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국가직 전환으로 새로운 계기 맞는 ‘소방급식’
소방관 국가직 전환으로 새로운 계기 맞는 ‘소방급식’
  • 김기연·유태선 기자
  • 승인 2020.05.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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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급식’이 확대되고 있다” (2) 소방서
이제 체계 잡는 소방급식, ‘공공급식’ 범주로 인식할 필요 있어
이어지는 급식 전문인력 확보… 식재료 공급체계 구축 이뤄져야

[대한급식신문=김기연·유태선 기자] 국내 식품산업과 식품안전의 최상위법인 ‘식품위생법’. 식품위생법 제2조에는 사용되는 용어들을 정리해놓고 있다. 그중 제12항은 “‘집단급식소’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면서 특정 다수인에게 계속하여 음식물을 공급하는 시설”이라고 명시했다. 즉 집단급식소는 그 시작점부터 영리추구와는 거리가 멀다는 뜻이다. 이 원칙이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면서 최근 ‘공공급식’이 국가 식품산업에 ‘화두’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공공급식은 학교급식을 비롯해 군급식, 교정급식, 복지시설 급식 등이 있다. 여기에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사회 변화에 따라 새롭게 생겨나는 공공급식 분야가 있다. 본지는 앞으로 3회에 걸쳐 새롭게 공공급식 영역으로 편입되고 있는 단체급식 분야를 조명해보고자 한다.
- 편집자주 -

국가직 전환된 소방관 급식… ‘공공급식’

소방관들의 신분이 지난 4월 1일자로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이번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신분 전환은 1973년 2월 지방공무원법이 제정되면서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된 이후 약 47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2011년 소방관 국가직 전환 법안이 처음 발의된 이후로는 9년 만이다.

국가직 전환은 그동안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였다. 소방관들의 노력과 사회적 기여가 무척 큼에도 그에 걸맞는 처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 덕분이었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에 따라 가장 크게 바뀌는 부분 역시 소방관들의 처우 수준일 것이다. 지방직이었을 때 빚어진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소방관 인력 보충과 소방장비 도입, 처우 수준이 지자체별 재정여건이나 자치단체장의 관심도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는 점이었다.

물론 소방관 인력 보충이 전적으로 국가의 책무만은 아니지만 적어도 사회적인 공분을 일으켰던 ‘화재진압 후 컵라면으로 허기를 채우는 소방관’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는 공감대는 분명하다.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여 몇몇 지역에서는 소방관들의 급식 수준 개선을 위해 영양사 채용 확대와 급식비 보조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단체급식업계에서는 “같은 공공서비스직임에도 공공기관 급식 등은 공공급식 영역으로 분류된 반면 이제 체계를 잡는 소방급식은 공공급식 영역으로 볼 수도 없었다”며 “국가직 전환을 계기로 앞으로 소방급식도 ‘공공급식’의 영역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미 영양사·조리사 채용한 인천 ‘주목’

소방관들의 급식 지원에 가장 선진적인 시스템을 갖춘 지역 중 한 곳은 인천이다. 인천소방본부는 소방관 국가직이 확정되기 이전인 2017년부터 소방서에 공무직 영양사와 조리사를 채용해 급식 지원을 실시해왔다.

본지는 지난달 29일 인천소방본부와 미추홀소방서, 숭의119안전센터를 방문해 소방급식 실시 현황을 살펴봤다.

인천소방본부와 미추홀소방서는 동일한 건물을 사용하고 있어 1개의 급식소를 함께 이용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소방급식을 담당하는 김성희 영양사의 소속은 미추홀소방서로, 4명의 조리사와 함께 1일 3식을 제공했다.

소방급식은 학교급식 운영보다 공공기관 급식과 비슷했다. 소방관들의 급여에 포함되는 정액급식비로 식재료비를 전액 충당하고, 영양사·조리사의 인건비와 급식 운영비는 모두 소방예산에서 지원된다. 1식 4찬으로 구성되는 1식의 단가는 4000원. 특히 4000원이 전부 식재료비로만 쓰이기 때문에 급식 수준은 여느 외식 못지않았다.

과거 소방본부에서 영양사와 조리사를 공무직으로 채용하기 전에는 정액급식비로 영양사·조리사의 인건비까지 지급해 실제 식재료비로 쓰이는 비중이 낮아 급식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영양사·조리사 채용으로 인해 급식의 질이 높아지면서 구내식당 이용률도 높아져 이곳을 이용하는 소방관들의 급식 만족도 또한 크게 높아졌다.

365일 출동하는 소방서, 시차 조리 ‘필수’

1년 365일 근무가 이뤄지는 소방서의 특성상 급식 종사자들은 쉴 수 없는 구조였다. 영양사는 정해진 휴일을 쉬는 대신 휴일 식단 작성과 식재료 발주, 주요 준비사항을 미리 전달했고, 조리사 4명 중 2명은 근무일정을 조절해 순번제로 휴일 급식을 맡았다.

