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감사 요청 묵살한 ‘경기도 감사시스템’
경찰 감사 요청 묵살한 ‘경기도 감사시스템’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7.19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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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경찰의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감사 요청에 “근거 없다”
‘경찰 수사 중’ 전가보도 내세운 경기도 행정 난맥상, 책임은 누가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재)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원장 강위원, 이하 경기진흥원)이 지난해 2월 공급대행업체였던 ‘신선미세상’ 소속 직원들을 채용하면서 불거진 ‘채용 비리’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경기 수원서부경찰서(이하 수원서부서)가 수사 과정에서 확인해 경기도 감사부서에 공식 감사 요청을 하면서 밝혀졌다. 하지만 경찰로부터 감사 요청을 받고도 경기도 감사부서는 ‘경찰 수사 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감사에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 284호(2020년 3월 30일자) 참조>

경기도, 수사 종결도 모른 채 아직 ‘경찰 수사 중’?

경기진흥원은 지난해 초 공급대행업체였던 신선미세상이 비리 혐의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경기도 학교급식 식자재 공급을 직접 맡게 됐다. 그러면서 학교급식 업무의 전문성을 이어가기 위해 신선미세상 소속 직원 77명을 ‘공개채용’이라는 명목 하에 ‘고용승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채용점수가 미달한 4명의 직원이 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당시 채용에서 억울하게 탈락했다는 한 지원자가 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조사에 나섰던 권익위는 이 민원을 다시 수원서부서 지능범죄수사팀으로 이첩했고, 결국 경기진흥원의 채용절차에 문제점이 발견돼 경기도 감사 요청으로 이어졌다.

지난 1월 16일 경기도청 농식품유통과에서 감사담당관실로 보낸 공문.
지난 1월 16일 경기도청 농식품유통과에서 감사담당관실로 보낸 공문.

올해 1월 16일 경기도 농식품유통과에서 감사총괄담당관 및 조사담당관에게 발송한 공문에는 이 같은 내용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농식품유통과는 공문에서 “경기진흥원 친환경 급식 운영인력(기간제 근로자) 채용과 관련한 진정 민원에 따라 수원서부서 조사 진행 중 채용절차 등에 대한 기준 미준수 사항이 발견되어 감사를 요청한다”고 명시했다. 공문에서 지적한 감사 사항은 ▲채용접수 기간 미준수 ▲가점 적용 오류 등이었다.

이같은 공문에도 결론적으로 감사 요청은 묵살됐다. 경기도 감사총괄담당관실 공공기관감사팀 관계자는 “해당 공문을 접수받기는 했으나 근거자료도 없이 공문 한 장만 왔고, 경찰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감사를 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지난 4월 수원서부서의 수사가 종결됐는데도 2개월이 지나도록 경기도 감사담당 부서는 이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향후 감사계획도 전혀 세우고 있지 않아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형법 적용 어렵지만, 감사마저 눈 감아선 안 돼

일반적으로 채용 비리는 형법을 적용하기가 굉장히 까다로운 범죄 유형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형법상 채용 비리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금품수수 혹은 최소한의 금전적 대가가 함께 이뤄져야만 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에 있었던 강원랜드 채용 비리나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었던 채용 비리 사건도 법원은 대부분 형사적 처벌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형사적 처벌만 해당할 뿐 내부규정 위반은 명확하기 때문에 반드시 해당 기관 내부 감사 혹은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문제점을 밝혀 처분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경기진흥원의 사례도 이와 비슷하다. 수원서부서는 경기진흥원이 직접 채용을 진행하면서 해당 지원자 혹은 지원자와 관련한 금품수수 등의 증거를 찾을 수 없어 수사를 종결하고, 경기진흥원의 상급기관인 경기도에 감사 요청으로 넘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차원의 감사가 진행되지 않은 점에 대해 일각에서는 ‘직무유기’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게다가 경기진흥원의 채용접수 기간 미준수는 금품 관련만 없을 뿐, ‘의도적’이라는 의심마저 사고 있어 더욱 감사 필요성이 대두된다. 여기에 더해 또 다른 감사 사항인 가점 적용 오류는 더 심각하다. 경기진흥원은 채용 당시 ‘취업 지원 대상자’ 이외에는 가점 규정 자체가 없었고, 특히 규정을 어기면서 적용한 가점 규모는 취업 지원 대상자보다 월등히 높았다. 말 그대로 의도적으로 특정인에게 가점을 준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경기진흥원의 이번 문제는 채용 비리라기보다 ‘채용 특혜’에 가까워 보인다”며 “해당 지원자를 ‘반드시 채용’해야만 하는 경기진흥원 입장에서 해당 지원자로부터 금품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고, 그렇다면 형사 처벌 대신 규정을 어긴 것에 따라 경기도가 감사를 해야 했는데 결국 ‘눈 감아 준 꼴’이 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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