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유치원 ‘햄버거병’, 결국 냉장고 관리 부실
안산 유치원 ‘햄버거병’, 결국 냉장고 관리 부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8.31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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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해당 유치원 역학조사 결과 및 향후 조치계획 발표
현장 “급식소에 영양사가 왜 필요한지 일깨워준 사건” 지적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지난 6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경기도 안산 H유치원 식중독 사고가 결국 식재료 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정부는 역학조사 결과, 해당 유치원이 냉장고 관리를 소홀하게 하는 등 과실이 크고, 역학조사 방해죄도 인정돼 강한 처벌을 예고했다.

당시 H유치원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고는 원아 69명을 비롯해 모두 7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증상이 심한 36명은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이 중 17명은 이른바 ‘햄버거병’이라고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입원 치료를 받았던 유아 36명은 모두 퇴원한 상태다.

지난달 14일 정부 ‘유치원·어린이집 급식안전관리 개선 대책’ 발표 자리에서 교육부는 H유치원에 대한 합동 역학조사 결과, 지난 6월 11일과 12일에 제공된 급식으로 인해 다수의 원아가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하지만 이날 제공된 급식의 보존식이 부재했고, 식재료 거래내역도 허위로 작성된 데다 식중독 사고 후 역학조사 전에 내부 소독을 실시해 원인 규명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경찰, 질병관리본부가 합동으로 실시한 역학조사에서 H유치원 냉장고 하부 서랍 칸 온도가 적정온도보다 10℃ 이상 높은 것이 확인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따라 이 냉장고에 보관 중인 식재료가 변질돼 대장균이 증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급식 이외의 식품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H유치원에 다니던 유아 중 한 명은 6월 8일부터 10일까지 결석하고, 11일과 12일 이틀간 등원했는데 6월 13일에 식중독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항을 종합해 오염된 식재료를 직접 섭취했거나 조리 또는 보관과정에서 조리도구나 냉장고 등을 통해 교차오염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지었다.

정부는 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법령에 근거해 H유치원 관계자를 강력 처벌했다. 우선 식중독 발생 미보고, 보존식 미보관 등 식품위생법 위반에 대해서는 과태료 250만 원을 부과하고,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유치원을 폐쇄했다. 또한 추가 역학조사와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원장, 조리사 등 관계자의 허위 진술 및 자료 제출 등에 대해서도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역학조사 방해죄로 지난달 12일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기도교육청은 유치원 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 실시하고, 위법·부당사항이 확인될 시 해당 원장 등에 대해 징계나 고발·수사 의뢰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급식 관계자들은 급식 전문가가 급식소에 왜 필요한지가 일깨워준 사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강원도 A영양교사는 “이번 유치원 식중독 사고는 급식소에서 식재료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 어떠한 일이 생기는지 여실히 보여줬다”며 “영양사가 있었다면 식재료 변질 여부를 누구보다 빨리 확인해 대처했을 텐데 결과적으로 소중한 아이들만 피해를 입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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