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영양교사 배치’ 결국 무산되나
‘유치원 영양교사 배치’ 결국 무산되나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8.1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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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2021학년 영양교사 임용시험 사전예고 인원’서 제외
급식 현장 “법 개정 취지 역행하는 처사, 교육급식 가치 지켜라”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시행에 따라 유치원급식을 전담해야 할 영양교사 선발이 결국 어두워졌다. 이에 대해 일선 영양(교)사들은 ‘교육급식’에 기본 가치를 지켜야 할 교육 당국마저 이를 포기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교육부(부총리 겸 장관 유은혜)는 내년 3월 1일 자로 유치원급식에 배치해야 하는 영양교사를 선발하지 않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 같은 방침은 교육부가 작업 중인 학교급식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유치원 영양교사 배치에 상당한 유예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교육부의 유치원 영양교사 배치 유예는 지난 12일 발표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2021학년도 공립 중등학교 교사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 사전 예고’에서도 나타난다. 전국 시·도교육청이 사전예고한 영양교사 선발인원은 총 211명으로, 복수의 교육청 관계자 전언에 의하면 유치원에 배치할 영양교사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 13일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지난 13일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지역의 한 교육청 관계자는 “사전예고 인원에 유치원에 배치할 영양교사도 반영하는 것인지, 아닌지 알지 못해 교육부에 수차례 질의했지만, 끝내 답이 없었다”며 “17개 교육청 협의 끝에 유치원 영양교사는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올해 1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른바 유치원 3법 개정으로 내년 1월 30일부터는 유치원도 학교급식법의 적용을 받는다. 학교급식법 7조 1항에는 “학교급식을 위한 시설과 설비를 갖춘 학교는 영양교사를 둔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처럼 유치원 역시 학교급식법의 적용을 받는 이상 영양교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같은 조항 제2항은 “교육감은 학교급식에 관한 업무를 전담하게 하기 위해 그 소속하에 학교급식에 관한 전문지식이 있는 직원을 둘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어 영양교사가 확보될 때까지 교육감이 채용한 교육공무직 영양사를 배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즉 교육부의 유치원 영양교사 배치 유예는 이 조항을 다시 한 번 활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유예 방침을 대신할 대안으로 교육부는 크게 3가지를 제시했다. 지난 12일 교육부가 발표한 ‘유치원·어린이집 급식 안전관리 개선 대책’에 따르면, 먼저 크게 문제가 됐던 공동 영양사 제도에 대해 1명의 영양사가 관리할 수 있는 시설을 기존 5곳에서 2곳으로 줄였다. 또 다른 하나는 사립유치원 지원을 위해 교육지원청에 식품위생직 급식 전담인력을 둔다는 방침을 세웠다. 식품위생직 영양사를 채용해 교육지원청에서 관리하겠다는 것. 그리고 소규모 급식시설은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의 등록과 현장 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계획도 밝혔다.

교육부의 이 같은 방침에 영양사들의 반발은 거세다. 근본적인 문제점은 남겨둔 채 ‘땜질식 처방’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서울 A유치원의 영양사는 “영양사가 2곳의 급식소를 관리한다는 것은 곧 1곳의 급식소는 자리를 비워야 한다는 뜻인데 영양사 부재 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최근 안산시 유치원 사고가 잘 보여주지 않았나”라며 “교육부는 공동 영양사 제도가 빚어낼 폐해를 진정하게 살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원도의 한 영양교사는 “교육부는 학교급식을 수요와 공급, 효율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지금의 꼬여버린 실태를 만든 것“이라며 ”학교급식법의 가치는 우리 학생들에게 단순히 먹거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닌, 건강한 사회구성원을 길러내는 ‘교육급식’에 있는데 이는 영양교사 배치부터 시작된다“고 꼬집었다.

전북의 한 영양교사도 “아직 학교에 영양교사 배치도 절반밖에 이뤄지지 않았고,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되는 작업임을 잘 알고 있지만, 일단 일부 유치원이라도 영양교사 배치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 법 개정 취지를 따르는 것”이라며 “교육급식의 가치를 교육부가 앞장서서 훼손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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