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식재료 미식 기행 경남 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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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식진흥원
  • 승인 2021.09.0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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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을 먹은 역사, 족히 700년은 넘었을 것
고종황제 진상품으로도 올렸던 함양 '곳감'

감을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는지, 감나무가 언제 우리나라에 뿌리내렸는지는 알 수 없다.

우리가 감을 먹기 시작한 역사는 족히 700년이 넘는다.

<고려사>에 1313년(충선왕 5년) 감을 먹었다는 기록이 실린 것으로 보아 족히 700년은 넘었으리라 짐작할 뿐이다. 역사의 뿌리가 깊고 깊어 하늘 아래 첫 번째 감나무를 찾아 역사를 거슬러 오르면 한반도 남쪽 구석기시대에 닿을지도 모른다.

■ 고종황제 진상품으로… 함양 ‘고종시 곶감’    

특히 함양 곶감은 고종황제 진상품으로 유명한 고종시로 만든다. 곶감을 만들면 맛이 엿과 같이 달아 품종 가운데 최고 특상품으로 꼽히는 품종이다. 씨가 아예 없거나 2~3개 정도로 적게 잡히고 낙과도 적다. 최고 품종으로 만드니 결과물이 훌륭한 것은 당연지사지만, 함양 곶감을 첫손에 꼽는 이유가 단지 품종 때문인 것은 아니다.     함양은 낮밤으로 따스한 햇볕과 커다란 달빛이 비추는 고장이다. 일교차가 커 곶감 말리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저녁에 지리산의 차가운 공기를 맞고 낮에는 깨끗하고 따뜻한 공기를 쐬며 얼었다 녹기를 반복해야 차지고 맛이 진한 함양 곶감이 완성된다.     게다가 함양 전 지역은 게르마늄 광맥대가 형성돼 있어 인근 지역에 비해 토양에 4∼5배 많은 게르마늄이 분포돼 있다. 함양에서 나는 감, 양파, 산삼 등 과실의 향과 맛이 다른 지역 작물에 비해 탁월하기로 유명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 백두대간서 얼고 녹기를 반복한 ‘함양 곶감’    

물론 지리산과 덕유산 자락에 모이는 청명한 공기의 숨은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시시한 응달이 아니라 기온 차가 큰 백두대간 냉골에서 밤낮으로 칼바람 맞으며 땡땡 얼었다 슬슬 녹기를 반복했으니, 곶감 한 알 한 알 얼마나 차지고 달겠는가.     곶감하면 우리나라 최대 곶감 생산지인 상주를 떠올리지만 경남 함양 곶감에 대한 기록도 문헌 속에서 왕왕 찾아볼 수 있다. 성리학의 태두인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점필재문집>과 유호인 선생의 <뇌계문집>에도 함양에서 만든 곶감을 임금님께 진상한 기록이 남아있어 그 역사성을 뒷받침한다.

■ 홍시·곶감이 발달한 이유… ‘타닌’으로 복통    

곶감의 재료가 되는 땡감은 본래 이맛살 확 구겨지게 떫고 쓴맛이다. 타닌(tannin) 성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인데 원기회복에는 좋지만 그냥 먹으면 쓴맛 때문에 복통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항아리에 짚을 깔아 홍시로 익혀 먹거나 껍질을 깎아 곶감을 만들어 먹는 방법이 발달한 것이다.     간식거리 많지 않던 그 시대에는 곶감의 단맛이란 경계해야 할 정도로 특별한 것이었던 거 같다. ‘당장 먹기엔 곶감이 달다’라거나 ‘곶감꽂이 빼먹듯 하다’ 등 곶감의 단맛을 위험에 빗댄 속담이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을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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