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전통과 혼에 취하다
관람객 전통과 혼에 취하다
  • 설동훈 기자
  • 승인 2011.01.17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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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선물상품전 특별관

 

‘표준화 김치’에 세계인 입맛 매료  전통 김치의 고수 유정임 명인

 

 

 

 

 

갓 지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햅쌀밥을 한 숟가락 가득 퍼서 그 위에 잘 익은 김치 한 조각을 올려놓은 후 입에 넣는 모습은 그야말로 한국인이라면 어느 누구라도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일 장면이다.

아무리 사람들의 입맛이 서구화되고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김치는 식탁에 빠져서는 안될 찬거리 중 하나다. 한때 김치를 예찬하는 대중가요가 인기를 끌었던 것도 김치가 우리의 식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친숙한 먹거리였기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식품명인 38호 유정임 명인은 우리 식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찬거리인 김치에 관한 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수라고 할 수 있다. 25년 가까이 혼과 정성이 담긴 살아있는 김치를 만들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은 유정임 명인이 지향하는 김치는 한마디로 누구에게도 거부감이 없는 ‘표준화된 김치’라고 할 수 있다.

“김치는 사실 그 원재료가 되는 배추부터 고춧가루, 젓갈에 이르기까지 산지의 특성에 따라 맛이 다를 수밖에 없지요. 오죽하면 100명이 담그면 100가지의 제각각 다른 김치 맛이 난다고 하는 말이 있을까요.”

우리 김치가 우수한 식품임에도 세계인 입맛을 사로잡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표준화된 맛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유 명인은 이의 해결을 위해 표쥰화된 김치의 연구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학교급식을 포함한 단체급식시장에 김치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호주와 싱가폴 등 해외에도 김치를 수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표준화된 김치와 관련한 레시피를 담은 요리책 출간도 준비 중에 있다.
김치 연구에 입문한 이후 지금까지 160여 종의 김치를 직접 담그고 전시도 했다는 유 명인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많은 국민에게 김치에 대해 보다 정확한 지식을 전달할 수 있어 좋은 자리가 된 것 같다”면서도 “김치는 우리 고유의 없어서는 안될 먹거리이고 해외 수출의 가능성도 높은 식품인 만큼 김치 연구와 김치 명인에 대한 국가 차원의 홍보와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전통주 명맥 이어 국민 곁 다가갈 터
계명주 제조의 일인자 최옥근 명인

 

 

 

 

 

일찍이 시인 조지훈 선생은 술을 마시는 연륜과 술을 마신 친구와 술을 마신 기회와 동기, 술버릇을 종합해서 주력을 18단계로 나누어 ‘주도유단론(酒道有段論)을 말한 적이 있다. 흔히 ’술꾼‘이라 불리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지금도 회자되는 내용이다.

또한 옛날 시조를 보면 술을 언급한 내용들이 의외로 많다. 아마도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술을 즐기고 아끼며 술에서조차 예를 부여했던 듯하다. 지금도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 가양 명주가 많은 것은 그런 문화를 미루어 짐작케 한다.

대한민국 식품명인 12호 최옥근 명인은 전통주인 계명주(鷄鳴酒) 제조의 1인자다. 계명주라는 이름으로 인해 혹 닭고기와 관련이 있는가 생각할 수 있지만 황혼에 술을 빚어 새벽닭이 울 때면 익는 술이라고 해서 계명주라 명명됐다.

평안남도의 이름난 가양주였던 계명주는 옥수수가루로 죽을 쑤어 만드는 술로 쌉싸름하고 달콤하고 새콤한 맛이 나는 등 오미(五味)의 맛이 나는 독특한 술이다. 옛 문헌에 따르면 고구려 시대의 잔칫술로 사용됐고 엿탁주라는 이름으로 불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예의 독특한 맛과 향으로 2,000여 명의 관람객이 시음을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북 출신의 시어머니에게 전수받아 계명주 제조의 달인이 된 최 명인은 “전시장에 식품 명인이 한자리에 모이니 보기도 좋고 관람객들이 더 관심을 갖는 것 같아 참가하기를 잘한 것 같다”며 “하지만 대기업들이 막걸리나 전통주 등을 생산하는 바람에 명맥만 간신히 유지해오던 명인들의 전통주가 위기에 빠졌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최 명인이 느끼는 안타까움은 우리나라 전통주 제조의 명인들이 갖고 있는 공통된 고민이기도 하다. 최근 부천시에서 계명주를 시 명주로 지정을 하고 무형문화재촌을 만들어 방문객들을 상대로 체험과 시연을 하게 하려는 움직임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최 명인은 “통일을 염원하는 고구려의 술'로 계명주를 발전 전승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가훈, 혼 담은 목표의식 발로
무료 휘호 금제 김종태 선생

 

 

 

 

 

일필휘지. 단숨에 거침없이 힘차게 글씨를 써내려가는 모습을 일컫는 말이다. 2011 설맞이 명절선물 상품전 이벤트로 진행된 ‘우리 회사 사훈 및 우리 집 가훈 써주기’ 행사에 참가한 금제 김종태 선생을 보면서 말 그대로 일필휘지라는 단어를 절로 떠오르게 한다.

