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된 돌봄급식… 현장 지침은 ‘제각각’
학교급식된 돌봄급식… 현장 지침은 ‘제각각’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9.17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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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인원 탓에 영양(교)사와 식재료 업체 모두 난색
현장 혼란 가중, 정부 차원의 일관성 있는 지침 필요

“당연히 (돌봄교실)아이들에게 필요하다면 급식을 해야죠. 학교급식을 책임지는 영양(교)사라면 누구나 그렇게 여길 겁니다. 그러나 급식단가와 식재료 공급, 학부모 민원에 교직원 급식까지 어려운 문제가 산적해 있어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도 ‘인력와 시설, 예산이 다 있는데 왜 급식을 못 하느냐’는 항의를 받을 때마다 답답합니다.”(서울 A중학교 영양사)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학교급식에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학교급식에 긴급돌봄교실 급식이 포함되면서 이참에 교직원 급식도 제공하라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교육부(장관 유은혜)는 지난달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전면 원격수업 전환을 발표하며, 돌봄교실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급식을 제공하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한 학교급식 운영방식(급식대상, 식재료 조달방법 등)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자문을 거쳐 학교장이 결정하도록 했다.

경상남도가 서울시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로 사용할 농산물을 개별 포장하고 있는 모습.
경상남도가 서울시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로 사용할 농산물을 개별 포장하고 있는 모습.

법령상 돌봄교실의 소관 부처는 교육청이 아닌 지자체다. 따라서 학생들의 중식에 소요되는 예산은 지자체의 돌봄 예산을 활용해왔다. 그런데 돌봄교실이 급식 범위에 들어오면서 사용 예산이 무상급식비로 바뀌었고,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한 세밀한 논의가 없었던 탓에 현장에서는 지역별 제각각인 지침으로 혼란마저 겪고 있다.

인원 적은 돌봄급식, 운영에 난제

일단 돌봄교실은 참여 학생 수가 매우 적다. 적게는 10여 명, 많게는 100여 명에 불과해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급식단가가 일반적인 급식에 비해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 초등학생을 기준으로 한 기존 급식단가로는 급식 운영이 불가능한데다 식재료 공급업체 또한 물량이 적어 배송할수록 손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급식비에 포함된 운영비와 인건비 역시 난제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급식비 항목에 조리 종사자 인건비와 운영비가 포함돼 돌봄처럼 적은 인원에게 급식을 제공할 경우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가뜩이나 적은 급식단가에서 인건비·운영비를 제외하면 식품비 비중이 낮아져 식재료의 질을 위협하는 것은 당연하고, 보다 폭넓은 식단구성도 어렵게 된다.

이마저도 지역별로 책정기준이 제각각이다. 서울지역 초등학교의 경우 무상급식비에 인건비를 미포함하는 반면 중학교는 지원하지 않고 있다. 또한 경기와 충남은 인건비를 포함하지만, 강원과 충북은 포함시키지 않는다.

교직원 가세로 주객전도된 돌봄급식

교직원 급식의 문제도 있다. 돌봄교실에 급식 제공 지침이 공식화되면서 교직원들은 “기왕 급식을 할 것이라면 교직원 급식도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요구에 일부 지역은 교직원 급식을 제공하라는 지침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문제는 학교급식법상 대상이 아닌 교직원은 급식비를 개별 부담하지만, 돌봄교실 아이들에 비해 식사량이 3~4배 이상이며, 일부 교직원들은 급식운영을 교직원에 맞춰달라고 요구하는 등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충북 청주시가 제공한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모습.
충북 청주시가 제공한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모습.

익명을 요구한 지역의 한 영양사는 “3000~4000원 수준의 급식비를 내면서 더 많은 가짓수의 반찬과 함께 식단도 교직원에 맞춰달라는 요구가 있어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며 “학교급식이 교직원을 위한 것이 아닌데 어이없는 불만과 요구를 받을 때마다 답답하기 짝이 없다”고 토로했다.

교직원 급식을 둘러싼 갈등은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초등학교와 3학년이 정식 등교하는 고등학교에 비해 순수하게 교직원 급식만 해야 하는 중학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중학교도 학교장 지침 혹은 학교운영위원회 결정에 따라 교직원 급식을 할 수는 있으나 급식비 산정기준이 제각각이며, 인원이 적어 피급식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높은 반면 급식 질은 낮아 또 다른 갈등을 낳고 있다.

다행히 경기와 인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식재료 공급업체의 어려움을 감안해 별도 예산을 편성, 배송비를 업체에 보전해주기로 하면서 문제가 해결되기도 했으나 그 외의 갈등 요소는 현재 진행형이다.

경기도의 한 영양교사는 “현장의 혼란은 중앙정부에서 느끼는 것 이상으로 크고 어렵다”며 “학교급식 본연의 목적에 부합하면서도 일관성 있는 지침이 정부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억울해진 학교급식, 오해 풀어야

한편 일선 영양(교)사들은 이 같은 사정이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은 채 오해만 무성하게 퍼져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선 급식 종사자들이 급식을 하지 않기 위해 회피하고 있다는 것. 특히 식판을 단순비교하는 등으로 ‘부실급식’의 오해까지 만연해 급식 종사자들의 사기와 의욕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종시의 한 영양교사는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노력해온 급식 종사자들의 의욕과 노력이 단체급식의 특성과 현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언론보도와 무분별한 인터넷상의 게시글로 훼손되고 있다”며 “학부모의 민원과 교직원들의 몰이해부터 바로잡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도의 한 영양교사는 “학교급식은 영양(교)사를 비롯한 모든 급식 종사자들의 존재가치이자 목적인데 왜 급식을 거부하겠나”라며 “오해가 쌓이면 쌓일수록 가장 힘든 구성원들은 영양(교)사를 비롯한 일선 급식 종사자들인 만큼 제대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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