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가격 인상 ‘심상치 않다’
식재료 가격 인상 ‘심상치 않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1.03.01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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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물 가격 줄줄이 인상에 가공식품마저 ‘도미노’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이제 시작에 불과해” 의견도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식재료 가격 인상이 심상치 않다. 새해부터 농축수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고, 오른 가격은 다시 주요 가공식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두부와 계란 등 기본 식재료 가격 상승이 현실화되고, 최근에는 제빵계열에 이어 즉석밥, 우유, 수입 육류까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급식 관계자들은 대량의 식재료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단체급식 특성상 식재료 가격 상승은 급식 운영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6%,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특히 AI 확산으로 공급이 줄어든 달걀 가격은 15.2% 뛰었고, 설 연휴로 인해 사과·배 등 다른 농축산물 가격도 급등했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 이하 서울교육청)이 학교급식을 위해 조사한 2021년도 식재료 물가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으로 급식용 식재료 중 상당수가 전년 동월 대비 크게 상승했다.

가장 상승 폭이 큰 품목은 76.9%가 오른 파였다. 그 외에도 쌀은 12.3%가 인상됐고, 사과는 45.5%, 양파는 60%가 올랐다. 주요 반찬으로 쓰이는 국산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각각 10%, 18%가 상승했다.

반면 몇 품목 안 되는 가격 하락은 상승 폭보다 훨씬 미미했다. 배추가 36.6%, 무가 35.3%로 하락 폭이 가장 컸고, 당근은 21.8%, 풋고추는 13.5%였다.

이 같은 식재료 가격의 잇따른 상승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일단 코로나19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이상 기후로 작황이 부진한 데다 코로나19로 수급에 차질이 발생했고,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른 원인도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아직 가격 상승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의 상승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국제 곡물가 상승은 지난해 글로벌 곡창지대에 불어 닥친 이상 기후로 생산량이 급감한 데다 코로나19로 일부 국가가 ‘식량 안보’를 내세우며 수출을 제한하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여기에 원자재 곡물 가격이 보통 3개월에서 6개월까지 시차를 두고 생활 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더 큰 위기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이 같은 식재료 가격 급등은 대량 소비처인 단체급식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당장 일선 학교 영양(교)사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지역의 한 학교 영양사는 “식재료 물가가 너무 올라 3월 식단부터 예산이 초과됐다”며 “개학 후 등교 인원이 줄어들면 식재료 단가도 올라갈 텐데 식품비 추가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급식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요양병원에서 근무한다는 한 영양사는 “식단가가 너무 부족해 병원 경영진에게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해야 하는데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망설이고 있다”며 “이런 와중에 현재 식재료 가격 상승 분위기는 식단가 인상이 어느 정도 필요한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워 더욱 고민이 깊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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