일반적인 급식과 달리 소방급식은 화재와 구급 등에 따른 출동으로 식수 인원이 수시로 변경됐다. 이로 인해 버려지는 식재료가 없도록 소방서 측은 당일 아침 급식 인원을 영양사에게 통보하고, 식수 인원 추이를 보면서 시차 조리를 실시했다.

실제 인천소방본부와 미추홀소방서의 근무 인원은 대략 200여 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전까지 평일 중식 인원은 최소 120명에서 최대 200명까지 차이가 있었다. 이처럼 출동으로 인한 늦은 점심식사를 하는 경우도 많아 시차 조리는 필수였다. 여기에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시차 배식까지 하게 돼 배식시간을 1시간가량 늘렸다.

이곳의 조식 평균 인원은 30~40명 선이며, 석식은 60~100명 정도지만 식단가는 동일했다. 그리고 식단은 주로 선호도 조사를 통해 나타나는 메뉴와 영양량을 고려해 작성하고 있었다.

김 영양사는 “소방관들은 기본적으로 활동량이 많은 점을 감안해 탄수화물보다는 단백질을 우선해 반영하고 있다”며 “급식의 기본 원칙을 지키는 동시에 선호도와 블라인드 조사를 실시해 식단에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선호도 높은 메뉴만으로 특식을 구성하거나 이벤트 메뉴 등을 정기적으로 진행해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인원 적은 안전센터 급식, 조리사 전담

119안전센터는 소방서와 별도로 급식이 운영됐다. 인천소방본부는 관내 51개 119안전센터에 공무직 조리사 1명씩 배치해 급식관리를 맡기고 있으며, 해당 조리사는 1식 4찬을 기준으로 3식을 준비했다.

미추홀소방서에 이어 찾아간 숭의119안전센터의 근무자는 소방인력과 구급대원까지 총 8명으로, 인천 전체 119안전센터의 평균 근무자 역시 8~10명이다.

이같이 적은 인원 탓에 영양사 1명을 단독 배치하기 쉽지 않아 영양사의 식단 작성 없이 조리사가 급식 운영을 전담하고 있었다. 숭의119안전센터의 식재료비를 평균으로 계산하면 1일 5만 원 가량. 하지만 119안전센터마다 식재료와 식재료비가 조금씩 달라 공동 급식과 같은 일괄적 식단 제공은 사실상 어려운 형편이며, 조리사 또한 1명뿐이어서 휴일은 부득이하게 위탁급식을 이용하고 있다.

인천 사례를 볼 때 소방급식의 질 향상에 필수는 무엇보다 급식 인력 확충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다행히 전국적으로 소방급식을 위한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어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서울은 지난해 9월부터, 경기는 올해 3월부터 전 소방서에 영양사 배치를 완료하고 급식 제공을 하고 있다. 이런 기조는 수도권에 이어 경북에서도 영양사 채용 요구가 커지고 있다.

걸음마 단계 소방급식, 정책적 관심 필요

급식 인력 확보가 완성되면 다음 단계는 식재료 공급이다. 올바른 식재료 구분과 공급 관리는 급식 전문가들의 업무영역이기 때문.

정부에서는 일찌감치 체계가 잡힌 학교급식 이외에도 공공기관 구내식당과 군급식 등에 친환경 식재료를 공급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오고 있다.

실례로 경기도와 국방부는 협약을 맺어 접경지역 군부대에 로컬푸드를 우선 공급하기로 약속한 바 있으며,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도 용역을 통해 공공기관 구내식당과 복지시설 등에 친환경 식재료 우선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즉 학교에서는 이미 정책적으로 로컬푸드 혹은 국내 친환경농산물 사용을 장려하고 있고, 그 외 공공급식 영역에서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 소방급식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할 여지가 충분하다.

그러나 이제 걸음마에 들어선 소방급식은 이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전국 소방인력은 약 5만5000여 명으로, 정부의 정책적 관심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식재료 공급체계 또한 아직 명확하게 일원화되어 있지 않다. 소규모인 119안전센터를 포함해 기초자치단체 소방서는 식재료 공급을 자율에 맡기고 있다.

이에 대해 급식 전문가들은 효율적인 식재료 공급체계를 통해 식재료 단가는 낮추면서 안전성은 확보할 수 있어 급식의 질 향상도 꾀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구축한 급식 식재료 공급체계를 활용하면 소방급식의 수준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법적인 절차와 부처 간 협의를 거쳐야겠지만 소방급식 또한 공공급식의 한 영역임은 분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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