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식재료 미식 기행 - 충청도
지역 식재료 미식 기행 - 충청도
  • 한식진흥원
  • 승인 2021.05.2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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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은 오래된 문명의 땅이다. 기원전 1만 5000년 경의 인류 최초의 청주 소로리 볍씨가 발굴된 쌀의 땅이기도 하다. 1896년에 13도제가 실시되면서 충청도는 충청남도·충청북도로 나누어졌다. 충청북도는 한반도의 한가운데 있으면서 바다가 없다. 충청남도는 구불구불한 서해안을 품고 있다. 논농사 밭농사로 생긴 곡식과 해산물이 적절하게 어울린 조화의 음식 문화가 꽃 피고 있다.

■ 굴 문화와 어리굴젓  
충남 해안가에는 굴 문화가 발달했다. 충청도의 수많은 음식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을 꼽으라면 어리굴젓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겨울 진짓상에 비웃구이와 어리굴젓 그리고 족편이 오르면 그 상은 최고급’ 이고 1980년대까지 서울의 밥상에 서산 어리굴젓이 없으면 부자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어리굴이란 말은 작은 굴 모양 때문에 ‘어리다’가, 맵기 때문에 ‘어리하다’ 등이 결합해서 만들어진 말이다. 굴이 잘 자라는 곳은 민물과 바닷물이 섞인 곳들이다. 서산 간월도는 해미산과 가야산에서 흐르는 민물이 흘러드는 바다다. 간월도에서 나는 굴은 썰물 때면 4~7시간 정도 물에서 나온다. 3년이 지나도 2~3cm 밖에 자라지 않는 거무스름한 색을 띠는 이곳 굴을 사람들은 ‘강굴’이라 부른다. 겨울에 나는 싱싱하고 탱탱한 굴을 깨끗한 바닷물로 씻은 뒤 7%의 소금으로 희석시켜 섭씨 15~20℃ 정도의 발효실에 보름간 넣어둔다. 이렇게 발효시킨 굴을 ‘백굴’이라 부른다. 이것을 판매할 때 고춧가루와 다른 양념들을 섞으면 어리굴젓이 되는 것이다.

1980년에 간척지가 들어서기 전에 간월도 사람들은 자연 굴을 토화, 양식 굴을 석화라 불렀다. 간척지가 되기 전 간월도 굴을 만드는 방법은 지금과는 달랐다. ‘한국의 발견 충청남도 편’에서는 ‘굴을 바닷물에 씻어 천일염으로 간을 맞추고 온도가 섭씨 20℃쯤이 되게 해서 열나흘쯤 담가 둔다. 짭짤하게 간이 배면 대바구니에 걸러 물을 빼고 곱게 빻은 고춧가루와 버무려, 하루 전에 끓여 식힌 물을 부어 옹기에 넣어 석 달을 저장한다. 하루에 공장에서 1리터들이 깡통으로 50깡통쯤을 만들며 모두 서울로 보내져 여느 굴젓보다 비싼 값에 팔린다’고 기록되어 있다. 옛날 방식은 아니지만 지금도 간월도 사람들은 조합을 만들어 옛날 방식의 작지만 알찬 굴을 공동으로 생산하고 판매하면서 어리굴젓을 지켜왔다.

■ 서산에서는 겨울이면 굴 냉국을 즐겨 먹었다. 
‘한국 민속종합조사 보고서-음식편’을 보면 파, 마늘, 묽은 장으로 생굴을 무친 후 동치미 국물을 붓고 식초와 고춧가루로 간을 맞추면 시원한 냉국이 되는데 감기가 들었을 때 찰밥과 같이 먹으면 감기가 나간다고 해서 특별히 해 먹는것이 굴 냉국이다. 보통 밥때도 간장에 밥을 먹을 때 이 냉국을 같이 먹으면 소화를 돕는 별미라고 소개하고 있다. ‘광천’의 천북에는 90년대 초반 생겨난 굴 구이 문화가 성행하고 있다. 하지만 광천하면 조선시대부터 유명한 새우젓 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광천 마을 사람들은 광천읍 마을 한가운데에 독바위 또는 독매라고 부르는 독처럼 생긴 토굴이 있는데 여기서 새우젓을 익히고 보관한다. 광천 새우젓은 이곳 사람들이 간을 잘 맞추기도 하지만 토굴에서 15℃에서 17℃까지의 온도를 늘 유지하기 때문에 젓갈 맛이 은근하고 깊어짐에 더욱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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