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에 ‘매달린’ 친환경농산물, ‘미래 불투명’
학교급식에 ‘매달린’ 친환경농산물, ‘미래 불투명’
  • 정지미 기자
  • 승인 2020.07.3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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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경제연구원, 현안 보고서 통해 ‘판로 다변화’ 필요성 제기
급식 현장, “단체급식을 중요한 파트너이자 소비처로 인정해야”

[대한급식신문=정지미 기자] 그간 학교급식 관계자들 사이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친환경농산물의 다양한 판로 확대 필요성이 코로나19를 계기로 힘을 얻고 있다. 친환경농산물 소비를 사실상 학교급식이 ‘전담’하고 있는 형국에서 일부 친환경 농업계가 학교급식 분야를 종속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정학균 연구위원팀(성재균 부연구위원·추성민 연구원)은 지난달 16일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중단 대응과정과 시사점‘이라는 현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친환경농산물의 다양한 소비와 판로 확대 정책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상반기 내내 개학이 연기되고, 개학 이후에도 단계적 등교가 이뤄지면서 친환경농산물 수요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교급식의 친환경농산물 소비 비중이 39%에 달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따른 학교급식 수요 급락으로 가격도 크게 하락했다. 특히 저장이 어려워 시급히 처리해야 할 51개 품목의 친환경농산물은 결국 폐기가 되거나 일반 농산물 가격으로 판매되기도 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정하는 매월 학교급식 농산물 공급 규모는 1만4천 톤으로 이 중 친환경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월 기준, 매월 8천 톤에 달한다. 이런 실정에 소비가 막힌 친환경농산물은 정부, 민간단체의 적극적인 판촉사업 추진과 함께 안전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 증가로 5월 중순 이후 평년 가격 수준을 회복했다.

보고서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근거로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협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번처럼 정부와 민간단체의 적극적인 판촉사업과 안전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 증가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인지도 상승이 이뤄졌고, 이로 인해 실제 구매율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또한 보고서가 제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4월까지 친환경농산물 구매량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중(21.2%)은 ‘감소했다’는 응답(8.1%)보다 높았다. 특히 올해 주요 생협 총매출액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3월 30.4%, 4월 13.9%, 5월 16.7% 각각 증가했다.

이를 토대로 중·장기적으로는 일반 소비자와 직거래 판로를 여는 등 공급·판매망과 납품처 다각화를 위한 노력과 함께 친환경 가공식품 산업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현장 급식 관계자들은 이번 보고서 결과에 대해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의 판로가 지나치게 학교급식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친환경 농업계가 학교급식 분야를 ‘종속된 산업 분야’로 인식하고 있다는 비판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한 영양사는 “정부는 그동안 단체급식의 중요성 대신 ‘농업·농촌 살리기’라는 명분을 지나치게 우선해 급식 관계자들의 입장과 의견 반영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동안 친환경 농업계에서는 단체급식을 중요한 파트너 또는 소비처로 인정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영양사는 “친환경농산물을 보다 효율적으로, 보다 더 많이 우리 아이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학교급식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노력이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할 것”이라며 “‘상생의 정신’을 잊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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