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밥 먹고 배 부르려면?
적은 밥 먹고 배 부르려면?
  • 김선주 기자
  • 승인 2022.03.04 1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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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장은재 교수팀, 밥그릇 형태에 따른 섭취량 분석
실제 음식량과 관계없이 시각적인 인지에 따라 포만감 달라

[대한급식신문=김선주 기자] 시각적인 효과를 통해 적은 양의 밥을 먹어도 정량의 밥을 먹은 것과 동일한 포만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동덕여대 식품영양학과 장은재 교수팀이 건강한 성인 여성 36명을 대상으로 밥그릇 형태에 따른 음식 섭취량 차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시각적으로 유사한 양을 제공한 경우와 시각적 차이를 보이나 실제 동일한 양을 제공한 경우로 나눠 섭취량과 포만감 차이를 비교했다. 

밥그릇 형태 등 시각적 효과가 음식 섭취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먼저 섭취량은 시각적으로 유사한 양이 제공된 경우 일반 밥그릇 400g과 착시 밥그릇 300g 밥을 동일하게 섭취해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일반 밥그릇에 담긴 100g의 밥을 더 많이 섭취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제공된 한 그릇 밥이 자신이 섭취해야 할 식품의 기준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시각적인 것과 관계없이 상대적으로 많은 양이 제공되었을 경우 많은 양을 섭취했다. 이는 식품 제공량이 섭취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연구를 뒷받침한다. 

다음 포만감은 제공된 양과 상관없이 그릇 모양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장 교수팀은 일반 밥그릇에 담은 400g의 밥과 그릇 밑바닥을 높여 특수 제작한 밥그릇(착시 밥그릇)에 시각적으로 400g 정도 되도록 담은 300g의 밥을 연구 참여자에게 제공했다. 

그 결과, 식전·식후·식후 1시간·식후 2시간의 포만도를 비교했을 때 착시 그릇에 담긴 300g의 밥을 섭취한 사람과 일반 그릇에 담긴 400g의 밥을 섭취한 사람 간 차이가 거의 없었다.

실제 일반 그릇에 담긴 밥을 먹은 사람의 섭취량이 뚜렷하게 많았지만, 시각적 신호는 유사한 양으로 인지돼 실제 섭취량과 관계없이 엇비슷한 정도의 포만감을 나타냈다고 장 교수팀은 분석했다. 

이와 함께 동일한 양의 밥을 일반 그릇과 착시 그릇으로 형태만 달리해 제공했을 때 느끼는 차이도 살폈다. 일반 그릇과 착시 그릇 모두 똑같은 300g의 밥을 담아 제공한 결과, 섭취 후 포만감은 일반 밥그릇에 담긴 밥을 섭취한 사람이 착시 밥그릇(밥이 더 많아 보이는)에 담긴 밥을 섭취한 사람보다 낮았다. 

장 교수팀은 논문에서 “상대적으로 적어 보이는 일반 밥그릇의 양을 보고, 자신이 착시 밥그릇보다 더 적은 양을 섭취했다고 인지해 포만감이 낮아진 것”이라며 “내부적 신호(internal cues)보다 외부적 신호에 의해 이뤄지는 인지가 포만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연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착시 밥그릇을 통해 인지 섭취량을 높이면 적은 양을 먹더라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과식 감소와 체중감량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바닥을 올린 밥그릇의 식품 섭취량, 인지 섭취량 및 포만도에 대한 비교 분석)는 대한영양사협회 학술지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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