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가정간편식’ 개발… 전국 달군다
뜨거워진 ‘가정간편식’ 개발… 전국 달군다
  • 정지미·유태선 기자
  • 승인 2020.09.0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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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농산물과 가정간편식(HMR) (2)
“기회는 이때”… 지자체의 앞다툰 ‘HMR 평가회’ 열전
소비자 의견 반영은 물론 지역 농산물 판로 개척 기대

[대한급식신문=정지미·유태선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간편히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이하 HMR) 수요가 늘어나면서 HMR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이 올해 초 발표한 시장조사 보고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은 오는 2025년 약 11조 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시장성장과 함께 기존 HMR이 가지고 있던 ‘인스턴트?’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하기 위해 지역 농산물을 사용한 HMR 개발도 가속화되고 있다. 본지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HMR 제품개발과 유통 사례, 우수한 HMR을 위한 기술 개발 등에 대해 3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 편집자주 -


현대인의 식생활과 생활패턴이 변화되면서 HMR에 대한 수요가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기인해 최근 각 지자체들도 로컬푸드 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HMR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수한 HMR 제품을 생산해 지역 농산물 소비촉진과 함께 농가 소득 증대에 일조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간 학교급식을 주요 소비처로 의존했던 친환경농산물도 HMR 개발을 통해 더 안정적인 소비처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농가 협업으로 만든 HMR ‘현미사골떡국’

최근 각 지자체들이 로컬푸드를 활용한 HMR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이 지난 7월 실시한 HMR 콘테스트.
최근 각 지자체들이 로컬푸드를 활용한 HMR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이 지난 7월 실시한 HMR 콘테스트.

전북 완주군(군수 박성일)은 지난 7월 23일 농촌 신활력 플러스사업의 일환으로 ‘W푸드 아카데미’ HMR 교육을 진행하고, HMR 심화과정에 참여한 교육생 20명을 대상으로 콘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날 콘테스트에서는 완주군에서 생산된 신선한 농산물을 전처리하고 손질해 소비자들이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구성한 밀키트 제품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보다는 집밥을 선호하고, 캠핑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추세에 발맞춘 것이어서 주목됐다.

콘테스트에 참여한 다양한 제품 중 대상은 ‘건강먹거리 현미사골떡국’이 차지했다. 이와 함께 완주군에서 생산된 현미를 활용한 ‘떡국떡’과 완주군 축산 농가에서 사육한 한우를 사용해 우려낸 ‘사골국’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완주군청 관계자는 “대상을 수상한 현미사골떡국은 지역 내 농가 두 곳 이상이 협업해 만들어낸 제품으로, 지역 농산물 소비촉진 방안을 연구해 출시한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고부가가치가 될 수 있는 HMR 제품 개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 의견 수렴한 ‘곤드레 다슬기 해장국’

강월 영월군이 소비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개선한 ‘곤드레 다슬기 해장국’.
강월 영월군이 소비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개선한 ‘곤드레 다슬기 해장국’.

강원 영월군(군수 최명서)은 지난해 지역에서 생산된 고추와 다슬기 등을 활용한 ‘영월 장류 신제품 개발 시식 평가회’를 열었다. 이번 평가회에서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개선한 HMR 제품 ‘곤드레 다슬기 해장국’이 주목을 받았다.

곤드레 다슬기 해장국은 영월지역 동강·서강에 서식하는 다슬기와 영월에서 재배된 곤드레, 국산 콩 등을 사용한 영월농협의 된장을 사용했다. 특히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평가회에 앞서 된장찌개(식당용·판매용)의 소스와 간장, 양념장 등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해 개발한 신제품이다.

여기에 다슬기 섭취 시 간혹 모래처럼 씹히는 현상을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상품 뒷면에 설명도 표기했다. 일반인들이 잘 모를 수 있는 모래 같은 식감은 다슬기 몸속에 있는 아주 작은 새끼로 섭취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영월농협 관계자는 “우리 고장에서 생산한 고추와 콩·곤드레·다슬기 등을 사용해 정성껏 개발한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영월군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장류 1번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HMR 개발로 자립에 나선 ‘친환경농산물’

경기도(도지사 이재명)는 지난 7월 30일 코로나19로 학교급식에 판로가 막힌 친환경농산물 생산 농가들을 위해 ‘경기도 친환경농산물 HMR 품평회’를 개최했다.

품평회에서는 경기도먹거리위원회와 교육청 등 유관기관 관계자, 영양교사, 학부모, 학생, 언론인 등이 참석해 시연·시식을 하며 시제품에 대한 의견과 개선 방안 등을 논의했다.

경기도가 지난 7월 친환경농산물의 판로확대를 위해 실시한 HMR 품평회.
경기도가 지난 7월 친환경농산물의 판로확대를 위해 실시한 HMR 품평회.

이 자리에서 선보인 시제품은 총 4종류로 식전 음식에 토마토 샐러드, 본 식으로는 채소볶음밥과 버섯 된장찌개, 후식에는 통감자가 구성됐다. 모두 학교급식에 많이 사용되는 감자, 양파 등을 주재료로 사용한 제품인 것.

특히 토마토 샐러드 포장재의 경우 생분해성 플라스틱(PLA)과 펄프로 만들어 ‘환경친화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기존 플라스틱과 달리 옥수수에서 원료를 추출해 친환경 수지로 만든 포장재는 특정 조건에서 미생물에 자연분해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단순히 간편식 개발에 머무르지 않고 농가, 학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결점을 찾는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며 “코로나19로 직면한 새로운 유통환경에 맞도록 농산물 판로개척, 마케팅 방법 등을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각 지자체들은 로컬푸드 등 지역 농산물로 만드는 HMR에 대해 단순히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한 수단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건강과 환경까지 고려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른 편리하면서도 건강한 먹거리, 환경친화적인 HMR에 대해 급식 관계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경기도의 한 영양교사는 “그동안 친환경농산물이 학교급식에만 의존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로컬푸드 등 지역 농산물을 사용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HMR이 개발된다면 농가와 소비자 모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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