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재탕’ 조리사 위생교육, 비판 거세
‘매번 재탕’ 조리사 위생교육, 비판 거세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7.06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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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사 위생교육, 조리사중앙회 ‘돈벌이’였나
강사로 참여한 교수, “지난 교육교재 재사용 사례도” 폭로
불투명한 교육비 ‘심각’... 집합교육도 없는데 중식비는 챙겨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집단급식소에서 근무하는 조리사들이 반드시 받아야 하는 법정교육인 ‘위생교육’이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위생법’ 제56조와 동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조리사면허’를 소지한 자는 2년에 6시간씩 위생교육을 필히 받아야 한다. 위생교육은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 이하 식약처)가 관할하고 있으며, 교육주관기관 또한 식약처가 각 산업·직군별로 관련 협회·단체(이하 협단체)를 지정해 위탁하고 있다.

현재 위생교육을 주관하는 곳은 한국식품산업협회와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외식산업협회 등 모두 12개 협단체다. 이 중 한국식품산업협회 등 10개 협단체는 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위생교육을 맡고 있고, 집단급식소에서 근무하는 조리사는 (사)한국조리사협회중앙회(회장 김정학, 이하 조리사중앙회)가 위생교육을 맡는다. 이런 가운데 위생교육에 대한 현직 조리사들의 비판이 거세다. 지난 6년간 위생교육에 참석했다는 충청지역의 한 조리사는 “교육내용을 매번 재탕하는 것도 모자라 교육비를 어떻게 산정하고 사용하는지 물어도 묵살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온라인교육임에도 교육비가 집합교육과 동일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다양한 문제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는 조리사 대상 위생교육은 지난 2013년부터 진행되어 왔다. 이 같은 조리사 대상 위생교육은 ‘법정교육’으로, 불참할 경우 5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모든 조리사들은 반드시 받아야 한다.

조리사중앙회는 짝수해에 진행하는 정기위생교육과 식약처장이 필요에 따라 교육을 명할 수 있는 3시간의 특별위생교육을 함께 주관하고 있다.

당초 위생교육 업무는 보건복지부 소관 업무였으나 2013년 식약처가 기존 ‘청’에서 ‘처’로 승격되면서 해당 업무를 전담하게 됐다. 식약처로 업무가 이관된 이후 조리사중앙회는 2014년과 2016년, 2018년에는 정기위생교육을, 홀수해인 2017년과 2019년에는 식약처장의 명에 의한 특별위생교육을 진행해 실질적으로 매년 위생교육을 주관했다.

특히 올해는 정기위생교육이 진행되는 시기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집합교육 대신 모두 온라인교육으로만 위생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제일 먼저 지적되고 있는 문제는 교육내용의 부실이다. 지난 2018년 진행된 위생교육을 받았다는 경북지역 A조리사는 “집합교육에서 나온 교육내용이 2년 전에 들었던 내용과 전혀 다르지 않아 허탈했다”며 “대체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조리사 한 명이 자리를 비우면 나머지 급식실 종사자들이 힘들 수밖에 없어 무척 미안했는데 교육조차 부실하기 짝이 없어 더 화가 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6년도 조리사 위생교육에 강사로 참석했던 지방의 한 대학교수는 “교육 전에 교육교재에 게재하도록 발표내용을 PPT 자료로 조리사중앙회에 보냈는데 강의를 위해 교육장에 도착해보니 PPT는커녕 지난번 실시했던 교육교재를 조리사들에게 배포해 크게 물의를 빚은 적이 있었다”며 “당시 교육을 주관한 조리사중앙회에 항의하니 ‘지난 교육교재가 남아서 사용한 것’이라는 해명을 듣고 거세게 항의했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후 조리사중앙회 측의 어떠한 강의 요청도 거절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충북지역 B조리사도 “강사는 관련 학계와 전문가, 소비자단체, 관계 공무원 등 식품 관련 전문가로 구성해야 함에도 조리사들은 강사가 누군지조차 알 수 없었다”며 “2시간의 교육을 1명의 강사가 맡는 것도 모자라 아르바이트생이 법령 읽어주는 것으로 대체한 적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교육내용에 대한 비판은 올해 더욱 심하게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해 집합교육이 모두 취소돼 전면 온라인교육으로 대체됐는데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한 노력조차 없다는 지적이다.
온라인교육의 특성상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통상 동영상 중간마다 반드시 클릭해야 하는 버튼을 넣거나 영상 중간에 질문을 넣곤 한다. 하지만 조리사 위생교육은 이런 교육 집중도를 위한 장치가 전혀 없다.

즉 최초 본인 인증만 하면 3시간 동안 동영강 강의를 실행시켜놓고 강의를 듣지 않아도 수료증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일반적인 동영상 강의는 교육 후 간단한 시험을 통해 교육 성과를 측정하고, 복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는데 조리사 위생교육은 이마저도 없다.

충북지역 B조리사는 “동영상 강의 사이트가 제대로 열리지 않아 수강 자체가 원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동영상 시청 도중에 접속 불가 현상이 일어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등 교육품질 관리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처럼 문제가 산재한 조리사 위생교육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불투명한 교육비 산정과 처리라고 조리사들은 입을 모은다. 교육비는 법령상 조리사중앙회가 교육에 꼭 필요한 ‘실비 수준’으로 예산을 산정해 식약처장에 보고한 후 승인을 받아 결정된다. 조리사중앙회가 산정한 교육비는 이번 정기위생교육의 경우 3만5000원이며, 지난해인 2019년 특별위생교육은 1만2000원으로 책정했다.

정기위생교육은 집합교육 6시간 또는 온라인교육 6시간 중 교육자가 한 가지를 선택해 받을 수 있는데 두 방식의 교육비는 동일하다. 상식적으로 강사료, 교육장소 임차료 및 운영비 등이 소요되는 집합교육에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음에도 교육비는 집합교육과 온라인교육이 똑같다는 것.

게다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두 온라인교육으로 진행되는데 교육비 3만5000원에 포함된 중식비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도 없는 상태다. 조리사중앙회 집합교육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진행돼 교육비 3만5000원에는 중식비가 포함되어 있다.

교육비 사용은 식약처 지침에도 명확히 나타난다. 지침에 따르면, “교육 실시에 따른 수강료 등 수입금은 교육 목적 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교육비를 전용해 조리사중앙회 운영비 등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뜻으로, 이번 위생교육은 집합교육 자체가 없기 때문에 중식비는 불용예산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서울지역 한 조리사는 “교육비를 산정할 당시는 코로나19 확산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당초 계획에 따라 3만5000원으로 산정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며 “집합교육이 없는 이상 불용 교육비는 조리사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조리사중앙회 측은 의혹 제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조리사중앙회 고위 관계자는 “동영상 강의는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서 조리사들이 교육을 받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개선을 했고, 또 개선을 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그동안 집합교육 대신 온라인교육에 대한 호응도가 높아 예산에서 중식비는 편성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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