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물가상승… 흔들리는 친환경 무상급식
가파른 물가상승… 흔들리는 친환경 무상급식
  • 한명환 기자
  • 승인 2022.07.12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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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교육부가 나서 식품비 증액 위한 지침 마련해야
영양(교)사 개인 노력 임계치 도달… 급식 질 보장 어려워

[대한급식신문=한명환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인한 물가상승이 이어지면서 학교급식 식자재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국 영양교사들은 최근 가파르게 치솟는 물가상승률로는 급식의 질은 고사하고, 정상적인 급식운영 조차 어렵다며 교육 당국을 향해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전희영, 이하 전교조)은 12일 성명서를 통해 친환경 무상급식의 질 담보를 위해 교육부가 나서 무상급식비 식품비 증액을 위한 구체적 지침 마련을 촉구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5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 6.8% 이후 2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국제에너지·곡물가 상승으로 당분간 어려운 물가 여건이 이어질 전망이다.

물가상승 그래프.(출처 : e-나라지표)

전교조는 “올해 2분기 물가상승률이 6~9%에 달한다”며 “이는 작년 2분기 물가상승률인 2.5배에서 4배 가까이 상승한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초등학교 한 끼 식품비 2500~3000원에 9%의 인상률을 적용하면 2학기 한 끼 식품비가 2725~3270원이어야 1학기와 비슷한 수준의 식단을 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또 “실상은 더욱 심각해 11일 기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공시한 급식 식자재 가격을 살펴보면, 상등급 상추의 경우 4kg 상자의 가격이 평균 8만5299원으로 전년 대비 5.8배가 올랐다”며 “이밖에도 전년 대비 감자는 61%, 배추는 59%, 애호박은 무려 220%가 상승해 튀김 요리를 굽고, 고기 식단을 생선류로 바꾸는 등 영양교사 개인 노력만으로는 학교급식의 질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행 급식 예산으로는 식자재의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을 수 없어 학교급식을 통해 공급해야 할 영양 기준이 지켜질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최소한의 영양 기준이 지켜진다고 해도 신선도 등 식재료의 질 하락이 동반돼 학생들의 급식 섭취량 저하로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이 같은 학교급식 현장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는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급식 식자재비 상승에 대응해 급식단가 인상을 추진 중이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6일 무상급식 관련 예산을 46억 원으로 증액해 올해 제주지역 초·중·고교 급식단가를 24%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도 학생 1인당 급식비 지원 단가 인상을 추진해 9월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전교조는 제주와 서울 해당 사례를 언급하며 “교육부는 17개 시·도교육청이 빠짐없이 학생건강을 담보할 수 있도록 급식단가 인상을 위한 구체적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각 시·도교육청이 자치단체와 협의를 통해 급식비를 인상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영양교사들은 적은 급식 예산으로 고물가를 어떻게 타파해야 할지 고민 중이지만, 뾰족한 답을 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학생들의 건강과 성장·발달을 위한 질 높은 학교급식은 계속돼야 하기 때문에 친환경 무상급식비 지원 확대를 위한 정부의 조속하고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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