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학교급식 ‘허브’ 누가 맡을까
경기도 학교급식 ‘허브’ 누가 맡을까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6.2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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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7월 경기친환경유통센터 위탁운영자 모집공고 예정
선정 가능성 높은 경기진흥원, “사전 이야기할 수 없는 내용”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각종 논란과 부실운영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재)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원장 강위원, 이하 경기진흥원)이 경기도 친환경농산물의 ‘허브’ 역할을 하는 경기도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이하 유통센터) 운영권을 맡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344회 제1차 농정해양위원회 정례회에서는 그동안 제기됐던 경기진흥원의 일부 문제에 대해 해당 상임위 의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당시 정례회에서는 최근 전처리업체 선정과정에서 빚어진 문제로 급식전략본부장과 산지지원부장이 각각 ‘정직 3개월’과 ‘해임’이라는 중징계받은 사실과 함께 관리부실로 15억 원가량의 급식용 식재료가 폐기된 것에 대한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문제의 중심에 있는 경기진흥원이 유통센터의 운영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단 경기도(도지사 이재명)는 오는 7월 중순경 유통센터 위탁운영자 선정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기도 친환경급식지원센터 담당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현재 7월 중 공모를 목표로 입찰공모 발표를 준비 중”이라며 “공고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결재 중이어서 선정기준과 일정 등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10월 개장한 유통센터는 경기도가 국고와 도비 480억 원을 투자해 경기 광주시 곤지암에 설립한 친환경농산물 전용 유통시설로, 집배송장과 선별포장장, 저온저장고, 냉동창고, 택배실, 식품안전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유통센터는 실질적인 경기도 학교급식 공급망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도내 출하회 등을 통해 생산된 농산물이 이곳의 안전성 검사 등을 거쳐 일선 학교로 배송되며, 경기도 밖에서 들여온 식재료 또한 유통센터를 거쳐 학교로 납품된다.

경기도는 2012년부터 농협중앙회를 위탁운영 주체로 선정해 운영을 맡겨왔다. 경기도가 그해 제정한 ‘경기도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 관리 및 운영 조례(이하 조례)’에 따르면, 위탁운영 기간은 3년이며, 개장 후 최초 위탁 시에는 5년간 운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농협은 최초 위탁 5년과 재위탁 3년을 합해 8년간 운영해왔다.

하지만 경기도 위탁운영에 관한 또 다른 조례에는 2회 이상의 위탁 연장은 불가하다는 해석도 있어 이미 지난 4월 농협 측에 재위탁 불가 의사를 전달하고, 위탁운영자 선정작업에 들어선 것으로 확인된다.

농협의 위탁 기간이 올해 10월 31일까지이고, 위탁운영자 선정 후 인수인계에만 최소 두 달가량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8월 말까지는 선정작업이 끝나야 한다. 여기에 모집공고는 반드시 3주간의 기간을 두도록 법으로 명시되어 있어 시일이 촉박한 편이다.

이번 위탁공모가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경기진흥원이 위탁운영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조례에 따르면, 유통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자격은 (1)농협·임협·수협, (2)소비자생활협동조합 또는 연합회, (3)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4) (1) 혹은 (2) 또는 국가와 지자체가 출자해 설립한 공동출자법인, (5) 농산물 유통을 목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법인으로 명시돼 있다.

먼저 임협과 수협은 취급품목이 극소량이거나 없는 관계로 위탁운영자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이미 경기도에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경기진흥원이 있는데다 본연의 업무가 아닌 이 같은 사업에 참여한 전례가 없다. aT 관계자는 “참여할 수도 없고, 참여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잘라 말했다.

국가 및 지자체 공동출자법인이나 공기업 중 ‘친환경 전문 공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양평공사도 거론되기는 하지만, 재정 여력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참여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평공사 관계자는 “공모 예정은 알고 있지만, 아직 확답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후보군은 경기진흥원과 한살림·아이쿱생협과 같은 소비자생활협동조합들만 남는다. 이 조합들과 경기진흥원이 경쟁한다면 규모와 기존 이력 등에서 경기진흥원이 좋은 점수를 받을 것은 자명하다.

경기진흥원 내부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현재 경기도 급식 현황을 보면 경기진흥원과 농협을 제외하고 유통센터 운영을 맡을만한 기관·단체가 마땅치 않다”며 “이런 가운데 경기진흥원은 전처리업체 선정과정에서 불거진 무능한 행정 능력 등으로 비판을 받는 터라 유통센터 운영을 맡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일단 재위탁 불가 통보를 받은 농협 측은 공고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농협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공고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진흥원은 아직 모집공고 참여 여부에 대해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경기진흥원 관계자는 “공모에 참여 여부는 사전에 이야기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외부의 평가에 대해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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