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군급식,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슈] 군급식,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1.07.19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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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군급식 개선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밝혀
“영양사 추가 채용 긍정적… 사단급에 2~3명은 배치해야”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군급식 개혁을 추진하는 국방부(장관 서욱) 계획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어 급식 관계자들의 적지 않은 관심이 쏠린다. 일부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국방부는 지난 5일 ‘제8기 대한민국 급식·피복모니터링단(이하 모니터링단)’이 육군 부사관학교를 방문해 군급식 실태 등을 점검한 결과를 전하며, 향후 개선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본지 314호(2021년 6월 21일자) 참조>

식재료 공급체계, ‘경쟁 조달’ 구조로

국방부의 주요 계획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지난달 공식화한 ‘선 식단 편성·후 식재료 경쟁 조달’ 체계 구축을 위해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이하 eaT)을 벤치마킹한 가칭 MaT ‘장병급식 전자조달시스템’의 단계적 도입이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지난달 28일 eaT를 운영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 농식품거래소 임원과 면담을 갖고, eaT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면담 후 국방부는 2022년에 MaT를 개발해 기존 군 정보체계(군수·재정)와 연동 후 식단편성·입찰·계약·정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이를 통해 현재 군급식 식재료 조달을 경쟁체제로 만든다는 것이다. 현재 국방부는 ‘MaT 구축’이라는 큰 명제만 결정된 상태며, 구체적인 기능과 연동계획 등은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MaT는 앞으로 aT가 지난해부터 추진한 ‘공공급식 플랫폼’에 합류될 가능성이 크다. aT가 2009년 eaT를 구축한 것처럼 국방부가 별도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aT는 이미 지난해부터 군부대와 사회복지시설 등 모든 공공급식 분야를 아우른다는 목표로 공공급식 플랫폼을 개발했기 때문에 국방부 요구에 맞춰 여기에 군급식 전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영양사 1명, 1만2000명 급식 가능할까

두 번째 주요 계획은 영양사 배치 확대다. 국방부는 앞서 식재료 경쟁 조달 체계 도입을 공식화하면서 이를 위해 영양사 배치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까지 총 47명의 영양사를 채용해 현재 ‘군단급’(3만 명 규모) 부대에 1명씩 배치된 영양사를 ‘사단급’(1만 2000명)까지 배치하고, 장기적으로는 여단급까지 영양사 채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같은 계획에 대해 영양사 사회에서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많을 경우 1000명 정도인 학교급식과 달리 10배 이상되는 인원의 식사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1명의 영양사가 감당하기에 쉽지 않다는 것. 따라서 사단급에 최소 2~3명의 영양사가 배치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영양교사 시험을 준비한다는 한 영양사는 “채용될 영양사의 신분과 처우가 어떻게 정해질지도 관심이 크다”며 “자칫 너무 열악한 채용조건이 된다면 군급식이 영양사들의 근무기피 영역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효율적 민간위탁과 조리병 교육에 부심

조리 임무 민간위탁 여부도 언급됐다. 국방부는 병역자원 감소와 조리병 지원 기피로 조리병 확충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교육훈련기관을 중심으로 ‘민간위탁’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민간위탁은 크게 2가지다. 육군훈련소, 해·공군·해병대 교육훈련단 등 평시 대규모 인원이 급식을 먹거나 전시 급식 지원에 제한이 적은 교육훈련기관을 전부 민간위탁하는 방안과 학교나 민간급식처럼 조리병 대신 민간인력이 조리하는 방안 2가지다.

국방부가 군급식 개혁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이번 계획으로 인해 군급식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군부대에서 조리 중인 조리병의 모습.
국방부가 군급식 개혁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이번 계획으로 인해 군급식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군부대에서 조리 중인 조리병의 모습.

민간위탁은 그동안 군급식 개혁 방안 중 하나로 언급되었으나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민간위탁 실현 여부를 떠나 국방부가 부실급식 발생의 본질을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가 함께 나온다.

급식업계에서는 민간위탁과 함께 조리병 교육 강화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조리 분야에 뜻을 둔 장병들의 지원을 유도하는 효과와 함께 조리병의 부담을 줄이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 이를 위해 틀에 박힌 ‘영양성분’이나 ‘저염·저당’ ‘식중독 예방강좌’ 등이 아닌 ‘조리실무’ 위주의 직접 도움이 되는 교육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의 한 조리 관련 학과의 교수는 “군장병들은 이미 신체 발달이 끝났고, 활동의 왕성함이 절정에 달해있는 시기여서 식중독 감염 역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고 볼 수 있다”며 “지금 당장 한 끼 식사를 준비하는 것만도 벅찬 조리병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조리과정을 단축시키는 효과적인 조리법과 같은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군급식 고질적인 문제, 개선의 계기되나

국방부의 군급식 개혁이 제대로 정착되면 군급식은 사실상 ‘패러다임’이 바뀌게 된다. 국방부도 개선 방안을 언급하며 현행 체계에서 제기된 대표적인 4가지 문제점이 개선된다고 밝혔다.

먼저 장병 선호도를 반영한 급식시스템 구축이다. 현재 군급식 식재료는 농·축·수협이 전담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들과 민간업체가 경쟁을 벌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장병들의 기호도를 맞춘 급식이 완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계약 관행도 변경된다. ‘마리당 계약’ 관행 때문에 돼지나 닭 등을 공급받으면 장병들의 비선호 부위는 자연히 늦게 소비될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식재료가 식단을 결정’하는 체계를 만들었다. 경쟁체계 도입은 이 같은 관행도 개선할 것으로 국방부는 전망했다.

군급식 예산도 효율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군납은 ‘무조건 국내산’이라는 조건 때문에 장병들이 원하는 중량 공급이 어려웠는데 앞으로는 예산에 맞춰 중량도 결정할 수 있어 공급량 증가도 기대된다. 또 민간과 다른 성분과 품목 규제도 없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낙후된 군급식 설비와 시설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군급식은 조리병이 크게 부족함에도 어쩔 수 없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조리병의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했고, 결국 다시 조리병 지원 기피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해 국방부는 대량 조리 시 조리장 내 조리병들의 업무부담 경감에 도윰이 되는 오븐기, 야채절단기 등 취사기구 등을 확대 보급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민·관·군 합동위원회 산하에 ‘장병 생활 여건 개선 분과위원회’를 출범했고, 구체적인 개선 방안 등을 보고하고 논의한 상태”라며 “앞으로도 각계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장병들의 건강과 선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종합적인 개선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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