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급식 개선 위한 정부 대책, “아쉬움도 있다”
영·유아급식 개선 위한 정부 대책, “아쉬움도 있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9.0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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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유치원·어린이집급식 개선 대책 분석
보존식 관리와 전수점검 강화 등 ‘긍정’… 반면 영양사 배치는 ‘아직’
학교급식법 적용하면서 영양교사 대신 식품위생직? ‘교육급식의 역행’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지난 6월 말 경기도 안산시 H유치원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건이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면서 정부 당국은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국 4만3000여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급식 실태를 전수점검했다. 그리고 지난달 13일 전수점검 결과를 토대로 ‘유치원·어린이집 급식 안전관리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이 같은 정부 발표에 대해 일선 현장에서는 “일단 영·유아급식의 사각지대를 막아보겠다는 정부 취지는 긍정적으로 보지만, 아직 근본 대책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 편집자주 -

정부가 이번에 개선 대책으로 내놓은 방안 중 ▲보존식 보관 의무 강화 ▲공동영양사 제도 개선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이하 센터) 단계적 확대 ▲식약처 표준 업무 지침 개정 ▲식재료 안심구매 제도 확대 등은 8월부터 즉시 적용되며 ▲소규모 사립유치원의 교육지원청 급식관리 지원 ▲정부 부처 유치원·어린이집 연 1회 이상 전수점검 등은 내년 1월부터 추진된다.

보존식은 강화, 공동영양사도 개선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유치원 급식안전 개선대책’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치원 공동관리영양사 제도가 그것. 또한 급식 전문가인 영양(교)사들이 급식 현장에 더 많이 투입될 수 있는 정책방향이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경남도청이 어린이급식소를 대상으로 급식위생점검을 하고 있는 모습.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유치원 급식안전 개선대책’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치원 공동관리영양사 제도가 그것. 또한 급식 전문가인 영양(교)사들이 급식 현장에 더 많이 투입될 수 있는 정책방향이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경남도청이 어린이급식소를 대상으로 급식위생점검을 하고 있는 모습.

먼저 정부는 집단급식소 신고대상이 아닌 50인 미만 유치원·어린이집도 ‘보존식 보관’을 반드시 하도록 규정했다. 이를 위해 학교급식법과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식품위생법도 개정해 보존식 미보관과 폐기·훼손 시 처벌을 기존 과태료 5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대폭 높인다. 또한 보존식을 폐기하거나 식중독 원인 조사를 고의로 방해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처벌도 신설한다.

‘공동영양사’ 제도 역시 개선했다. 기존에는 공동영양사 1명이 최대 5곳까지 관리할 수 있었으나 개선책에서는 2곳으로 줄이면서 원아 수가 200인 이상인 유치원·어린이집은 공동관리를 할 수 없도록 했다. 그리고 소규모 사립유치원의 급식관리를 위해 교육지원청에 급식 전담인력을 배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센터 기능’도 강화된다. 센터 소속 영양사를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식재료 세척·보관 등을 비롯한 현장 지원 서비스를 확충하기로 했다. 다만 그동안 소관 부처가 달라 센터의 직접 관리를 받지 못했던 유치원의 센터 이용률이 대폭 높아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의무 점검 강화에 식중독 지침 개정

‘어린이급식소 대상 점검’ 횟수도 늘어난다. 정부의 개선안에 따르면, 각 해당 정부 부처는 연 1회 이상 어린이급식소를 의무적으로 전수점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유치원은 교육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와 식약처가 점검한다. 그리고 전수점검에서 적발 시 즉시 식품위생법상 조치와 신분상 처분이 이뤄지도록 제재를 강화했다.

‘식중독 표준 업무 지침 개정’에도 나서 식중독 발생 시 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해당 지자체 요청 시 식약처가 유치원·어린이집 현장 조사에 참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행 지침에 따르면, 식중독 발생은 보존식과 종사자 근무지, 조리장·시설위생 점검 등이 주요 대상이지만, 앞으로는 식재료는 물론 공급업체 판매 기록과 최초 환자 발생 시점 등도 포함돼 17개 항목으로 확대된다.

