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신력과 객관성 있는 외부 기관 통한 시장조사 요구
◆ 연구자 이호진 조교수 한국교통대학교 식품생명학부 식품영양학 전공
[대한급식신문=유태선 기자]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과정에서 이뤄지는 시장조사가 영양(교)사들의 업무 과중에 하나인 것으로 나타나 시장조사 방법의 개선책 마련이 요구된다.
학교급식은 ‘지방 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장가격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식재료 조달 계약을 맺어야 한다. 이에 따라 급식 경비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식재료는 구매에 앞서 반드시 시장가격 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식재료별 조사 방법이 서로 상이하거나 지역별 유통비용에 차이가 나는 등 시장가격이 상황에 따라 달라 객관화된 자료 수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전국 영양(교)사들을 대상으로 현재 식재료별로 이뤄지는 시장가격 조사 방법의 현황과 향후 원하는 시장가격 정보획득 방법을 조사했다.
이를 위해 전국 초·중·고·특수학교의 비율을 감안해 1만1818개교 중 약 10%에 해당하는 1158개 학교에 설문지를 배부하고, 그 중 회수된 439부(회수율 37.9%)를 연구에 활용됐다. 설문에 대한 답변은 초등학교가 254개교(57.9%)로 가장 많았으며, 중학교 103개교(23.5%), 고등학교 82개교(18.6%) 순이었다.
연구 결과, 응답자들은 대체로 식재료 시장조사에 많은 시간을 소모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만족도는 낮았고, 개선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먼저 현재 실시하고 있는 식재료 시장가격 조사 방법을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로 구분해 살펴본 결과, 초등학교의 경우 ▲식량 작물 ▲채소 및 서류 ▲친환경 식재료 ▲지역산 식재료는 학교급식지원센터 TFT에서 조사한 자료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반면 중·고등학교의 경우 인근 학교와 공동조사하거나 직접 조사해 활용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 시장조사 소요 시간은 ▲공산품 7.94시간 ▲채소 및 서류 6.94시간 ▲친환경 식재료 6.25시간 ▲지역산 식재료 6.24시간 ▲과일류 6.16시간 ▲수산물 5.75시간 등이었다. 특히 이 같은 영양(교)사들의 시장조사에도 수집 자료와 실제 구입 가격 간 차이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시장조사 가격과 구입 가격 간 차이가 큰 품목은 ▲채소 및 서류가 133개교(30.3%) ▲공산품 78개교(17.8%) ▲친환경 식재료 54개교(12.3%) ▲과일류 50개교(11.4%) ▲수산물 40개교 (9.1%) ▲쇠고기 36개교(8.2%) ▲돼지고기 28개교(6.4%) 순이었다.
현장 영양(교)사들의 시장가격 조사 만족도도 그리 높지 않았다. 만족도가 낮은 식재료는 ▲공산품(3.26점) ▲지역산 식재료(3.33점) ▲수산물(3.34점) ▲과일류(3.37점) ▲채소 및 서류(3.38점) 순으로, 대부분의 농산물에 대해 만족도가 낮았다. 이는 시장조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됨에도 실제 구입 가격과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영양(교)사들이 원하는 시장가격 조사 방법은 초등학교의 경우 식량 작물과 수산물 등은 현재와 같이 학교급식지원센터 TFT에서 조사한 자료에 대한 요구도가 높았으며, 축산물, 공산품, 절임가공품은 교육(지원)청에서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제공하는 조사자료에 대한 요구도가 높았다.
중·고등학교의 경우는 모든 식재료 품목에서 교육(지원)청 TFT의 조사자료에 대한 요구도가 높았다.
연구자는 논문에서 “연구 결과 학교에서는 직접 식재료 시장가격을 조사하기보다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이나 같은 교육(지원)청 내 영양(교)사들과 협력해 시장가격 조사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이 효율적으로 사용되길 원하고 있었다”며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지원)청이 TFT를 구성해 일괄 조사하거나 공인된 자료를 바탕으로 시장가격 조사 및 분석 또는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등 방법에 대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학교급식 식재료별 시장가격 조사 실태 분석)는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