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식재료 폐기로 날린 혈세 무려 ‘15억여 원’
경기도에서 식재료 폐기로 날린 혈세 무려 ‘15억여 원’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7.05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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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의 식재료 관리부실… 결국 ‘혈세 증발’로
경기도의회에 보고한 경기진흥원, ‘원인은 코로나’ 옹색한 변명만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재)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원장 강위원, 이하 경기진흥원)이 수매해 보관하던 친환경 식재료가 대거 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밝혀진 규모만 15억5500만 원에 달한다.

현재 이 사안에 대해 경기도가 감사를 나선 상태며, 감사 결과에 따라 폐기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도 있어 비판 수위가 높다.

특히 이번 문제는 코로나19로 국가 경제 전반이 위기인 상황에서 적지 않은 혈세를 고스란히 날린 것이라 경기도의회에서도 문제로 인식하고 있어 향후 처분에 관심이 쏠린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경기진흥원 친환경 식재료의 폐기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가 된 식재료는 급식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감자와 양파로, 지난해 경기진흥원은 2496톤의 감자와 2417톤의 양파를 수매해 저장·보관해왔다. 이 중 상당수의 식재료가 폐기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달 10일 열린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에서 소영환 의원(오른쪽)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강위원 원장(왼쪽)의 모습.
달 10일 열린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에서 소영환 의원(오른쪽)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강위원 원장(왼쪽)의 모습.

경기진흥원 강위원 원장도 이 같은 사실을 공식 석상에서 인정했다. 강 원장은 지난달 10일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면서 식재료 폐기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강 원장은 “5월 중순 날짜로 저장된 전체 원물 중 감자·양파의 가격이 25억 원 규모였는데 그동안 이 중 드라이브 스루 등을 포함해서 약 10억 원 정도는 판매했고, 현재 감자·양파 원물 손실률이 약 15억 5500만 원 정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원장은 “원물 훼손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외부의 오해를 풀기 위해 (경기도에)감사를 자발적으로 요청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강 원장의 발언대로라면 경기진흥원은 지난해 수매한 감자와 양파 중 15억5500만 원어치를 폐기했다는 것으로, 이 식재료 구매에 사용된 자금은 모두 ‘국민의 혈세’인 세금이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수매한 식재료

급식용 농산물은 경기진흥원이 각 농가 및 지역 출하회와 계약재배 형태로 수매하며, 생산 시기를 앞두고 경기도내 농산물은 전량 수매한다. 하지만 이처럼 수매한 농산물을 모두 급식용으로 쓰이지는 않는다. 농산물을 (급식)‘규격품’, (급식)‘비규격품’으로 구분하여 급식용으로 쓰이는 농산물은 일정 크기 이상만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특정 품목의 농산물을 전량 수매했을 때 규격품의 비중은 평균 60%가량이다. 나머지 40%는 비규격품이어서 급식에서 사용되지 못하고 다른 방법으로 판매해야 한다. 게다가 이러한 농산물은 생물이기 때문에 ‘냉동저장’ 대신 ‘저온저장’만 가능해 시간이 지날수록 폐기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실정.

현재 경기진흥원이 직접 친환경 식재료를 맡기 이전 공모를 통해 선정돼 공급대행업무를 맡았던 ‘신선미세상’과 ‘경기친환경공동조합사업법인’은 반드시 발생하는 비규격용 농산물을 처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었다.

폐기되는 식재료가 발생하면 모두 공급대행업체의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헐값이라도 공매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손실은 직접 떠안았다.

감자·양파 버려진 원인은 코로나?

경기진흥원이 본지 요청에 의해 공개한 지난해 급식용 친환경농산물 수매 현황을 보면, 가장 많이 수매된 품목은 감자와 양파였다.

감자는 총 2496톤(규격품 1044톤/비규격품 1452톤)이고, 양파는 2417톤(규격품 2196톤/비규격품 221톤)이었다. 이 같은 감자는 사용기한이 수매 후 이듬해 4월까지며, 양파는 5월까지다.

유통 전문가들에 따르면, 계약재배 수매 시점은 평균 6월부터 7월까지로, 사용기한에 약 1년의 시간이 있지만 통상 3월부터 부패하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손실율은 이미 올해 초부터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경기진흥원은 지난해 7월부터 수매한 비규격용 농산물을 처리하지 않고 부패할 때까지 방치하다 결국 폐기해버린 셈이다.
경기도내의 한 급식 관계자는 “15억5500만 원의 혈세를 고스란히 날린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경기진흥원의 행태를 볼 때 또다시 반복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하지만 경기진흥원은 코로나19가 원인이라는 옹색한 변명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10일 경기도의회에서 강 원장은 “항상 공매처분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친환경급식꾸러미’를 중앙부처에서 시행하면서 그 감자를 헐값에 팔 수가 없었다”며 “이 감자를 꾸러미에 넣을 요량으로 보관하다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 대해 경기도의 또 다른 급식 관계자는 “경기진흥원이 급식을 직영하고 있는데 식재료 손실이 곧 혈세 낭비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변명할 것인가”라며 “저온저장고에서 썩어가는 농산물을 6개월 이상 아무 신경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허공에 증발된 혈세, 책임은 누가 ?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막대한 혈세가 증발됐는데 책임소재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강 원장은 지난달 10일 경기도의회에서 성수석·소영환 의원의 간부급 임직원(황영묵 전 본부장·최영수 전 산지지원부장) 해임 및 퇴사와 관련한 질의에 “감자·양파 건으로 사표를 내거나 징계 처분받은 일은 없다”고 말했다.

경기진흥원의 업무상 원칙적으로 농산물 수매는 모두 산지지원부의 소관이다.

지난해 수매 농산물 계약부터 입고, 저장은 모두 최영수 전 부장 재직 시절 이뤄진 업무다. 또한 지난 5월 말까지 최 전 부장이 산지지원부에 근무했기 때문에 농산물 폐기에도 직접 관여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 원장은 이와 관련해서 최 전 부장은 책임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해준 것이다.

현재 경기진흥원 측은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구체적으로 폐기된 식재료의 양과 가격, 책임소재 등을 묻는 본지 질문에 경기진흥원 경영기획부 관계자는 “현재 감자·양파와 관련해서는 감사 중인 사안이라 이야기하기가 어렵다”고 밝혀왔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도내 한 급식 관계자는 “경기진흥원의 관리부실과 전문성 부족, 특유의 복지부동 자세가 종합적으로 작용해 이번 식재료 폐기 사태가 벌어졌다”며 “경기도가 됐던 경기도의회가 됐던 반드시 이번 문제에 대해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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