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사 괴롭힌 ‘민중의 지팡이’
영양사 괴롭힌 ‘민중의 지팡이’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8.14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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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한 경찰서 직원 ‘밥맛 없다’며 옆구리 폭행
영양사 사회 격분, “묵과할 수 없는 일” 강력 반발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대구지역 한 경찰서 직원들이 “구내식당 밥맛이 없다”며 50대 여성 영양사를 집단으로 괴롭힌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영양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이번 사안에 대해 영양사 사회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6일 KBS는 대구의 한 경찰서 직원들이 ‘밥맛이 없다’는 이유로 경찰서 소속 A영양사를 수 개월간 집단으로 괴롭혀 올해 53세인 해당 영양사가 심각한 우울증과 불안 증세까지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했다.

A영양사 주장에 따르면, 해당 경찰서 직원 수십여 명이 지난 2월부터 구내식당 밥이 엉망이라며 영양사에게 폭언과 욕설을 했고, 일부 경찰관은 ‘밥이 엉망이다’라고 쓴 A4 용지를 A영양사의 책상에 올려놓기도 했다.

심지어 A영양사는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지난 2월 경찰관 한 명이 주먹으로 옆구리를 때리기도 했다”며 “집단 괴롭힘의 원인은 식비를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괴롭힘을 참다못한 A영양사는 식당 운영위에도 호소했지만 묵살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경찰서장은 A영양사에게 계약직 신분을 상기시키며 더 이상 외부로 알리지 말라고 종용했던 사실도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
현재 이어진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대구지방경찰청의 조사 결과 집단 괴롭힘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되고 있으며, 폭행 등 일부 사안은 당사자들의 주장이 엇갈리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 사실을 접한 한 영양사는 “3500원이면 편의점 도시락 먹기 어려운 금액인데 모두 만족하는 급식을 요구하는 것이 상식적인가”라며 “마치 모든 영양사들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경험한듯해 눈물이 났다”고 토로했다.

(사)대한영양사협회(회장 이영은, 이하 영협)도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영협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보면 집단 괴롭힘이 사실로 보인다”며 “보다 자세한 경과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상조사가 끝나는 대로 성명서나 항의 방문 등 대응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양사는 “이번 사건은 급식소를 관리하고 책임지는 영양사라는 존재가 얼마나 무력하고 소외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라며 “영양사라는 전문직이 사회적으로 보호받고, 제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영양사 집단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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