한국 서가협회 상임이사와 중국 서화함수대학 객좌교수로 활동 중인 김종태 선생은 70대인데도 노익장을 과시하며 매일 수백명의 관람객에게 사훈 및 가훈을 휘호로 선물했다.

40년 넘도록 서예가로 활약한 이력답게 요즘도 시간을 쪼개써야 할 정도로 분주한 일정 중에서도 이번 전시회에 김 선생이 참가한 이유는 사회가 핵가족화되고 개인주의가 만연하면서 꿈도 목표도 잃어가고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세태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다.

“가훈과 사훈은 그저 글을 써서 벽에 붙여 놓은 단순한 차원의 일이 아닙니다. 개인과 가정, 나아가 조직 구성원의 공동 목표를 정해 놓고 하루에도 몇 번씩 그것을 바라보며 생각하고 마음을 가다듬으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계기를 제공하는 중요한 일이지요.”

꿈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꿈을 이루게 되고 목표가 있는 사람은 목표를 이룰 것이라고 믿는다는 김 선생은 그래서 가훈과 사훈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혼자 살아도 목표가 필요한데 두 사람 또는 그 이상의 여러 사람이 모였다면 더욱 공통분모가 될 수 있는 목표가 있어야 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그 목표를 가훈이나 사훈으로 써놓고 매일 보면서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사람들일수록 더욱 더 사훈과 가훈 등을 써놓고 목표의식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김 선생의 생각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져 어려운 사람이 많아서인지 이번 전시회에 관람객들이 휘호를 부탁하는 가훈이나 사훈의 내용이 ‘최선을 다하자’ ‘열심히 살며 꿈을 이루자’ 등이 많은 것 같다는 김 선생은 “가훈이나 사훈을 만들어 마음을 가다듬고 삶에 최선을 다하는 한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 모두가 매사에 최선을 다하며 밝게 살 수 있는 신묘년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명절상품 문화로 선물해요
국내 유명 작가들 미술품 전시 성황

 

 

 

 

 

‘명절상품을 문화로’. 2011년 설맞이 명절상품 상품전에 문화선물 코너로 선보인 국내 중견 미술작가들의 전시장이 내걸은 슬로건이다. 사실 많은 사람이 선물 하면 으레 건강식품이나 한과류, 주류, 보석류 등을 생각하기 십상이다. 이같은 경향은 명절선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번 상품전에 미술작가들의 전시회가 개최된 것은 이같은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탈피시키는 것은 물론 일반 국민과 거리감이 있는 문화예술과의 간극을 좁히려는 의도에서 시행됐다. 즉, 전시회를 통해 국내 미술계의 발전도 도모하고 일반 국민에게 문화예술이 결코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님을 홍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런 취지에 공감한 이희돈, 신동권, 이영수 선생 등 국내 원로작가들과 화단에서 활동 중인 중견화가 130여명이 자신들이 아끼던 작품을 출품했다.
가격대 또한 원로작가들의 작품이 60만-100만원선, 중견작가들의 작품이 50만원선으로 일반 화랑에서 구매하는 가격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작품들을 기꺼이 내놓았다. 그리고 출품 작가들은 번갈아 전시장을 찾아 관람객들에게 작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그림감상의 벽을 낮췄다.

이처럼 명절상품으로 문화를 선물하고 이를 통해 미술계와 일반 국민의 가교 역할을 하려는 참가 의도는 일단 전시회를 통해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시회 출품 화가들을 섭외하고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박명서씨는 “이번에 출품한 작품들은 국내 유명 작가는 물론 미술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귀에 익은 우리나라 화단 중견 작가들의 작품들로 명절상품으로 그 어떤 상품보다 가치가 높을 것”이라며 “많은 관람객이 전시회장을 찾아 감상하고 구매에 대한 상담도 이뤄지고 있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일반 국민과 미술계가 친숙해지고 그림도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설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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