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첨가물로 만든 살균소독제 ‘인체 무해’
식품첨가물로 만든 살균소독제 ‘인체 무해’
  • 유태선 기자
  • 승인 2020.07.22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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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러스 세레우스균, 약 2시간 이내에 99.999% 사멸
가정은 물론 집단급식소에서도 살균소독제로 사용 가능

- 연구자 한국식품연구원 식품분석연구센터  구민선 책임연구원 -

[대한급식신문=유태선 기자] 식품 제조 설비와 조리도구 및 기구 등 식품이 접촉하는 표면에 ‘위해 미생물’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안전성이 검증된 ‘항균복합조성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특히 식품첨가물을 이용해 개발한 항균복합조성물이 상용화되면 안전한 ‘살균소독제’로 사용할 수 있어 식중독 발생에 따른 사회적 비용 또한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식품연구원(원장 박동준, 이하 한식연)은 지난 3일 기존 화학적 살균소독제를 대체할 수 있는 항균복합조성물을 ㈜다인소재와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했다고 밝혔다.

살균소독제는 식품 제조 시 관련 기구의 표면을 살균·소독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현재 식품 제조업체에서는 차아염소산수, 차아염소산나트륨, 오존수 등 화학적 살균소독제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중 차아염소산나트륨은 강력한 살균력에 사용이 간편하며, 가격도 저렴하다. 하지만 과다 사용 시 잔존 염소에 의해 안구와 피부 등이 자극돼 발암 우려 물질을 발생시킬 수 있다. 또 신체에 위험한 알레르기 반응과 출혈 등도 유발시킬 수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식연은 이번 연구에서 로즈메리와 녹차 추출물, 구연산, 폴리리신 등 항균 활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식품첨가물을 이용하여 식중독 미생물 5종(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대장균, 바실러스 세레우스균,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균)에 대한 미생물 저감 효과를 평가하고, 적절한 구성비를 결정해 항균복합조성물을 개발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식품 제조과정에서 식품과 직접 접촉이 일어나는 칼, 도마, 바구니 등에 붙어 있는 식중독 미생물 성장 억제와 활성 유지기간 평가를 위해 개발된 항균복합조성물에 대해 살균소독제로써의 적용성을 평가했다.

식중독 유발 미생물 5종에 항균복합조성물을 처리한 결과, 살균·소독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항균복합조성물에 포함된 각 물질을 단독 사용했을 때보다 훨씬 낮은 농도에서도 미생물 억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항균복합조성물로 처리했을 때 식중독균 중 대표적 포자 형성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균이 약 2시간 이내에 99.999% 사멸했다는 것은 매우 주목할만한 점이다.

바실러스 세레우스균은 차아염소산나트륨을 200ppm 농도(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기준 적정농도)로 처리한 뒤에도 도마 표면에서 최대 24시간 생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항균복합조성물은 미국 FDA의 안전원료인증물질(GRAS)로 규정한 로즈메리와 녹차 추출물 등의 화합물을 혼합한 것으로, 인체에도 무해하다는  장점이 있다.

향후 이 같은 항균복합조성물이 상품화되면 가정에서의 조리기구 등은 물론 집단급식소 등에서 사용되는 급식설비와 조리기구 등의 살균·소독에도 안전하게 쓰여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자는 논문을 통해 “항균복합조성물은 식품 제조업체의 설비·기구(스테인리스 스틸·폴리프로필렌 소재)와 가정용 도마·칼·바구니 등에 사용할 수 있다”며 “침지하거나 뿌리는 형태로도 활용이 가능하고, 처리 시 약 12시간까지 항균 활성이 유지되어 효과적인 미생물 제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팀은 항균복합조성물을 식품 제조업체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식기류나 도마, 칼 등의 조리기구에 대한 품목별 세척·소독작업 매뉴얼’도 함께 제작했다.

이번 연구 결과(The bactericidal effect of a combination of food-grade compounds and their application as alternative antibacterial agents for food contact surfaces)는 올해 ‘foods’ 학회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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