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식재료 배송 담당자 코로나 확진
‘우려가 현실로’ 식재료 배송 담당자 코로나 확진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1.03.14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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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원주지역 식재료 공급업체 담당자 확진… 4개 학교 폐쇄
‘매일 학교 방문하는 유일한 외부인’… 별도 방역교육 절실해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학교에 식재료를 납품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공급업체 담당자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동시에 인근 여러 학교의 급식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학교급식 관계자들은 “마침내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급식을 위해 매일 외부에서 출입할 수밖에 없는 식재료 공급업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배송기사 확진, 학교급식 중단

강원도 원주시 보건당국과 강원도 원주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원주지역에서 급식용 식재료를 학교에 공급하는 담당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난 5일 원주지역 학교급식이 전면 중단됐다.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40대 A씨로, 원주푸드종합센터에서 학교급식 식자재 배송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보건 당국은 원주푸드종합센터에서 식자재를 차량에 실은 33명 모두에 대해 전수 검사를 실시하고, 이 중 밀접 접촉자 2명을 격리 조치했다. 그리고 원주푸드종합센터도 일시 운영을 중단했다.

원주교육지원청도 보건 당국과 함께 지난 5일까지 해당 직원이 식재료를 공급한 학교 4곳의 접촉자에 대한 전수검사를 실시해 추가 확진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지난 8일 급식을 재개했다. 그러나 밀접접촉이 있었던 1개 학교는 2주간 급식을 중단하고, 대신 도시락이 제공된다.

당초부터 우려됐던 공급업체

지난해 코로나19로 개학 연기와 급식 중단이 이어지면서 식재료 공급업체에 대한 우려가 일부 나오기도 했다. 식재료 공급업체 담당자는 학교급식이 운영되는 한 매일 반드시 학교를 출입해야만 하는 외부인으로, 확산에 주요 통로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교육부(부총리 겸 장관 유은혜)가 지난해 5월 온라인 개학을 결정하고 발표한 등교 개학 시 운영방침에도 식재료 공급업체에 대한 대책은 없었다. 이후 몇몇 교육청과 유관기관이 방역수칙 등을 만들어 배포하긴 했으나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지침은 없었다. 무엇보다 전담 부처나 기관이 명확하지 않아 사각지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컸다.

학교가 식재료를 공급받는 방식이 단일하지는 않지만, 통상 강원도 원주처럼 학교급식지원센터를 통해 공동구매 후 공급받거나 나라장터(G2B)·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을 통해 납품업체를 선정해 공급받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eaT 등록업체 4800개… 대책은?

이런 가운데 가장 배송량과 공급업체가 많은 eaT는 등록업체가 무려 4800여 개에 달하지만, 학교에 식재료 배송을 제외하면 온라인 위주로 업무가 이뤄져 이들을 위한 별도 방역 대책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강하게 나온다.

강원도의 한 영양교사는 “식재료 공급업체와 배송 담당자의 활동을 감독하거나 강제할 수는 없지만, 자칫 이들 중 누구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이번 강원도 원주 사례를 보면서 확실히 알게 됐다”며 “학교에 매일 방문하는 외부인은 식재료 배송 담당자가 거의 유일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이들에게 배송과정의 방역수칙을 체계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aT 학교급식부 담당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등록업체들을 위한 방역수칙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공감한다”며 “등록된 공급업체 소속 직원들의 생활까지 eaT가 관여하거나 감독할 수 없지만, eaT의 권한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대책 마련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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