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에 교직원 포함? 또 다른 학교급식 몰이해
학교급식에 교직원 포함? 또 다른 학교급식 몰이해
  • 유태선 기자
  • 승인 2020.07.16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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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정 국회의원, ‘학교급식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발의
학교급식 대상에 교직원도… “학교급식법 취지 벗어난 발상”

[대한급식신문=유태선 기자] 학교급식 대상을 교직원과 긴급돌봄 학생까지 확대하자는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번 개정안의 배경은 긴급돌봄 등이 이뤄지더라도 학생들에게는 정상적인 급식이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지만, 자칫 교직원을 위한 급식이 될 수 있어 학교급식법에 반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학교급식 현장 관계자들은 긴급돌봄의 경우 지역과 학교별로 인원과 상황이 모두 달라 현행대로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급식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강민정 국회의원(열린민주당)은 지난 1일 12명의 의원들과 함께 학교급식 대상자를 ‘학생’에서 ‘학생과 교직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학교급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학교급식 대상을 기존 ‘학급에 재학하는 학생’에서 ‘초·중등교육법’ 제23조에 따른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학생과 그 운영에 참여하는 사람’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즉 온라인수업을 포함한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교직원과 긴급돌봄 형태로 학교에 맡겨지는 학생들에게 모두 학교급식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학교급식법 취지에 어긋날 수도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긴급돌봄 학생들과 교직원이 인근 식당이나 도시락 배달 등을 이용하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급식을 제공받을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급식 관계자들은 급식 대상 확대가 학교급식법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 자칫 성인인 교직원의 영양과 기호도를 반영한 급식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상 교직원이 급식 대상으로 명확해지면 교직원 본인들의 기호 등을 고려한 식단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것.

이는 학교급식법 제1조 ‘학교급식은 학생의 건전한 심신의 발달과 국민 식생활 개선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취지에 부합하지 않아 자칫 교직원을 위한 급식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영양교사는 “식단에 어른들이 먹을 것은 하나도 없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교직원들도 있다”며 “일단 법상에 교직원이 급식 대상으로 확대되면 교직원들의 요구 또한 거스를 수 없어 ‘교직원을 위한 급식’이 될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강 의원실 관계자는 “학교급식 필수환경 조건에는 ‘교사’가 포함되고, 학교급식을 ‘학생’만 한정한다면 학생 요구에 따라 입에 단 것 등 급식 편향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녹색 야채류가 식단에 편성되는 것은 그나마 교사들이 학생과 식사를 하고 있기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원 적은 교직원, 예산도 ‘문제’

이번 개정안으로 급식 대상이 확대되면 예산에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코로나19 상황과 같은 온라인 개학 시 긴급돌봄을 실시하지 않는 중·고교의 경우 출근하는 교직원만을 위한 급식이 제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학교급식은 다수의 학생들, 즉 식수인원이 보장돼 급식비 중 식재료비를 제외한 전기·가스·수도 등의 운영비와 인건비 비중은 낮게 책정되어 있다. 이 때문에 교직원들은 일반 식당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친환경·유기농 식재료가 포함된 급식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수십 명에 불과한 교직원을 위한 급식이 운영되면 결국 양질의 급식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부족한 운영비와 인건비 충당을 위해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무상급식비 일부가 어느 순간 사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더해진다.

경남의 한 고등학교 영양교사는 “학생 식단을 일반적인 성인기준에 맞춰 책정하면 8천 원에서 1만 원에 달하기 때문에 현재 교직원이 부담하는 급식비는 식재료비만 해당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개학으로 학생 없는 교직원 급식이 운영되면 결국 공과금과 인건비 등은 세금으로 쓰여질 수밖에 없다”며 “평상시 제공된 교직원 급식은 학생들의 무상급식비로 인한 혜택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지적에 강 의원실 관계자는 “교직원은 ‘정액급식비’가 지급돼 예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과도한 해석”이라며 “교직원 급식만 실시하더라도 인근 학교와 협력해 공동 식단 및 식자재 구매 등의 방식을 통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학교 상황 제각각, 결정은 학교가

학교급식 현장에서는 국가 재난상황에 의한 긴급돌봄이 이뤄질 경우 지역 학교마다 학생 수와 상황이 다를 수 있어 현행법에 따라 급식시행 여부를 결정하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학교급식법 시행령 제2조(학교급식의 운영원칙)에 따르면, 학교급식 운영방식, 급식대상 등은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 또는 자문을 거쳐 학교의 장이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즉 법령상에 명시된 조항에 따라 긴급돌봄 급식 운영 시 학교에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지방의 한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별 긴급돌봄 학생 수를 조사하면 많게는 100여 명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10명도 되지 않는 곳도 있다”며 “학교별 상황에 맞게 급식 운영 여부를 학교에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현실적 방안”이라고 전했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과 같이 입법 과정에는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문제가 되는 점은 서로 지혜를 모아 해결하고, 더 나은 교육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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