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벽’에 부딪친 ‘로컬푸드’
‘현실의 벽’에 부딪친 ‘로컬푸드’
  • 유태선 기자
  • 승인 2020.08.09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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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관리 지침 강화에도 로컬푸드 직매장 편법 운영 지속
정부·사업주·농가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 필요

[대한급식신문=유태선 기자] 문재인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로컬푸드’ 활성화가 ‘현실의 벽’에 부딪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로컬푸드 유통의 주요 채널 중 하나인 ‘로컬푸드 직매장’이 운영의 어려움으로 운영지침을 위반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관할 정부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이하 농식품부)가 로컬푸드 직매장에 대한 사후관리에 나서고 있음에도 현장에서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전국 로컬푸드 직매장 중 운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사후관리 지침을 위반하거나 ‘꼼수’ 운영 등을 하는 곳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가 지난 5월 밝힌 자료에 따르면, 전라북도의 일부 로컬푸드 직매장이 로컬푸드 대신 일반 농산물을 판매하는 등 로컬푸드 직매장 사후관리 지침을 어겨 적발됐다.

이 같은 실정을 인지한 농식품부는 전국 로컬푸드 직매장 관리 강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농식품부가 내세운 대책은 타 지역 농산물을 직매장 간 제휴를 통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사후관리 지침을 위반한 직매장에 삼진아웃제(주의, 경고, 보조금 회수)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전북 전주농협은 지난 5월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로컬푸드가 아닌 일반농산물을 판매해 취급품목 위반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로부터 주의 처분을 받았다.
전북 전주농협은 지난 5월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로컬푸드가 아닌 일반농산물을 판매해 취급품목 위반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로부터 주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농식품부가 대책을 발표한 5월 이후에도 로컬푸드 직매장들의 일탈 행위가 계속 확인되고 있다. 충청북도가 7월 발표한 점검 결과에서는 충북 A직매장이 타 지역 농산물을 해당지역 직매장이 아닌 도매로 구입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사후관리 기간이 지났거나 개인 직매장 같은 경우 로컬푸드 이름만 달고 ‘마트’처럼 운영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충북 B직매장은 로컬푸드 간판을 걸고 개인이 2년 전부터 운영하며 최근에는 쌀과 잡곡만 취급했는데 수입산 귀리를 판매하다 적발됐다.

문제는 로컬푸드 직매장들의 이 같은 행위가 일부가 아니라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실제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자들은 해당 지역 로컬푸드만 취급해서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맞출 수 없고, 이는 다시 경영 악화로 이어져 대부분의 직매장들이 ‘편법’을 쓸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전남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매장 운영자들도 로컬푸드 이외의 품목을 취급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품목을 모두 로컬푸드로만 채우기는 불가능하다”며 “농식품부가 추진하는 로컬푸드의 방향을 사업주와 농가에게 공감시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로컬푸드의 현 실정에 대해 보조금 회수 등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 운영되지 않도록 하면서도 정부 추진 방향에 발맞춰 나아갈 수 있도록 직매장 사후관리 지침의 현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농협대학교 남기포 교수(現 협동조합경영연구소장)는 “다양한 품목 구비가 어려운 독립 매장의 경우 운영비와 인건비 충당을 위해 매장 외부에 장터를 열 수 있도록 허가하며 손님을 유치하는 등 애로사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 교수는 “로컬푸드 매장을 하나의 유통 채널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점들이 지속되는 것”이라며 “직매장들의 고충을 받아들이고 현장에 맞는 운영방침으로 개선해 로컬푸드 본연의 의미를 잘 살릴 수 있도록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 5월 발표한 사후관리 지침에 추가된 ‘직매장 간 제휴를 통한 농산물 직거래’를 활용하면 될 것”이라며 “타 지역 농산물을 직거래로 가져오고, 생산자와 생산지 표시를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 판매한다면 직매장이나 직매장 밖에 장터 등을 개설해도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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