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개학과 함께 재개된 급식 ‘긴장’
등교 개학과 함께 재개된 급식 ‘긴장’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5.21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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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고교 3학년과 소규모 학교부터 등교 시작
정부, “등교 유지 입장 변함없어, 생활방역 협조” 당부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지난 20일 기다렸던 등교 개학이 이뤄지면서 학교급식도 긴장 속에 재개됐다.

급식이 재개된 첫날 급식소에서 우려되는 사고는 없었으나 책임감으로 분주히 급식을 준비해온 영양(교)사들은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고 등교생이 늘어날수록 감염 우려도 더욱 커질 수 있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일 고교 3학년을 시작으로 오는 27일에는 고교 2학년, 중학교 3학년 그리고 초등학교 1·2학년과 유치원 등교가 시작된다. 6월 3일에는 고교 1학년과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3·4학년이, 마지막으로 6월 10일에는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6학년도 등교를 할 예정이다.

이번 등교가 결정되면서 급식 현장에서는 5월 초부터 준비해온 식단과 식재료 공급계약을 마무리하고, 급식 준비를 해왔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지침도 시행했다.

교육부와 대부분 교육청이 내린 급식운영 지침에 따라 학생들은 칸막이가 있는 식탁에서는 지그재그 앉기를, 칸막이가 없는 식탁에서는 한 줄 앉기로 급식을 먹었다. 평소와는 달리 불필요한 대화도 자제하며 평소보다 빨리 식사를 마친 후 교실로 돌아갔다.

지난 20일 청주 봉명고교에서 등교 후 첫 급식을 진행하는 모습. 식탁 위 칸막이와 한 방향 앉기, 대기 중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 이행을 이행하며 급식을 하고 있다.
지난 20일 청주 봉명고교에서 등교 후 첫 급식을 진행하는 모습. 식탁 위 칸막이와 한 방향 앉기, 대기 중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 이행을 이행하며 급식을 하고 있다.

지난 20일 급식을 시작한 경기도 A고교 영양사는 “많은 선생님이 잡담 금지와 급식지도를 함께 해주시는 등 학생들이 빠른 시간 내에 식사를 마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다”며 “아직 학생 수가 적어서 배식 시간이 늘어나진 않았지만, 오는 27일 이후 학생들이 늘어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 조리 종사자 분들과 함께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교육 당국의 급식운영 지침은 무척 폭넓게 담겼다. 대면접촉 최소화를 위해 배식 대기줄의 동선을 분리하고, 1m 이상 간격 유지를 권했다. 시차 배식과 함께 급식실과 교실에서 동시에 급식이 이뤄지는 분리급식도 지침에 담았다. 식단도 식사시간이 짧을 수 있는 메뉴로 구성해 학생들이 급식실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했다.

그리고 식탁과 식탁 칸막이 소독 등을 위해 추가 인력을 채용할 수 있도록 했고, 필요하면 한시적으로 개인 식기 등을 1회 용품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한편 인천지역에서는 등교한 고교생 중 확진자가 2명 발생해 인천시 5개 자치구의 고교가 긴급 등교 수업을 취소하며,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지역 학교는 급식운영을 둘러싸고 적지 않은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확진 판정을 받은 2명의 고교생 소식이 새벽에 알려지면서 긴급하게 원격수업으로 전환됨에 따라 당일 급식을 준비하던 영양사와 조리 종사자들은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는 후문이다. 이미 조리에 들어간 식재료는 반품이 불가하고, 조리된 음식을 먹을 수도 없어 현재 임시로 냉장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B학교 영양교사는 “지난 두 달간 식단만 수십 번을 바꿨고, 그에 따른 발주량 조정에 공문 처리와 방역지침 이행 등도 수월하지 않아 급식 재개 준비에 온 힘을 다했는데 갑자기 급식이 중단돼 그야말로 허탈했다”며 “앞으로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어 더욱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일단 교육 당국은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전체적인 등교 개학 지침은 변함이 없다고 못 박은 상태다.

교육부 박백범 차관은 지난 21일 브리핑을 열고 “‘신학기 개학준비추진단 회의 결과’에 따라 순차 등교와 대학 입시 관련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을 통해 학교 내 방역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의 한 영양교사는 “전체 학사 운영뿐만 아니라 학교급식 역시 그동안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급식 종사자를 비롯한 모두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각오을 전했다. 그러면서 “교실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담임교사를 징계하지 않는 것처럼 교육 당국은 혹여라도 급식소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급식소에 책임을 묻는 행위를 절대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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