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이야기] 간장게장
[한식이야기] 간장게장
  • 한식진흥원, 한국외식정보(주)
  • 승인 2020.05.0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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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알과 내장이 꽉 찬 게로 담근 게젓
간장게장
간장게장

간장게장을 반찬 삼아 밥을 먹다 보면 언제 없어졌는지 모르게 밥 한 그릇이 뚝딱 비워진다. 게장은 게에 간장을 달여서 부어 삭힌 저장식품으로 ‘게젓’이라고도 부른다. 1600년대 이전부터 담가 먹었던 전통 음식으로, 오뉴월 한창 알을 배고 있는 게로 담가야 제 맛이다. 잘만 보관해두면 1년 내내 알이 배어 있는 게장을 맛볼 수 있다.

■ 게 한 마리에 밥 두세 공기

게장을 담그려면 꼭 살아있는 게를 써야 한다. 솔로 겉면을 문질러서 닦은 다음 엎어서 물기를 빼고 통에 담고 간장을 붓는다. 마늘과 통고추를 넣으면 칼칼한 맛을 살릴 수 있다. 

3일이 지난 뒤 간장을 따라내어 끓인 다음 차게 식혀서 붓는데 같은 방법으로 서너 번 반복한 다음 보관해두고 먹는다. 

‘규합총서’라는 옛 문헌을 보면 항아리에 쇠고기 조각을 넣고 살아 있는 게를 넣어 하룻밤 지나 게가 쇠고기를 모두 먹어치우면 간장을 부어 게장을 담근 것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쇠고기를 먹인 게로 게장을 담그면 맛이 더 좋았다고 한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벌떡게장’을 잘 담근다. 살아있는 바닷게를 탁탁 토막 쳐서 양념장을 부었다가 하루나 이틀이 지난 뒤에 먹는 게장이다. 맛이 달고 신선하지만 오래 저장을 못하기 때문에 벌떡 먹어치워야 한다고 해서 벌떡게장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으로 불린다. 

전라도 강진의 ‘콩게젓’은 콩만큼 작은 게를 맷돌에 갈아서 걸쭉해진 것을 소금·고춧가루로 버무려 담근 것이다. 제주도에서는 게장을 ‘깅이젓’이라 하며 음력 삼월보름날 썰물 때에 잡아서 장을 담그는데 이것은 모든 병에 좋다는 속설이 전해지고 있다. 게가 많은 강화도에서 어렵게 자랐던 강화도령 철종이 가을 수라에 게장을 올리지 않고는 진지를 들지 않았다고 할 만큼 게는 가을 시식의 으뜸이었다.
  
■ 게딱지에 밥 비벼 먹는 맛 

간장게장으로 유명한 식당들은 20년이 넘는 묵힌 간장에 매번 부족한 양념을 보태가면서 게장을 담그기도 한다. 게장 마니아들이 반드시 챙기는 부위가 있는데, 바로 ‘게딱지’다. 게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게딱지의 오목한 부분에 밥을 넣어 비벼먹는 것을 즐긴다. 게 맛이 배어난 간장이 고여 있는 게딱지 오목한 부분에 밥을 넣어 비비면 안쪽에 달라붙어 있는 게의 말랑한 살들과 함께 섞여 형용할 수 없는 맛이 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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