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잡는 ‘그리스트랩’ 제대로 사용해야
기름 잡는 ‘그리스트랩’ 제대로 사용해야
  • 유태선 기자
  • 승인 2021.08.02 0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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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김용연 의원, 그리스트랩 관리 소홀 등 지적
‘유수’ 하수구 방류… 환경파괴에 악취·안전사고 등 문제도

[대한급식신문=유태선 기자] 일부 학교급식 조리실에서 ‘유수(油水)’가 하수도로 배출되지 않도록 설치한 ‘그리스트랩(grease trap)’을 임의로 제거해 사용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조리실에서 발생한 유수가 하수도로 배출되면 환경파괴는 물론 2차 안전사고 등도 발생할 수 있어 올바른 사용법 준수가 필요하다.

그리스트랩은 조리나 설거지 등을 하며 발생한 유수가 흘러가는 유출구 뒤에 설치하는 것으로, 배수관 내벽에 기름 등이 들러붙어 막히는 것을 방지하는 기구다.

일부 학교의 조리실에서 그리스트랩을 임의로 제거하고 사용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청소업체가 경기도 분당의 모 고등학교 급식실 집수정에 쌓인 기름덩어리를 제거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 (주)더조은환경)김용연 의원실
일부 학교의 조리실에서 그리스트랩을 임의로 제거하고 사용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청소업체가 경기도 분당의 모 고등학교 급식실 집수정에 쌓인 기름덩어리를 제거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 (주)더조은환경)김용연 의원실

본지가 전국 영양(교)사들에게 확인해 본 결과, 조리 종사자들이 빠른 조리실 업무를 위해 그리스트랩의 부품을 제거하고, 뜨거운 물을 부어 유수를 하수도로 배출하는 사례가 종종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의 한 영양교사는 “설거지 등 작업 후 배수하는 과정에서 그리스트랩이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벗어나게 되면 역류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이럴 경우 그리스트랩의 부속인 ‘P트랩’을 제거해 배출하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지 않도록 현장에서 지도·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단순히 조리 종사자들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리스트랩의 정상 작동 여부에 대해서도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학교 등 집단급식소에 설치된 그리스트랩이 해당 급식소 이용자와 조리 규모에 맞는 규격으로 설치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급식소의 사용량에 못 미치는 그리스트랩이 설치될 경우 하수가 역류하는 등 성능 발휘가 어려워 교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잘못된 그리스트랩 사용은 지역 의회에서도 문제를 제기한 바 있어 향후 체계적인 점검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 김용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6월 열린 제301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교육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학교 급식실 그리스트랩 부정 사용 및 관리 소홀을 지적하면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회의에서 “자체 조사한 강서지역 8개 학교 중 대다수가 설거지 등으로 발생한 유수를 그리스트랩을 거치지 않고 뜨거운 물을 부어 강제로 하수도로 내려보내고 있었다”며 “최근 방문한 학교 급식실도 그리스트랩 부속 중 P트랩을 제거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직접 학교 현장을 가면 그리스트랩을 정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20m 정도 떨어진 맨홀을 열어보면 기름 등으로 막혀 제대로 배수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며 “결국 학교 측에서 그동안 편의를 위해 뜨거운 물을 붓는 방법을 썼다고 시인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기름 등이 배수관 내벽에 붙어 막히면 역류하거나 심할 경우 터질 수도 있어 환경문제는 물론 안전을 위해서도 그리스트랩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김 의원의 지적이 이어지자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이하 진흥원)은 상·하반기 실시되는 정기 위생점검을 통해 그리스트랩의 사용 상태 점검 등 향후 계획을 밝혔다. 진흥원 관계자는 “그리스트랩 부정 사용시 환경파괴와 해충, 악취, 안전사고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정상 작동 등을 철저히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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