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급식신문=유태선 기자] 식품 제조 설비, 도구 및 기구 등 식품이 접촉하는 표면의 위해 미생물 제어를 위해 안전성이 검증된 식품첨가물을 이용한 ‘항균복합조성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원장 박동준, 이하 한식연)은 3일 기존 화학적 살균소독제를 대체할 수 있는 항균복합조성물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살균소독제는 식품 제조시 관련 기구의 표면을 살균, 소독하기 위해 사용한다. 현재 식품제조업체에서는 차아염소산수, 차아염소산나트륨, 오존수 등 화학적 살균소독제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차아염소산나트륨은 살균력이 강력하고 사용하기가 간편하며 가격이 저렴하다. 하지만 과다사용시 잔존 염소에 의한 안구 및 피부를 자극하고 발암우려물질을 발생시키거나 신체에 위험한 알레르기 반응과 출혈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식연이 이번에 개발된 항균복합조성물은 로즈메리 및 녹차 추출물, 구연산, 폴리리신 등 미국 FDA의 안전원료인증물질(GRAS, Generally Recognized As Safe)로 규정한 화합물을 혼합한 것으로 인체에 무해하다.
개발된 항균복합조성물은 식품제조업체의 설비/기구(스테인리스 스틸·폴리프로필렌 소재)와 가정용 도마·칼·바구니 등에 사용할 수 있으며 침지하거나 뿌리는 형태로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처리 시에 약 12시간까지 항균 활성이 유지되어 효과적인 미생물 제어가 가능하다.
식중독 유발 미생물 5종인 ▲황색 포도상구균 ▲대장균 ▲바실러스 세레우스 ▲살모넬라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 등을 대상으로 효과를 실험한 결과 조성물에 포함된 각 물질을 단독사용했을 때 보다 복합조성물이 10배 이상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균복합조성물의 최소억제농도는 각 물질이 단독으로 사용할 때보다 10배 이상 낮았다. 항균복합조성물을 0.25% 희석한 용액에 상기 미생물을 5분간 침지(담금)한 결과 99.999%이상 사멸한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식중독균 중 대표적인 포자 형성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이번에 개발된 항균복합조성물로 처리 후 약 2시간이내에 99.999%가 사멸했다.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차아염소산나트륨 200ppm 농도(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기준 적정농도)로 처리한 뒤에도 도마 표면에서 최대 24시간 생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식연은 항균소재 개발 및 제조 전문 기업 ㈜다인소재와 공동 연구을 통해 항균복합조성물을 개발했으며 이를 식품제조업체에 활용하기 위한 ‘식기류나 도마, 칼 등의 조리 기구에 대한 품목별 세척․소독 작업 매뉴얼’도 제작했다.
향후 연구팀은 이를 이용한 국내 신선 농산물의 환경 친화적 세척 및 살균 시스템 적용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검증함과 동시에 국내 식품제조업체가 적극적으로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형화할 계획이다.
한식연 김영찬 산업지원연구본부장은 “식품첨가물로 구성된 항균복합조성물이 식품 조리 및 생산현장에서 살균소독제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면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위생적인 식품을 제공할 수 있다”며 “기존 고농도염소 사용 및 잔류염소에 따른 2차적 위해 요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안전한 농식품의 제공 및 소비 체계 구축으로 식중독 발생에 따른 사회적 비용 경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