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누락’인가, ‘의도적 왜곡’인가
‘보고 누락’인가, ‘의도적 왜곡’인가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8.28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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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 SNS로 친환경농산물 판로 위기 호소
친환경농산물, 저장고에서 부패해 버려진 것 모르나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1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밝힌 ‘경기도내 친환경농산물 소비촉진’ 언급이 지나친 사실 왜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와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원장 강위원, 이하 경기진흥원)의 관리 소홀과 무사안일한 태도로 인해 저장고에 보관했던 친환경농산물이 부패해 버려진 걸 알면서도 왜곡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 지사는 SNS를 통해 “오는 11일까지 계속되는 전면 원격수업 도입으로 인해 급식이 중단됐고, 판로를 잃은 친환경농산물이 1학기에 이어 또 버려질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했다. 그리고 경기도는 지난달 27일 자료를 통해 이 지사의 글 이후 판매량이 늘어 감자와 양파, 잡곡 등이 43t 판매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실상은 이 지사가 SNS를 통해 호소한 내용과 다르다. 실제 경기도에서 지난 1학기 폐기된 친환경농산물은 무려 15억 5500만 원에 달하며, 폐기된 원인은 급식 중단이라기보다 급식운영을 맡은 경기진흥원의 부실했던 관리와 행정 때문이었다.<본지 291호(2020년 7월 5일자) 참조>

경기진흥원은 지난해 7월 수매한 ‘비급식용’ 감자와 양파를 저장고에 넣어둔 채 6개월 이상 방치했고, 그 결과 상당수가 부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7월에 수매한 감자와 양파는 사용기한이 이듬해 5월까지임을 알면서도 공매나 일반판매 등의 방법으로 판매하지 않아 끝내 폐기시켜야 했다.

경기도의 한 급식업체 관계자는 “반드시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비급식용 식재료를 경기진흥원이 1년여 간 방치하다 부패해 결국 폐기했는데 책임은 아무에게도 묻지 않은 채 ‘코로나와 급식 중단이 원인’이라는 변명만 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도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경기진흥원은 막대한 혈세 낭비에 대한 공개 사과는 물론 관련자 책임조차 묻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 지사의 SNS상의 글 역시 이 같은 지적과 맞닿는다. 경기도 감사담당관실은 올해에만 두 차례에 걸쳐 경기진흥원에 대한 감사를 진행해 식재료 폐기 사실과 과정을 소상히 알고 있으며, 이 지사 또한 이를 보고받았을 텐데 마치 급식 중단으로 인해 폐기된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급식 관계자는 “이재명 지사가 해당 글을 직접 작성한 것인지, 보좌진이 대신 작성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글로 인해 경기도와 경기진흥원은 또다시 사실 왜곡과 책임회피를 시도한 셈이 됐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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