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통해 중독…심하면 사망
음식물 통해 중독…심하면 사망
  • 김원일
  • 승인 2011.02.1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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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함께 하는 식품안전노트- 비소
음식물 통해 중독…심하면 사망
난청‧ 학업성적 불량 등 후유증 심각

서울시와 함께 하는 식품안전노트

안심프로젝트<9> 비소

우리나라의 경우 1970년대 초반 충북 영동의 한 아비산 제조공장 근로자 중에 비소 중독에 의한 피부염 등이 발생한 예가 있으나 그밖의 비소 중독 사고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반면 일본에서는 비소를 비롯하여 금, 구리 등의 광석을 채굴하는 광산이나 이를 정제하는 제련소 주변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과 이들 광산이나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에게서 중독 피해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었다.

또한 제품 제조과정에서 실수로 비소에 오염되거나 음식물 등을 통해 오염된 경우도 있다. 1955년 비소에 오염된 우유를 마신 어린아이들 사이에서 집단 발병이 생겼다. 발병한 어린이들은 모두 모리나가 유업주식회사의 도쿠시마 공장에서 만든 우유를 먹었고, 이 공장의 우유제품을 조사한 결과 우유제품의 유질안정제로 사용된 제2인산나트륨에 비산나트륨이 불순물로 포함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오염사고로 1만2,131명의 중독환자가 발생하였으며, 그 중 130명이 사망하였다. 그 후에도 중독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검진한 결과 대부분이 후유증으로 고생했는데, 후유증으로는 시력 저하, 난청, 학업성적 불량, 뇌파 이상, 간질과 같은 발작, 두통, 현기증, 수족냉증 등이 나타났다.

1990년과 1991년 영국에서는 6,000명이 비소에 중독되고, 그 중 70여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조사 결과 비소에 오염된 맥주 때문으로 밝혀졌는데, 문제의 맥주 속에는 15ppm의 비소가 함유되어 있었다. 맥주에 비소가 들어간 원인은 맥주 발효 원료인 포도당이 비소에 오염됐기 때문이다.

비소는 공기 중에서 산화되기 쉬우며, 대부분이 비산, 아비산의 형태로 되어 생체에 흡수되거나 피부에 접촉하는 일이 많다. 따라서 비소원소에 의한 급성․만성중독이라고 생각되는 증례는 거의 없으며, 일반적으로 비소화합물 특히 삼산화비소를 함유하는 분진에 의해 노출되는 예가 많다.

급성독성 증상으로는 피부에 닿으면 피부가 헐거나 염증이 생기며 눈에 들어가면 눈이 아프고 결막염과 같은 염증이 일어난다. 식도가 따갑고 화끈거리고 침을 삼킬 수 없고 위와 배가 심하게 아프며 토하거나 설사를 하게 된다. 특히 몸 속의 물이 다 빠져 입이 마르고 혈관이 마비되어 피부가 차가워지며 혈압과 맥박 수가 내려간다. 심하면 심장장애 등 쇼크증상이 나타나 사망하게 된다.

비소는 일반적으로 세포독성으로서 효소활성 특히 SH-기 계통 효소 활성의 조해작용에 의한 산화작용 및 조직호흡 감퇴가 일어난다. 또한 평활근의 마비 및 혈관계, 신경계 특히 말초신경계에 독성이 있으며, 세포핵의 염색체에 장해를 준다. 또한 살충, 살균제에 이용되고 있는 비산, 아비산염은 만성중독의 원인이 된다.

또한 비소화합물을 장기간 취급하면 피부가 흑변 또는 각화하며 신경이나 근육의 섬유에 이상을 주는 수가 있다. 만성적으로 중독이 되었을 경우 처음에는 식욕이 떨어지고 힘이 없어지며 설사, 변비, 구역질이 나타나다가 눈꺼풀이 붓거나 눈에 염증이 생기고 목구멍이 아프며 때로는 콧속에 구멍이 뚫린다.

비소 중독의 예방을 위해서는 비소에 오염된 원인물질을 먹거나 가까이 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몸에 축적된 비소를 배출하려면 셀레늄, 철, 요오드, 칼슘, 마그네슘, 아연, 비타민C, 황 함유 아미노산이 많은 자연식품을 먹는 것이 좋다. 인도의 과학자들은 마늘 추출물이 체내 비소함량을 40% 이상 감소시키는 걸 확인했다. 미국 과학자들은 산화철을 이용하여 식수 중 비소를 제거했다. 금연 역시 비소오염으로부터 노출을 줄이는 방법이다.

김원일/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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