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칠 발효액 첨가, ‘아삭한 김치’ 먹는 비결
황칠 발효액 첨가, ‘아삭한 김치’ 먹는 비결
  • 유태선 기자
  • 승인 2020.05.27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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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칠 발효액 칼슘으로 경도 증가… 아삭한 식감 유지
연구자, “김치와 황칠산업 발전에 긍정적 영향 미칠 것”

- 연구자 노희경 교수  동신대학교 식품영양학과 -

[대한급식신문=유태선 기자] 우리나라의 전통 발효식품인 김치는 식이섬유, 비타민, 무기질 등을 풍부하게 함유해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예방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배추김치는 숙성 중 배추 조직이 연화돼 물러지거나 산도가 감소해 신맛이 강해지는 등 적정 맛 유지 기간이 짧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연구자는 품질·기능성·저장성을 향상시킨 배추김치 개발을 위해 ‘황칠 발효액’의 첨가가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연구 결과 황칠 발효액을 첨가한 배추김치는 가장 맛있는 기간인 ‘적숙기’가 대조군 대비 2주 더 유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황칠은 우리나라 서남해안과 섬 지방에 자생하는 두릅나무과의 난대성 상록 활엽수로, 아라킨산, 팔미트산, 아르기닌 등을 함유해 혈중 지질 및 당뇨병 개선, 항 혈전 및 신장 손상 보호, 면역 활성 증진 등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유의 맛과 향으로 인해 식품산업에서 활용도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연구에는 황칠이 가진 고유의 맛과 향을 제거하기 위해 발효액을 제조해 여과한 후 원료로 사용했다.

황칠 발효액을 만들기 위해 전남 완도군에서 채취한 황칠 잎과 줄기의 이물질을 제거한 후 세절해 준비했다. 이어 동일 중량의 설탕을 혼합한 다음 8배 중량의 물을 첨가하고 밀봉해 3개월간 30°C의 암소에서 숙성시켜 여과시킨 후 4°C에 보관했다.

그리고 연구자는 황칠 발효액 0%, 2.5%, 5%, 10%를 첨가한 배추김치(실험군)를 제조해 4°C에서 49일 동안 저장하면서 일반 배추(대조군)와 맛을 결정하는 요인의 변화를 살펴봤다.

배추김치의 맛을 결정하는 요인에는 pH, 산도, 환원당 수, 미생물 수, 경도(아삭함) 등이 있다.

먼저 pH와 산도는 김치의 신맛을 나타내는 지표로, 실험군의 적숙기 적정 농도(4.2~4.4, 0.6~0.8%)는 대조군 대비 약 2주일 더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원당은 젖산발효의 결과물로, 단맛과 신맛에 영향을 미치는데 발효가 진행되면서 그 양이 감소했다. 저장 7일 차까지는 실험군과 대조군 모두 환원당이 급격하게 감소했으나 이후 적숙기에는 대조군 대비 변화가 적었다. 이는 초기 발효가 촉진된 이후 실험군의 품질 유지 기한이 연장된 것으로 판단된다.

미생물 수도 환원당과 같은 경향을 보였다. 실험군의 초기 미생물은 낮은 생육 활성을 보였으나 적숙기에는 높은 활성 이후 다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 초기 발효가 촉진된 이후 품질유지 기한이 연장된 것으로 분석된다.

경도는 대조군 대비 실험군에 두드러진 차이가 있었다. 배추의 펙틴이라는 성분은 칼슘과 결합해 경도를 증가시키고, 양념이 조직에 스며들지 못하게 하는데 황칠 발효액에 함유된 칼슘(6320mg/100g)으로 인해 실험군의 경도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실험군은 적숙기 이후에도 쉽게 무르지 않고 아삭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연구를 종합한 결과, 실험군은 대조군에 비해 적숙기가 연장돼 전반적인 품질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는 논문에서 “황칠 발효액을 첨가한 배추김치는 적숙기가 연장돼 저장성이 우수해졌다”며 “건강 기능성뿐만 아니라 상품 김치로의 가능성도 확인돼 김치 및 황칠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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