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사면초가’ 자초
‘적반하장’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사면초가’ 자초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5.24 17: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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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될 강 원장 발언 녹취록에서 나와… 무능한 경기진흥원 직원 비판도
부당 탈락 주장업체들, “‘공모 의혹’ 개입된 경기도청 직원도 추가 고소”
경기진흥원이 지난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전처리업체 대표를 대상으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기진흥원이 지난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전처리업체 대표를 대상으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재)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원장 강위원, 이하 경기진흥원)이 진행한 전처리업체 선정과정에서 부당하게 탈락했다며 녹취록을 증거로 고소한 A농업회사법인(이하 A법인) 이 모 대표를 지난 15일 경기진흥원이 맞고소했다.

하지만 증거로 제출된 강위원 원장의 육성이 담긴 녹취록에 대해서는 어떠한 해명이나 언급이 없어 경기진흥원 스스로 더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본지가 직접 입수한 녹취록 전문을 보면 강 원장의 발언은 적지 않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기된 의혹뿐만 아니라 경기진흥원 내부 직원들과 갈등을 일으킬만한 소지가 있는 발언도 있었다.

이 같은 강 원장과 나눈 대화가 담긴 녹취록은 A법인 이 모 대표와 탈락업체들이 제출한 고소장에 첨부된 것으로 확인됐다.<본지 285호·286호·287호(2020년 4월 13일자·4월 27일자·5월 10일자) 참조>

#1 선정 결과, 발표하기 전 탈락업체와 공유?

강 원장 : “방금 결재했습니다.”
이 모 대표 : “아, 결재했어요? 예”
강 원장 : “저기도 날아갔네. OOOO,(선정된 B업체)”
이 모 대표 : “누구요? OOOO(선정된 B업체)도 문제가 됐습니까?”
강 원장 : “하여튼 날아갔어요. 문제가 됐어요.”

지난 2월 19일 오전 11시경 강 원장과 A법인 이 모 대표가 나눈 대화의 일부다. 경기진흥원은 올해 1월 9일 전처리업체 선정 모집공고를 냈고, 최종 업체 선정은 2월 21일 이뤄졌다. 따라서 2월 19일 이뤄진 이 대화는 선정 발표 직전에 이뤄진 셈이다.

지난 8월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 오른쪽)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있는 강위원 원장(사진 왼쪽).
지난 8월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 오른쪽)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있는 강위원 원장(사진 왼쪽).

이 모 대표는 이보다 며칠 전 부당하게 탈락했다고 주장하는 다른 2개 업체 대표와 함께 강 원장을 직접 만나 무자격 업체 2곳의 명단을 공개하며 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당초 2개 업체가 무자격이라고 주장하는 이 모 대표에게 강 원장은 2개 업체 이외에도 또 다른 업체가 무자격이었다는 사실을 전해준 것으로 보인다.

이 모 대표는 “나를 포함해 부당하게 탈락한 업체 대표들은 전혀 몰랐는데 강 원장이 3개 업체였다는 사실을 알려줘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2월 21일 공개된 명단에는 강 원장이 ‘날아갔다’고 언급한 업체가 선정업체로 포함돼 있었고, 이후 논란이 일자 경기진흥원은 지난 3월 ‘상대평가’ 오류가 있어서 전처리업체 선정을 다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다시 진행한 전처리업체 공모에서도 선정업체에 포함됐다.

#2 최종 업체 선정 당락도 ‘쥐락펴락’?

강 원장 : “그러니까 OOOOOOO (A법인)은 그냥 후순위고, OO(탈락한 C업체)은 다른 데랑 둘이 동률인데, 뭘 계산해보니까 OO(탈락한 C업체)인 거야. 오늘 모임은 진짜 없었던 걸로 해야 해. 이렇게 되면 이제 좀 갑갑해져버려.”

강 원장 : “두 가지로 가자. 하나는 원칙대로 그냥 정리해라. 내가 다 책임질께. 원칙대로 책임지면 OO(탈락한 C업체) 살리고, OOOOOOO(A법인) 살리고.<중략> 내가 농관원에 아는 사람한테 다시 연락했는데 저보고 딱 그래. OOO(탈락한 D업체 대표)랑은 절대 가까이하면 안된다는 거에요. 이번에 결과가 안 좋을 거라고.<후략>”

지난 2월 18일 오후 11시경 A법인 이 모 대표와 대화 중에 나온 강 원장의 발언이다. 규정상 선정된 업체가 자격 미달로 탈락하면 차순위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 녹취된 내용을 보면, 실제로 문제가 된 선정업체를 제외할 경우 A법인을 비롯한 탈락업체들을 선정해야 하는 상황임을 강 원장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발언 이외에도 녹취록 전문에는 특정 업체가 문제가 있다는 내용과 함께 문제가 있는 특정 업체 대신 A법인이 선정되어야 한다는 뉘앙스의 강 원장 발언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3 강위원 원장 “경기진흥원 직원들, 무능해”

강 원장 : “대표님, 좀 어떻게 해야될까. 지금? 황영묵, 이런 애들을 어떻게 해야 돼요? 나 믿을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지금.”

강 원장 : 근데 이거 진흥원이, 진흥원 애들이 맡을 수 있을까요? 5급이 이렇게 무능해서. 그 기준 하나 못 정해서. 아까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얘를 선정해라.’ 이것도 아니고 합리적, 객관적으로 해봤는데 그것도 틀려.<후략>

지난 2월 18일 오후 11시경 강 원장이 A법인 이 모 대표와 나눈 대화의 일부다. 이 모 대표는 강 원장의 발언에 대해 “강 원장은 전처리업체 선정과정에서 무자격업체를 걸러내지 못한 직원들의 실수를 인지하고도 그에 걸맞은 징계와 질책을 하지 못하는 심경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그는 또 “강 원장이 황영묵 급식전략본부장에 대한 외부 평판이 어떤지를 묻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녹취록 내용들은 탈락업체가 제기하는 의혹을 입증할 최소한의 발언들이다. 탈락한 업체 대표들은 이외에도 더 많은 녹취록과 근거자료를 검찰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 대표와 함께 고소인으로 참여한 B업체 대표는 “이렇게 명확한 증거가 있는데 해명이나 반박은커녕 ‘협박’을 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며 “사법기관에서 올바르게 판단해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경기진흥원의 맞고소에 대해 탈락업체 대표들은 추가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본지에 전해왔다. 그러면서 이들은 경기도청 특정 공무원도 전처리업체 선정과정에 깊이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법인 대표는 “해당 공무원과 통화하고 만났을 때 특정 업체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일부러 배제시키려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며 “증빙 자료를 모아 5월 중으로 추가 고소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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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2020-06-01 22:53:34
허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