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잡는’ 최적의 잡곡 비율 찾았다
‘당뇨 잡는’ 최적의 잡곡 비율 찾았다
  • 박준재 기자
  • 승인 2021.11.25 2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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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학계와 항당뇨 최적 비율 찾는 공동연구 수행
산업적 가치 높은 연구 결과, 농가 소득 향상에도 기여

[대한급식신문=박준재 기자] 쌀밥보다는 잡곡밥이 당뇨 환자에게 좋다는 것은 흔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잡곡을 어떤 비율로 먹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제시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학계와 공동연구를 수행하면서 당뇨 환자에게 최적화된 잡곡 비율을 찾아내 주목을 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 이하 농진청)은 자체 개발한 다양한 잡곡류를 배합해 항당뇨 활성이 높은 최적 비율을 도출했다고 25일 밝혔다. 

농진청이 학계와 공동연구를 수행해 항당뇨 활성이 높은 최적의 잡곡 비율을 도출했다. 

잡곡류는 폴리페놀 등 기능 성분이 다양하게 함유돼 있고, 항산화 등 생리활성이 우수해 건강기능식품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혼합 곡류와 잡곡 가공제품은 작목 수, 혼합 비율에 따른 기능보다는 제품의 품질을 감각기관의 직접적인 느낌으로 평가하고, 품질 특성을 판별해 제조한다. 

이에 따라 농진청은 한양대학교, 충북대학교와 함께 항당뇨 활성 우수 작목과 품종을 선정하고, 최적의 혼합 비율을 설정하는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 국내에서 육성한 ▲귀리(대양) ▲수수(소담찰) ▲손가락조(핑거1호) ▲팥(아라리) ▲기장(금실찰)을 30:30:15:15:10으로 혼합했을 때 간세포 포도당 흡수율이 증가했다. 또 당뇨 관련 효소 활성 억제는 물론 공복혈당과 경구포도당부하 수치도 감소했다. 여기서 경구포도당부하검사 수치가 낮다는 것은 식후 빠르게 공복 혈당 수치로 복원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다양한 비율로 잡곡 혼합조성물을 제조해 α-glucosidase 저해활성을 검정한 결과도 앞서 언급한 5가지 혼합 잡곡의 추출물이 54.5%로 가장 높았다. α-glucosidase는 간이나 근육에서 글리코사이드를 가수분해해 당과 아글리콘의 생성반응을 촉매하는 효소를 말한다. 

이와 함께 간세포를 이용한 잡곡 혼합조성물의 포도당 흡수율은 47.2%로 측정됐다. 이 같은 결과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해 제2형 당뇨병에 사용되는 경구용 혈당 강하제(metformin)보다 2.6배 높은 값이다.

특히 당뇨를 유도한 쥐에게 잡곡 혼합조성물 추출물을 6주간 섭취시켰을 때 공복혈당은 22.5% 감소했고, 경구포도당부하 수치는 15.5% 감소했다. 

아울러 5가지 잡곡 혼합조성물은 인슐린의 기능을 도와 대사질환 조절과 당뇨 예방에 도움을 주는 아연 함량도 1.6mg/100g으로 높았다. 이외에도 생리활성과 연관된 총 플라보노이드 함량은 추출물 1g당 5.4mg으로, 다른 잡곡 혼합조성물에 비해 높은 함량을 나타냈다.

충북대학교 이준수 교수는 “세포 및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된 항당뇨 활성 우수 잡곡 조성물을 적용해 시리얼 바, 선식, 과자 등 다양한 가공품을 만들 수 있어 산업적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김진숙 과장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산 잡곡 소비 확대와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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