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후폭풍 전방위 확산
구제역 후폭풍 전방위 확산
  • 대한급식
  • 승인 2011.01.21 1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산 잃고 마음 상하고…

 

 

구제역 후폭풍 전방위 확산
재산 잃고 마음 상하고… 

 

 

구제역 관련 세차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지 50일을 넘어섰지만 구제역 확산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마치 폭주기관차를 연상시킨다.


구제역 후폭풍도 거세다. 학교 등 단체급식에는 이미 비상벨이 울렸고, 우유업계도 불똥이 어디까지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방역에 나선 공무원들 가운데 몇몇은 살처분에 충격 받아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휴직과 사직도 속출했다. 예방접종 실기가 빚어낸 참혹함치곤 도를 넘어섰다. 그야말로 재앙급 수준이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구제역 특수를 누리는 업종도 물론 있다. 식물성 단백질로 불리는 콩 관련 산업이다.

살처분 210만… 육류값 고공행진 

구제역 여파가 전국적인 가축 살처분으로 이어지면서 코앞에 다가온 설 육류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구제역 발생 이후 50여일간 살처분된 가축이 210만 마리를 넘어선 결과다. 정부는 부랴부랴 수급 대책에 나섰다. 우선 폐쇄된 도축장 중 10㎞ 이내인 경계지역에 위치한 가축의 경우 세척소독이 이뤄진 뒤 도축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 때문에 육류값이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양돈협회 관계자는 "이동 제한 때문에 돼지 출하가 늦어질 경우 규격인 110㎏을 넘으면 제 값도 못 받고 사료값은 더 들어 축산농가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유소비 줄라 시름…수출길 막혀 

우유업계도 구제역 파동에 속을 끓이고 있다. 우선 젖소들이 대거 살처분돼 신학기 등 성수기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소비자 불신의 확산 역시 변수다. 우유는 청소년이 주로 마시는 만큼 소문에 특히 민감하다. 좌불안석일 만도 하다. 하지만 구제역 균은 열에 약하다. 구제역에 감염된 소에서 생산된 우유라도 초고온 살균소독(130℃에서 3초간)에 따라 구제역 균을 100% 없앨 수 있다고 우유업계 관계자들은 주장한다.

가격 인상 관련 소문도 나돈다. 수요 공급의 불균형을 걱정하는 논리다. 하지만 아직은 기우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하루 우유 매입량 손실은 200t 가량에 불과하다. 게다가 우유 원유가는 낙농육우협회와 한국유가공협회, 농림수산식품부 등 3자가 협의하기 때문에 당장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형편이다.

차세대 성장동력이 타격을 입을 가눙성은 농후하다. 수출에 적신호가 이미 들어왔다. 매일유업은 작년 1월 구제역 발생으로 수출을 중단했다고 한다. 작년 9월 중국 수출을 재개했으나 구제역 재발병으로 일부 분유제품만 수출하는 실정이다. 

방역 공무원 살처분 트라우마 심각

농민과 마찬가지로 살처분에 나선 공무원들도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가축들을 단말마의 비명 속에 보낸 기억, 공포, 절망감 등으로 인해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에 시달리는 것이다. 강원도에서 살처분을 담당해온 공무원 홍모씨는 “수의사와 직원들 가운데 밤마다 소·돼지 울음소리가 들리는 등 환청에 시달려 술을 마셔야 비로소 잠이 든다고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루 종일 살처분 작업을 나선 김모씨는 “자다가 다섯 번은 깬다”며 “예전처럼 숙면을 취하고 싶은데, 그렇게 안돼 괴롭다”고 호소했다. 공무원 김모씨도 “소들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질 때는…. 죽는다는 거 그 놈들도 다 알거든요. 정말 자괴감이 밀려들죠”라고 말했다.  공무원 박모씨(31)는 “살처분 작업 후에는 선짓국은 물론 즐겨 먹던 삼겹살도 꺼린다”고 토로했다. 

김영우 의원(한나라당)이 살처분에 참여한 경기 포천·연천지역 공무원 2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1.7%가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렸다. 경기도는 그래서 가축농가와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상담을 벌여 증상이 심할 경우 도내 의료기관들과 연계해 정신과 진료를 펼칠 예정이다. 강원도 광역정신보건센터도 축산농민과 공무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키로 했다.

서울대병원도 구제역 관련 농민, 방역요원, 수의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홈페이지에 상담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은이 방치되면 우울증이 생기고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콩 밀 추출 단백질 채식고기 특수 

한편 구제역 불안감에다 한우와 돼지고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자 콩과 밀 등을 이용한 채식용 고기가 인기를 얻고 있다. 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콩고기 식품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났다. 구매고객 분석에 따르면 전체의 65%가 30대 여성이다. 어린 자녀를 둔 주부들이 많이 찾고 있는 것이다.

채식고기는 콩과 밀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가공해 만든다. 맛이나 모양이 육류와 비슷하다. 채식전문업체 베지푸드에서는 15종의 콩고기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베지믹스볼, 콩까스, 베지너겟과 콩단백으로 만든 채식치킨인 베지킨, 모양이나 식감이 불고기와 거의 흡사한 양념콩불구이까지 다양하다.

옥션도 이런 소비 추세에 맞춰 오는 1월31일까지 식물성 콩고기 행사전을 마련하고 인기 상품을 한자리에서 저렴하게 판매한다. 옥션 관계자는 "구제역 불안감에다 설 명절을 앞두고 한우와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자 콩고기, 밀고기 등 고기 대용 식품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지현 인턴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