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재개한 학교급식, 코로나 사각지대는?
본격 재개한 학교급식, 코로나 사각지대는?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6.07 1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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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그린푸드 감염, 공급업체 방역관리 필요성 시사
유일하게 공급업체 지침 마련한 서울교육청, 실효성은 ‘글세’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본격적인 등교 개학이 이뤄지면서 학교급식도 재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집단감염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는 급식 운영에 사각지대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재차 강조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고교 3학년의 등교 시작으로 오는 10일에는 순차 등교 중 마지막 차수인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6학년도 등교할 예정이다. 하지만 수도권과 경북 구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면서 등교수업을 일괄적으로 늦추기도 했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전국에서 등교하지 않는 학교는 유치원을 포함해 500여 곳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학교 등교 개학과 함께 급식 재개도 본격화됐다.

학교급식, 사실상 ‘전면 재개’

교육 당국의 급식 운영에 대한 공식 통계는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이하 eaT)의 식재료 공급계약 규모가 5월에만 3천억 원을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면 재개’라고 보여진다.

통상 1년에 2조7천억 원의 계약 규모를 기록하는 eaT에서는 방학을 제외한 9개월 동안 계약이 이뤄진다. 따라서 평균 한 달 계약 규모는 3천억 원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5월에 기록한 3천억 원은 고교 3학년 등교 개학이 확정된 5월 10일 이후부터 이뤄진 계약 규모여서 사실상 한 달 평균 금액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eaT 관계자는 “계약 규모는 물론 민원량과 외부업체 확인요청, 업체 클레임 등 모든 업무가 개학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과거 개학과 다른 급식 재개와 함께 학교급식 종사자들은 ‘방역관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급식실 종사자뿐만 아니라 모든 학교 구성원들이 급식지도에 나서 배식 대기줄의 거리 유지와 한 줄 앉기, 불필요한 잡담 금지 등을 지도하며, 급식시간 전후 영양(교)사들과 조리 종사자들은 급식실 내에 설치한 칸막이 소독과 손잡이 등 학생들의 손이 닿을 가능성이 있는 모든 공간을 직접 소독하고 있다.

이 같은 철저한 방역관리에도 불구하고 일선 급식 관계자들은 ‘방역의 사각지대’가 식재료 공급업체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식재료 공급업체, ‘여전한 사각지대’

식재료 공급업체는 외부인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는 학교에 ‘매일 지속적으로 반드시 출입해야만 하는’ 외부인 중 하나다. 방과 후 강사처럼 정기 방문하는 외부인도 있지만, 이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학교의 관리에 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식재료 업체는 모두 민간업체로 방역관리의 책임을 학교에 지울 수 없는 대상 중 하나다.

이런 우려가 현실화된 사례는 지난달 갑작스럽게 터진 대형 위탁급식업체 현대그린푸드의 경인센터 감염이다.

본지 확인 결과, 지난달 28일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현대그린푸드 경인물류센터의 임시직 근무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근무자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쿠팡물류센터에서 근무하다 일감을 찾아 현대그린푸드 경인센터에 온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자 발생에 따라 현대그린푸드 경인물류센터는 즉시 폐쇄됐고, 600여 명의 근무자 전원이 항체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다수의 급식소는 식재료 공급 문제로 급식이 중단되는 등 곤란을 겪어야 했다.

매일 오는 공급업체, 관리돼야

문제는 이와 비슷한 사례가 학교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그린푸드가 관리할 수 없었던 근무자가 경인물류센터에 진입한 것처럼 학교도 관리영역 밖에 있는 식재료 배송 담당자가 매일 학교를 방문하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는 것. 심지어 최근 코로나로 곤혹을 치른 쿠팡물류센터는 확진자 물품과 옷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된 바 있어 이 같은 우려는 더욱 커진다.

게다가 식재료 공급업체의 특성은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eaT 입찰에 참여하는 공급업체 중 절대다수는 낙찰받은 모든 학교에 직접 배송할 수 있는 배송기사와 차량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입찰 성사 여부’라는 특수성 때문으로, 낙찰 업체들은 학교와의 공급계약이 예상보다 많으면 영업용 차량, 이른바 ‘지입차량’과 별도계약을 맺고 학교에 배송을 맡기게 된다. 즉 실제 학교를 방문하는 배송기사가 정직원이 아닌, 지입차량과 기사들일 수밖에 없어 방역관리 대상에 이들까지 확대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행히 eaT가 지난해부터 시행한 ‘배송차량 등록제’는 방역관리에 일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eaT가 업체들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불성실업체를 근절한다는 취지로 시행한 배송차량 등록제는 한 학교에 한 대의 차량을 등록해 해당 차량만 학교에 출입시키도록 한 제도다. 따라서 학교와 업체는 방역관리 대상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eaT 관계자는 “eaT에 등록하고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가 전국적으로 약 4800여 개”라며 “eaT가 업체들을 직접 관리할 수 없는 위치여서 각 교육청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그나마 앞서가는 서울시교육청

일단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 이하 서울교육청)이 식재료 공급업체 방역관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교육청 산하 서울학교보건진흥원(원장 박상근, 이하 진흥원)은 지난달 말 eaT의 협조요청을 받아들여 유일하게 ‘식재료 납품관리 지침’을 만들어 공지했다.

이 지침을 통해 개학 대비 배송차량과 식재료 보관창고, 작업장 등의 소독을 강화하고, 자체 유증상자 모니터링을 실시해 발열, 호흡기 등 의심증상자는 배송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식재료 운반, 취급, 납품과정에서 반드시 위생복과 마스크, 소독된 위생장갑을 착용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자체 점검표도 작성해 공지했다. 자체점검 내용은 해외 방문이력과 최근 1개월 내 코로나19 발생 장소 방문 여부 등의 질문으로 구성됐다.

이번 진흥원의 조치는 식재료 공급업체에 대한 지침이 전무한 와중에 제시된 것이라 그나마 의미가 있지만, 실제로는 개별 업체에 직접 지침 전달이 어려워 eaT의 협조로 시스템 내 팝업창을 통해 공지한 것이 전부다. 이런 가운데 일선 급식 관계자들은 보다 구체적이며 현실적인 지침의 필요성과 함께 의심환자 발생 시 대비책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서울 A중학교 영양사는 “대기업인 현대그린푸드는 확진자가 발생하자마자 해당 센터를 긴급폐쇄하고, 전원 항체검사와 동시에 식재료 공급 안정을 위해 신속히 대처했지만, 현재 학교급식에 공급하는 업체는 영세해 이 같은 대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공급업체의 확진자 발생으로 학생들의 급식이 중단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번 코로나 사태뿐만이 아닌 향후를 대비해 보다 체계적인 방법과 지침이 강구돼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급식 관계자는 “그동안 중단됐던 급식이 본격 재개되면서 팝업창에 띄운 공지가 입찰준비에 바쁜 업체에게 제대로 전달됐을지 의문”이라며 “업체 대상 설명회 등을 통한 보다 체계적인 전달이 필요하며 동시에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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