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마트 미래학교에 ‘학교급식’은 없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에 ‘학교급식’은 없다
  • 김기연·박준재 기자
  • 승인 2021.07.2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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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교육청, 대상 선정과정에서 ‘학교급식 시설’은 제외
그린스마트 사업 방향들, 학교급식과 연관성 많아
일각에선 “학교장 치적사업으로 전락할라” 우려도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정부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극복하고, 사회 대변혁을 이루자는 취지로 기획한 ‘디지털뉴딜’ 사업. 이 같은 디지털뉴딜 사업의 핵심 중 하나인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서 학교급식이 배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육부(부총리 겸 장관 유은혜)는 지난해 7월 정부의 디지털뉴딜 사업 발표에 맞춰 세부사업인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실시계획을 발표하고, 약 1년간의 준비를 거쳐 전국에서 484개 학교를 선정했다. 이들 학교에는 향후 5년간 총 18조5000억 원의 큰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주요 사업내용은 크게 4가지로 ▲학교공간혁신 ▲스마트교실 ▲그린학교 ▲학교복합화다. 당초 이 사업계획이 발표된 후 학교급식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학교급식에 꼭 필요한 사업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적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 사업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교육청이 ‘교육부 지침’을 근거로 학교급식 분야를 애초부터 배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의 학교급식 관계자는 “교육청 담당부서에서 교육부가 ‘교사동과 연결된 시설’만 해당된다는 지침을 내렸다는 이유로 급식 관련 사업계획을 전부 배제시켰다”며 “인정할 수 없어 공식 항의했으나 결과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서 현재 논란이 되는 부분은 교육부 지침이다. 그러나 교육부 담당부서에서는 “‘교사동과 연결된 시설’이라는 지침 자체를 내린 적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교육부 그린스마트미래학교팀 관계자는 “당초 교육부에서 교육청으로 내린 사업지침에 대상학교는 ‘40년 이상된 건물’이라는 지침만 있다”며 “다만 사업 예외조건 중 하나로 ‘배수선 등 최근 대규모 예산 투자가 된 건물은 제외한다’는 지침이 있기는 하지만, 이를 급식시설로 단정해 해석하기는 대단히 어렵다”고 말했다.

학교급식 관계자들 사이에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가 당초 주목받은 이유는 사업계획 자체가 학교급식과 연관된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4가지 방향 중 ‘학교공간혁신’은 학교 공간을 통합·분리하고, 크기와 용도를 조절해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으로, 특히 학생들 참여·소통공간으로 ‘전시·휴식공간을 마련해 학습과 삶이 공존하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경기도의 한 영양교사는 “학교 내 대표적인 휴식공간 중 하나가 급식실이고, 학생들이 반드시 장시간 머물 수밖에 없는 공간도 급식실”이라며 “외부 구내식당을 보면 식당을 마치 카페테리아처럼 꾸며 소통공간으로 활용하는 추세가 늘고 있는데 학교도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를 통해 충분히 구현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린학교’도 마찬가지. 학교 내 어느 공간보다 에너지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곳이 학교급식소다. 따라서 에너지 절감은 물론 태양광 발전 기술 등을 활용한 제로 에너지 학교를 실현하고, 환경생태 교육을 시도하는 그린학교는 학교급식소에 매우 적합한 사업이다.

‘학교 복합화’도 향후 ‘교육급식’이 지향하는 지점과 동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교 복합화의 취지는 학교시설을 지역과 공유하며, 지역사회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자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당초 사업계획에서 도서관, 소규모 체육시설, 메이커 공간 등을 주민 편의시설의 예로 들었지만, 학교급식실도 학교 공간 중 지역사회와 공유하기 좋은 시설 중 하나다.

물론 식품위생법과 학교급식법에 의해 위생관리상 조리실 공유는 쉽지 않지만, 점점 줄어드는 학생 수를 감안하면 학교급식소의 식당 공간은 활용 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강원도의 한 영양교사는 “급식실 공간을 나눠 한쪽 공간을 지역사회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이 공유하는 장소로 활용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학교 복합화의 가치를 달성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가 학교장의 치적사업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무려 18조5000억 원. 선정된 학교가 총 484개교인 것을 감안하면 각 학교당 평균 382억 원이 지원되는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게다가 노후학교 시설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한동안 일선 학교장들이 큰 관심을 갖고 교육청 측과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육청 장학사는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대대적으로 ‘돈을 풀겠다’는 뜻으로 준비한 사업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가 실제로 이뤄질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학교장들의 치적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슬슬 고개를 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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