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이야기] 생선회
[한식이야기] 생선회
  • 한식진흥원, 한국외식정보(주)
  • 승인 2020.06.0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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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들꼬들 씹히는 활어회가 인기
생선회
생선회

생선회는 칼로 생선의 가시와 껍질을 잘 발라낸 다음 살만 작게 썰어서 장을 찍어 먹는 음식이다. 흔히 일제시대를 통해 전래된 일본 전통식품으로 잘못 알려져 있으나,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생선회를 무척이나 즐겨왔다. 옛 조리서를 살펴보면 웅어, 민어, 해삼, 조개, 대합, 굴 등을 회로 먹었던 기록이 남아 있다. 상하기 쉬운 여름철에는 회를 담은 접시를 얼음 위에 놓고 먹기도 한다.
 

■ 활어회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숙성된 선어회를 좋아하는 일본 
요즘은 초고추장을 회에 곁들이지만, 고추가 보급된 1600년대 이전에는 겨자장에 회를 찍어 먹었다. 

생선회는 흰 살 생선회와 붉은 살 생선회로 나뉜다. 넙치나 우럭, 돔, 농어 같은 흰 살 생선회가 방어, 참치, 고등어 등과 같은 붉은 살 생선보다 육질이 단단해 씹는 맛이 좋으므로 고급 횟감으로 취급된다. 일본인이 즐겨 먹는 회는 숙성된 회다. 횟감을 일정 시간 이상 숙성시켰다가 먹는 것이다. 그에 비해 꼬들꼬들 씹히는 맛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신선한 활어회를 좋아한다.
 

■ 막회와 세꼬시, 그리고 과메기
뭉툭뭉툭 썬 회를 막장에 찍어 먹거나 잘게 썬 채소 위에 회를 놓고 막장을 넣어 비벼 먹는 것이 막회다. 어린 시절을 바닷가에서 지낸 사람들은 포를 뜨듯이 가지런하게 썰어낸 생선회보다는 막회가 훨씬 더 입에 맞는다는 말을 많이 한다. 바다에서 잡자마자 바로 썰어 먹었던 신선함을 못잊는 것이다.

외국인은 기겁을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엇보다 좋아하는 회 중의 하나가 산낙지회다. 

그 중에서도 발이 가늘고 몸통이 작은 어린낙지를 세발낙지라고 하는데, 한손으로 대가리를 잡고 엄지와 검지로 낙지 다리를 죽죽 훑어가며 먹는 맛을 최고로 친다.

작은 고기를 뼈째 썰어낸 세꼬시 역시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회다. 예전에는 부산의 고래고기회나 포항지방의 과메기회가 애주가들의 안주로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과메기는 예전에 청어를 썼지만 요즘은 청어가 드물어 꽁치로 대신한다. 꽁치를 바닷바람에 꾸덕꾸덕하게 말려서 썰고, 실파와 생미역을 얹어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비릿하지만 바다향 가득한 독특한 맛이 난다. 
 

■ 조상들의 생선회 사랑
‘증보산림경제’와 ‘동치회방’에서는 생선회에 관해 적기를 ‘민어의 껍질을 벗기고 고기의 회를 가늘게 썰어 접시에 담아 간장·겨자와 함께 먹는다’고 했다.

조선 선조시대 이순신 장군을 테마로 쓴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에는 조선시대 수병들이 생선을 된장에 찍어 날로 먹는 장면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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