이외에도 유치원에 ‘식재료 품질 관리기준’을 도입하고, 어린이집에는 ‘식재료 안심구매’ 제도를 확대하는 동시에 유치원·어린이집 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급식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 “일단 긍정적이지만...”

이번 조치에 대해 현장에서는 일단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보존식은 식중독 발생 시 원인을 규명하는 첫 번째 수단이며, 급식운영의 기본임에도 그동안 소규모 급식소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은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경기지역 A영양교사는 “유치원 식중독 사고는 안타깝지만 이로 인해 그동안 외면되었던 영·유아급식이 개선되는 계기를 맞은 것은 사실”이라며 “기본인 보존식 보관조차 몰랐던 사람들이 우리 아이들의 급식을 관리했다는 것을 전국민에게 알린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존식 미보관이나 냉장고 관리 미숙 등은 결국 급식 전문가인 ‘영양사 부재’에서 비롯된 문제인데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유치원과 어린이집 급식소의 관할이 보다 명확해진 것도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영·유아급식’이라는 틀에 묶여 전담부서가 없었던 것이 사실. 그나마 어린이집은 센터의 관리를 받는 시설이 꽤 있었지만, 유치원은 ‘사각지대’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었다. 다행히 내년부터 유치원이 학교급식법의 적용을 받으면서 이 같은 우려가 크게 줄은 데다 이번 개선 대책으로 보다 확실해졌다는 평가다.

식중독 발생 시 원인 규명을 위한 절차와 방법이 구체화된 것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강원지역 B영양사는 “식중독 원인이 반드시 급식에 있는 것은 아닌데 그동안 식중독이 발생하면 무조건 급식부터 의심해왔다”며 “이번 개선 대책으로 식중독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기 전 무분별한 언론보도 등도 없어져야 된다”고 말했다.

영양사 배치 문제, 아직 ‘요원’

반면 적지 않은 비판을 받는 대책도 있다. 대표적으로 공동영양사 제도의 존치다. 안산시 H유치원의 사례가 보여주듯 식재료 검수와 보관, 조리, 배식까지 급식 전문가는 유치원 원장이나 조리 종사자가 아닌, 영양사인 점이 명확하다. 그리고 실제 급식에서 식중독이 발생하면 책임지는 사람도 영양사다. 즉 시설은 벌금과 운영중지 처분이 내려지지만, 영양사는 벌금과 면허 정지 혹은 취소 처분까지 받는다.

서울지역에서 유치원 공동관리를 해봤다는 C영양사는 “개선책에서 공동영양사를 5곳에서 2곳만 관리하도록 했지만, 이는 다시 말해 반드시 한 곳의 급식소에는 영양사가 없다는 것”이라며 “영양사가 짊어진 막중한 책임을 정부 당국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200인 이상인 유치원·어린이집을 제외한 것 역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전국 4만3000여 개 어린이급식소 중 원아 수 200명 이상 시설은 이미 영양사가 배치된 곳이 있어 실제 대상이 되는 곳은 소수라 법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 전국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4만4162개소로, 이 중 유치원이 8470개이며, 2017년 교육부 통계에 의하면 200인 이상 유치원은 619개에 불과하다.

C영양사는 “법상 집단급식소 신고 기준이 50명인데 유치원·어린이집만 200인이라는 기준을 적용한 것은 특혜가 아닌가”라며 “원아 수가 50명 이상인데 영양사 1명 배치도 감당하지 못할 시설이라면 애시당초 운영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립유치원 급식관리 전담인력을 교육지원청에 배치한다는 대책도 비판 대상이다. 본지가 전국 교육청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사립유치원 전담인력은 식품위생직 신분인 것으로 전해진다. ‘유치원 3법’ 시행에 따라 유치원에 적용되는 학교급식법의 취지가 ‘교육급식’인 것을 감안하면 유치원급식 역시 영양교사에게 맡겨져야 함에도 이를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지역 D영양교사는 “이제 유치원급식도 법에 따라 학교급식의 한 범주이기 때문에 당연히 영양교사 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학교급식의 중요성과 가치를 지켜야 할 교육 당국이 먼저 등을 돌린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지원청에 배치될 전문인력이 식품위생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며 “또한 영양교사 정원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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