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급식’ 개편, 누굴 위한 것인가
‘군급식’ 개편, 누굴 위한 것인가
  • 정지미 기자
  • 승인 2021.10.24 2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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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지난 14일 ‘군급식 개선 종합대책’ 발표
반발하는 ‘농축산업계’… 시선 곱지 않은 ‘급식업계’

[대한급식신문=정지미 기자] 부실 급식으로 홍역을 앓았던 군급식이 50여 년 만에 전면 개편된다. 정부는 장병 기본급식비 인상과 식재료 조달 방식을 경쟁입찰로 바꾸는 등의 내용이 담긴 ‘군급식 개선 종합대책(이하 종합대책)’을 지난 14일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농축산업계와 농어촌지역에 지역구를 둔 정치인까지 이번 정부의 종합대책에 대해 반발하고 나서 급식업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급식 현장에서는 부실 급식으로 인해 시작된 이번 종합대책은 오로지 장병들의 건강과 기호도 등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데 축산낙농업계가 경쟁력 확보는 도외시한 채 우유급식 강매만 고집한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군장병들이 부대 내 급식소에 마련된 배식대에서 자율배식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정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군급식 개선 종합대책’에 대해 농축산업계와 농어촌지역에 지역구를 둔 정치인까지 반발하고 나서 급식업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정부가 발표한 종합대책에 따르면, 장병 기본급식비는 2022~2026년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2024년까지 1만5000원으로 대폭 인상된다. 이에 따라 내년 급식비는 올해 8790원보다 25% 인상된 1만1000원으로 책정됐다.

식재료 조달도 대대적으로 개편해 국방부와 aT가 협업해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으로 전환하는 등 경쟁방식을 도입한다. 그리고 수의계약 물량을 ▲2022년 70% ▲2023년 50% ▲ 2024년 30% 수준으로 축소해 2025년 이후에는 전량 경쟁조달로 전환한다.

이와 함께 장병 선호도 등을 고려한 자율적인 식단 편성을 위해 영양사 배치를 확대하고, 조리병과 민간조리원도 증원한다. 이를 통해 조리병들의 업무부담을 줄이면서 근무 여건은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조리병에 대한 수당 신설과 조리교육을 강화해 급식의 맛과 질 보장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이달부터 조리용 로봇 시범사업이 실시되는 등 현대화된 조리기구 도입이 확대되며, 올 하반기에는 10개 부대에 민간기업 급식시스템도 도입된다.

문제는 축산단체와 농업계 그리고 농어촌지역 정치인까지 국내 농축산업 보호를 앞세우며 이번 종합대책에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김승남 국회의원은 지난 14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방부가 (가칭)maT 구축 시 현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eaT 학교급식 구매체계를 준용하도록 의무화해 국내산 농축산물을 우선 구매하도록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이승호, 이하 축단협)도 지난 19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종합대책을 비판하며 즉각 폐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축단협은 “국방부가 장병 체력에 기여해 온 흰우유 급식을 점차 줄이면서 2024년부터는 이마저도 완전 폐지하고 가공유와 콩즙 등을 장병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며 “칼슘 함량이 우유에 비해 부족하고, 대부분 수입산 대두를 쓰는 대기업 콩즙을 우유 대신 장병들에게 공급하려는 국방부는 결국 장병의 건강과 체력을 내팽개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반발이 커지자 군 당국도 경쟁조달로 전환한 뒤 안전성이나 가격 등 군의 조건을 농·축·수협이 충족하면 우선 계약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국내산 원칙, 지역산 우선구매, 친환경을 적극 추진해 강원도 등 접경지역 농가와 농·축·수협의 우려도 해소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급식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은 편이다. 경기지역 학교에 근무하는 한 영양교사는 “언제까지 학교와 군부대 등 공공급식이 농축수산업의 소비처가 되어야 하냐”며 “이제 우리 농업과 농촌도 자구책을 마련하는 등 경쟁력을 갖춰 ‘무조건’이 아닌 소비자의 ‘선택’받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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