 경기진흥원의 관리·감독 부실 등을 집중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당시 B업체 대표는 “신선미세상이 산지에서 구입한 가격과 유통비용, 전처리비용을 합한 가격이 실제 학교에 공급한 가격과 차이가 난다”며 “신선미세상이 부당이득을 취했고, 경기진흥원은 이를 묵인하고 있다”는 비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업체 대표는 지난 15일 본지와 면담에서 “경기진흥원 직원들이 묵인하지 않고서는 실제 공급가격과 전산상의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가 없다”며 “당시 이를 묵인한 직원들이 아직도 경기진흥원에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의회 행정사무조사에서도 경기진흥원의 난맥상을 고스란히 증언해 도의원들도 이 같은 문제점을 다 알게 됐다”며 “경기진흥원의 치부를 잘 알고 있는 기존 업체들을 의도적으로 배제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착 증빙 녹취와 담합 정황 있다”

A업체 대표도 “이번 전처리업체 선정에 ‘외부의 힘’이 개입됐다”며 “10년 동안 전처리업무에 참여해왔는데 이젠 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경기진흥원의 잘못된 행정처리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업체는 특히 이번 재공모가 기존 공모에 선정된 업체들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경기진흥원의 행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재공모에 선정된 업체 중 일부는 1차 공모가 진행된 지난 1월 9일을 기준으로 친환경농산물 취급인증이 없는 상태에서 공모에 응해 선정됐고, 선정된 이후 뒤늦게 취급인증을 받았다는 것.

B업체 대표는 “일부 업체의 특정 농산물은 공모 시점에 친환경 취급인증이 없었던 터라 공모자격 미달이었는데, 기존 선정 결과를 취소하고 이뤄진 3월 재공모가 결과적으로 해당 업체에 정당성을 부여한 꼴이 되어버렸다”고 성토했다.

이들이 이달 중순 검찰에 제출한 고발장은 곧바로 일선 경찰서에 배당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B업체 대표는 “고발장에는 경기진흥원 고위 임원과 선정업체와의 유착을 증빙할 녹취록과 사전 담합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경기진흥원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경기진흥원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업체들이 주장하는 외부의 힘이나 의도적 배제 등은 사실이 아니며, 공정성을 중시하는 공모과정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선정된 일부 업체에 제기하는 친환경인증 미취득은 당시 법적 자문을 거쳐 공모자격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재공모는 경기진흥원이 잘못을 인정하고, 법률자문 끝에 재공모밖에 방법이 없어 진행한 것”이라며 “특정 업체와의 유착과 고발장 제출 등에 대해 담당자가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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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2020-04-28 00:34:15
여러 모로 상황이 아쉽네요. 휴교 명령이 없었다면 한창 학기 중이었을 시기에 재선정 조차 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공정하게 업체를 재선정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군요. 지난 한 달 간 꾸러미 지원사업에 전처리 필요한 양파, 감자 등의 농산물들이 들어가지도 못했었고 14일 재선정 이후 18일 안양 드라이브 스루에서부터 양파, 감자 등이 보이더군요. 제자리 걸음에 그친 재선정 사태 때문에 그저 날려버린 듯한 한 달이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