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급식 개혁… ‘천지개벽’ 향하나
군급식 개혁… ‘천지개벽’ 향하나
  • 유태선 기자
  • 승인 2021.06.20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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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조리병 1000명 추가 투입… ‘조리용 로봇’도 검토
급식 단위 ‘사단급’… 민간 참여는 물론 eaT 적용도 ‘만지작’

[대한급식신문=유태선 기자] 그동안 대표적인 ‘폐쇄구역’이었던 군급식의 민간 개방이 대폭 확대되는 분위기다. 정부가 군급식의 혁신을 위해 대대적인 개편안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장관 서욱)는 지난 17일 최근 지속적으로 터져 나오는 부실 급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격리장병 급식 지원 등으로 업무가 가중되는 조리병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조리병 1000여 명을 육군과 해병대에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가 투입되는 병력은 올해 후반기부터 상황·통신 등 군별 필수인력을 제외한 행정지원 인력을 감축하고, 조리병으로 전환해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내년에는 민간조리원 편성기준을 현행 기준보다 두 배로 늘려 채용을 확대하고, 조리 취약시간대인 평일 아침에 투입할 예정이다. 현재 민간조리원 편성기준은 80명 이상 취사장에 1명이지만, 내년부터는 2명으로 늘린다.

또한 조리병의 업무 강도를 줄이기 위해 급식지원 도우미 제도를 시행하고, 조리 부담 경감을 위한 조리기구 도입도 천명했다. 특히 다양한 형태의 조리가 가능하고, 음식 질도 높일 수 있는 오븐기를 올해 말까지 소규모 취사장까지 모든 취사장에 설치한다. 이와 함께 야채류 전처리를 위한 야채절단기도 확대 보급하고, 취사장 청소를 위한 ‘고압세척청소기’도 보급한다.

그리고 대규모 취사장의 조리업무 중 위험도가 높고, 체력 소모가 많은 반복적인 업무(튀김요리 등)를 대체하기 위해 민간에서 활용되는 ‘조리용 로봇’을 시범 도입하는 방안도 관련 부처와 적극 검토 중이다.

특히 국방부의 이번 계획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군급식에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이하 eaT)’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국방부 측은 신세대 장병들이 중·고교 시절 맛과 질이 높은 학교급식을 경험한 세대인 점을 감안해 이 같은 대책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국 학교들이 급식에 필요한 식재료를 직접 입찰에 붙이고, 낙찰받은 업체에게 식재료를 공급받는 시스템을 군급식에 적용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군단급’ 단위의 급식관리시스템을 ‘사단급’ 단위로 개편하고, 영양사가 배치된 부대를 선정해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육군부사관학교 1개 식당에서 시행 중인 민간위탁 시범사업을 확대해 올해 하반기부터는 10여 개 부대가 민간에 개방된다.

국방부 계획대로 군급식이 변화된다면 사실상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로 봐야 한다. 군급식은 그 특성상 식단 작성보다 식재료 확보가 먼저 이뤄지며, 식단은 이미 확보된 식재료에 맞춰 구성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국방부는 기존 방식과 달리 학교급식시스템을 벤치마킹해 먼저 장병들의 선호도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식단을 구성하여 입찰을 통해 적정가의 식재료를 납품받아 급식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런 체계를 운영함에 있어 영양사의 역할이 크다고 군 내부에서도 판단하고 있어 추후 영양사 채용 확대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지역의 한 단체급식 전문가는 “국방부가 그동안 독자적인 영역으로 존재해왔던 군급식의 혁신을 위해 ‘개방’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 국방부의 대책이 단체급식산업 전반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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