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급식신문=김나운 기자] 치킨과 족발은 야식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특히 잠을 이루지 못할 때 야식은 더욱 생각나는데 한 연구에서 이 같은 야식이 포도당 과민증을 부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저녁을 한참 넘겨 늦은 밤 음식을 먹으면 24시간 주기로 맞춰진 중앙 생체시계와 주변 생체시계 사이 교란이 생겨 야식만 자제해도 혈당 조절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 하버드의대의 교육병원 '브리검 앤드 위민스 호스피털' 과학자들에 의해 공개됐다.
포도당 과민증은 혈당치를 끌어올려 2형 진성 당뇨병(T2DM)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T2DM는 혈당치가 높은데도 포도당이 체내 조직으로 잘 흡수되지 않는 병을 말한다. 많이 알려진 바와 같이 야간에 근무하는 사람과 같이 주로 낮에 자는 사람에게 2형 진성 당뇨병이 많이 생긴다.
이번 연구에서는 취침 시간보다 식사하는 시간이 포도당 과민증과 베타 세포(췌장의 인슐린 분비 세포) 기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밝혀냈다.
건강한 사람의 랑게르한스섬(좌)에는 인슐린 생성 베타 세포(녹색)가 압도적으로 많고, 글루카곤 생성 알파 세포(적색)는 많지 않다. 반대로 당뇨 환자의 랑게르한스섬(우)은 대부분 알파 세포로 덮여 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중앙 생체시계와 주변 생체시계가 서로 맞지 않는 것을 원인으로 봤다. 비유하자면 중앙 생체시계는 미국 동부의 보스턴에 맞춰졌는데 간(肝) 등의 주변 시계는 아시아의 어딘가로 옮겨져 있는 것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건강한 젊은 사람 19명을 모집해 2주간 실험을 진행했다. 세밀한 실험 계획에는 낮은 조도에서 매시간 스낵류를 먹으며 32시간 동안 잠 안 자기, 모의 야간근무를 하면서 음식 먹기 등이 포함됐다.
실험 결과, 야식을 먹은 사람은 혈당치가 올라갔지만, 낮에만 식사한 사람은 큰 변화가 없었다. 또 야식을 먹은 사람은 낮에만 식사한 사람보다 췌장의 베타 세포 기능도 떨어졌다. 그리고 낮에만 먹은 그룹은 베타 세포 기능의 변화가 거의 감지되지 않았다.
중앙 생체시계를 심부 체온에서 검사한 내인성 일주율로 산정했을 때 야식은 중앙 생체시계와 내인성 포도당 일주율 사이의 정렬을 흐트러뜨렸다. 특히 여기서 주목할 것은 주간에만 음식을 먹은 그룹은 잠자는 시간이 불규칙해도 이 정렬이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논문 교신저자 중 한 명인 프랑크 스헤이르 교수는 "중앙 생체시계와 내인성 글루코스 일주율 사이의 정렬이 교란되는 정도를 수량화한 결과, 생체 리듬이 가장 많이 교란된 사람이 포도당 과민성으로 생기는 손상도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시사하는 핵심은 밤잠을 못 자더라도 야식은 피해야 한다는 것으로, 결국 야식을 자제하고 낮에만 식사하면 체내 일주 리듬이 정렬 상태를 유지해 포도당 과민증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