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테리아] 안전한 급식 위해 교육 당국이 나서야
[카페테리아] 안전한 급식 위해 교육 당국이 나서야
  • 이향숙 전교조 경북지부 영양교육위원회 사무국장
  • 승인 2020.11.2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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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향 숙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지부 영양교육위원회 사무국장
이향숙 사무국장
이향숙 사무국장

유치원의 먹거리 안전과 급식의 질을 보장하여 식중독 사고 위험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2020년 1월 29일 학교급식법이 개정됐지만, 교육부는 이에 반하는 학교급식법 시행규칙 개정안(이하 개정안)을 9월 24일 발표했다.

교육부 개정안에 따르면, 급식시설과 설비를 갖춘 유치원은 설립 구분과 관계없이 영양교사 1명을 두도록 하면서도 원아 200명 이하 유치원은 같은 교육지원청 관할 구역에 있는 2개 이내의 유치원에 순회 또는 공동으로 영양교사를 둘 수 있도록 했다. 또 원아 50명 이상 100명 미만 유치원에 대해서는 교육지원청에 영양사를 두어 식생활 지도, 영양관리·상담 업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개정안은 학교급식법, 식품위생법, 국민영양관리법 등의 기본 취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지 못한 졸속행정이다.

식품위생법 제52조는 1회 급식 인원 50명 이상인 집단급식소에 영양사 면허 소지자 1명을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되어있다. 또한 국민영양관리법 제18조는 영양사 면허증을 대여하거나 대여 행위를 알선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데 개정안의 공동관리 영양교사 배치는 사실상 면허대여 알선 행위나 다를 바 없다.

요컨대 학교급식 관련 법의 기본 취지는 안전한 급식과 제대로 된 식생활 지도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인데 개정안은 이 같은 기본 취지를 무시하고, 오히려 유치원을 식중독 사고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는 것이다.

최근 안산지역 유치원 식중독 사건과 관련해 공동관리 업무를 수행한 영양사가 구속됐다. 이 사건을 통해 공동관리는 식중독 사고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공동관리 영양(교)사는 식중독 사고 책임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경북교육청은 지난달 교육지원청에 근무하며 유치원을 공동관리할 영양교사 전보 희망 수요조사를 해 공분을 샀다. 이 수요조사는 사실상 원아 50명 이상 100명 미만 유치원의 공동관리를 추진하는 것이다. 즉 1회 급식 인원 50명 이상 유치원에 영양사 1명을 배치해야 하며, 영양사 면허를 대여할 수 없다는 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또한 공동관리 대상 학교나 유치원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경북교육통계 자료에 근거해 전교조 경북지부 영양교육위원회가 자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초등 영양교사 289명 중 2개교 이상을 공동 관리하는 교사는 63명이며, 이 중 1회 급식 인원 50명 이상인 공동관리교는 총 22개교다.

이런 실정에 기존 영양교사를 교육지원청에 재배치하면 공동관리 학교나 유치원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실제 원아 50명 이상 100명 미만 공·사립유치원은 구미 18개, 포항 17개, 경산 9개 등 총 67개로, 3개 지역 교육지원청에 각 1명의 영양교사를 배치한다면 최대 18개에서 최소 9개 유치원을 1명의 영양교사가 공동관리하게 된다.

단언컨대 학교급식 관련 법을 무시하면서 유치원과 학교를 식중독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은 교육 당국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50명 이상 유치원과 학교급식의 단독관리를 원칙으로 하고, 단계적인 인력 확충 계획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유치원과 학교의 식중독 사고 위험 요인을 없애 학생의 건강을 지키고, 안전하고 올바른 영양·식생활교육이 이뤄지도록 학교급식의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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